정의당 진주시지역위 “경찰 고발할 것”

[단디뉴스=김순종 기자] 지난해 6~8월 새 장애아동 15명을 대상으로 500여 차례의 학대행위를 한 혐의를 받는 진주 ㅍ 어린이집 관련 현수막이 훼손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일부 현수막에는 피해아동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2차 가해성 글도 남겨져 논란이 일고 있다.

훼손된 현수막은 모두 5장이다. 정의당이 10호광장과 옛 법원 앞에 붙여놓은 현수막에는 2차 가해성 발언이 담긴 낙서가 남겨졌다. 정의당(2장)과 시민단체 진주같이(1장)가 진주시청 앞에 붙여뒀던 현수막은 무단철거됐다. 아래에는 자폐아의 폭력성을 일상화하는 듯한 메모가 붙여졌다.

정의당은 14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뜻을 내비쳤다. 정당 현수막 훼손은 실정법 위반으로 처벌 대상이 된다. 정의당은 “해당 어린이집 폐원 조치를 앞장서 요구한 단체들의 현수막만 선별해 훼손한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아동 학부모들도 분노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당 현수막에는 진주 ㅍ어린이집이나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진주시에 장애아동 학대사건이 일어나게 된 책임을 묻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정의당 진주시지역위가 옛 법원 앞에 붙인 현수막에 2차 가해성 글귀가 남겨져 있다.
정의당 진주시지역위가 옛 법원 앞에 붙인 현수막에 2차 가해성 글귀가 남겨져 있다.

정의당이 옛 법원 앞에 설치한 현수막을 훼손한 이는, 자신을 ㅍ 어린이집을 다닌 아동의 학부모라고 주장하면서도 2차 가해성 글을 남겼다. “내 새X가 재패(자폐)인데, 난 내 새X한테 물리고 맞습니다. 자패(자폐)는 돌발상황이 많소. 선생님들도 학대를 받지요”라면서다.

그는 또 “당신 새X가 자패(자폐)여도 이리 적을 수 있소"라며 “난 고발한 그 엄마가 의심스럽소. 애를 얼마나 패면 어린이집에서 그러겠소. 제발 깊이 보시오”라는 글을 남겼다. 피해아동 학부모에 대한 2차 가해성 발언임이 여실히 드러나는 부분이다.

무단철거된 진주시청 앞 현수막 아래에도 문제의 메모가 남겨졌다. 여기에는 “자패(자폐아)를 키우는 엄마입니다. 저는 매일 아들에게 맞습니다. 그럼 어린이집 선생님들은 얼마나 맞을까요”라며 자폐아가 마치 일상적으로 폭력을 저지르는 듯한 주장이 담겨 있었다.

 

진주시청 앞에 붙여져 있던 현수막 3장이 무단철거돼 있다. 아래에는 메모지가 붙어 있다.
진주시청 앞에 붙여져 있던 현수막 3장이 무단철거돼 있다. 아래에는 메모지가 붙어 있다.

김용국 정의당 진주시지역위원회 위원장은 현수막 훼손도 문제이지만, 남겨진 말이 더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학대 장면이 언론을 통해 명확히 보도됐다는 데도 ‘고발한 장애인 부모가 의심스럽다’는 말로 피해 아동과 학부모에게 2차 가해를 했기 때문”이라면서다.

그는 “자폐아동 중 일부가 폭력적 모습을 보인다고 하더라도 그건 일부 사례일 뿐, 모든 자폐아동들이 폭력을 사용하는 건 아니”라며 “현수막에 적힌 글은, 자폐 장애인은 의례적으로 폭력적일 것이라는 일반론을 펴고 있다”고 문제를 지적했다.

정의당 진주지역위원회는 현수막을 훼손하고 2차 가해성 글을 남긴 이를 14일 오후 경찰에 고발할 예정이다. 정당 현수막을 함부로 훼손하면 재물손괴죄 혐의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단디뉴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단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