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아동 학부모들 31일 입장 밝혀

[단디뉴스=김순종 기자] “교실을 나가려고 해서, 낮잠을 자지 않아서, 장난감을 꺼내서, 밥을 흘려서, 바지에 손을 넣어서..” 경남 진주에 위치한 ㅍ 어린이집에서 지난해 6~8월 새 장애아동 15명을 대상으로 보육교사들이 500여 차례의 학대행위를 한 이유이다. 피해 아동 학부모들은 31일 기자회견을 열어 이 같이 밝히고, “가해 교사들의 자격취소 및 (어린이집) 폐원 등 강력한 행정처분"을 촉구했다. 진주시가 올해 3월, 어린이집 6개월 운영정지와 가해 교사 6개월 자격정지 등의 행정조치를 ‘사전 통지’했지만, “합당한 처벌이 아니”라고 주장하면서다.

 

피해 아동 학부모들은 “지난해 6~8월 사이 어린이집 CCTV에서 확인된 학대 건수는 방조 및 정서적 학대를 제외한 신체적 학대만 500건”이라고 강조하고 “가장 많은 학대를 당한 아이는 (그 건수가) 250건에 달하고, 학대 수위 역시 가장 높다”고 했다. 그러면서 “학대 행위 1건이라는 게 1대를 때렸다는 것이 아니라, 아이를 밀쳐 넘어뜨리고 발로 차는 행위 한 차례를 말한다”며 이번 사안의 심각함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옆에서 학대를 해도 같은 교실 내 다른 선생들은 일상인 것처럼 놀라지도, 쳐다보지도 않았다”며 이들에게 방조 혐의가 있다고 토로했다.

피해 아동 학부모들은 진주시에 강력한 행정조치와 재발방지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진주시는 정해진 법률이라며 6개월의 ‘사전’ 행정처분을 내렸지만, 재원 중인 아이들 때문에 집행을 계속 미루고 있다”면서다. 특히 이들은 최초 CCTV 영상 확인 후 6개월 간 가해 교사와 아이들이 한 공간에 머물러야 했다며 이를 문제 삼고, 그럼에도 “진주시는 정해진 법대로 한다며 책임을 회피하고만 있다”고 주장했다. “진주시는 4년 연속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에 선정됐지만, 아이들은 지금도 고통 속에 지내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피해 아동 학부모들은 지난 25일쯤, 국회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장애인이나 아동, 사회적 약자들을 학대한 사건의 경우 기소와 동시에 가해자들의 신상 및 학대 기관 정보 공개가 가능토록 하는 제도 신설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이 글에서 “피해자 및 가족들은 긴 시간 고통에 힘들어할 때 가해자들은 약하디 약한 처벌을 받고 사회로 돌아와 아무 일 없는 듯이 살아간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가해자들의 과거 이력을 남겨, 이들을 채용과정 등에서 걸러내야 “제2, 제3의 피해자 양산을 막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 글에는 지금까지 4000여명의 시민들이 동의를 표했다.

 

사회복지법인 ㅍ 어린이집은 이날 입장문을 배포해 그간의 잘못을 시인하고, 사과의 말을 전했다. 법인은 입장문에서 “피해 아동과 학부모님들께서 느끼셨을 실망과 배신감, 그리고 아픔을 생각하면 천번 만번 사과를 드려도 부족하고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고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교사들에 대한 관리 감독을 소홀한 것에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 어떠한 법적인 처벌과 행정처분도 달게 받겠다. (현재) 본원에 남아 있는 아동과 교사들에게도 더 이상 혼란과 피해가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을 약속드린다”며 거듭 이번 사건에 사과의 말을 전했다.

한편 ㅍ 어린이집 아동 학대 사건은 지난해 8월 24일 첫 신고가 이루어지면서 세상에 드러났다. 당시 피해 아동의 학부모가 경찰에 사건을 신고하면서다. 경찰은 이후 해당 어린이집 CCTV를 분석해, 약 2개월 간 아동 15명을 대상으로 500여 차례의 학대행위가 있었음을 밝혀냈다. 이곳 가해교사 2명은 지난 23일 구속됐으며, 원장 및 또 다른 가해교사 등 6명은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돼 있다. 시는 6월 초쯤 해당 어린이집의 6개월 운영 중지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앞서 재판 결과에 따라 추가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단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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