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은 자신의 노동생산물을 사적으로 소유할 권리가 있는 반면, 사람이 창조하지 아니한 것 즉, 토지, 환경 같은 자연에 의해 주어지는 것은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귀속된다.”이른바 조지주의(Georgism, 지공주의) 경제학파의 기조는 단순명쾌하다. 인류의 공유자산인 땅은 주인이 따로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조지주의의 발의자 헨리 조지(Henry George)는 19세기에 활동한 미국의 저술가, 정치가, 정치경제학자이다. 대표 저서 『진보와 빈곤』을 통해 산업화의 부작용인 빈부격차에 대한 처방으로서 ‘토지가치세’를 주창했다. 1
7.10 부동산대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집값은 안정되지 않고 있다. 아파트 규제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서울·경기권을 중심으로 다세대·연립·오피스텔로 투자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집주인들이 주택임대차3법 통과 전 계약 갱신을 서두르며 보증금을 미리 올리려 하면서 전셋값이 뛰고, 계약 만료 전세 물건의 재계약을 미루면서 전세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정부는 주택 공급을 늘리는 방안에 골몰하고 있다. 강남지역의 그린벨트를 해제해 아파트단지를 건설하는 방안도 제기된다. 그러나 이것은 주택
2007년 “마을기업을 세우자”고 제안했다(*한겨레신문 2007년 9월 28일자). 여기서 말하는 마을기업은, 이후 정부의 정책사업에 갖다 붙인 그 마을기업이 아니었다. 그저 소득이나 늘리고 일자리나 만드는 경제적, 행정적 목적의 기업과는 단지 이름만 같을 뿐이다. ‘비록 자본주의 사회와 체제에 놓여 있지만, 마을 사람들이 서로를 위해, 마을공동체를 위해, 더불어 설립하고 경영하는 지속발전가능한 사업단위체’라야 마을기업이라 부를 수 있다.지난 날, 기업에서 노동하고 기업을 창업하고 경영하다보니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지킬박사와 하이드씨’‘천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갑작스런 실종과 주검의 확인, 그 사이 여비서로부터 고소됐다는 사실이 전해지고 이후 장례식에 이르기까지 계속된 사회적 논란을 보며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1986년 부천서 성고문 사건과 1995년 서울대 신 모 교수의 조교 성희롱 사건 등 성적으로 핍박받는 여성의 편에 서서 집요하게 싸웠던 ‘인권변호사 박원순’이 수십 년 후 정반대의 모습으로 나타날 줄이야. 인간의 모순성을 이렇게 극적으로 보게 될 줄은 몰랐다.그러나 그
“형평운동의 아버지 강상호, 그의 전기가 나온 것 자체가 가슴 벅찬 기쁨이요, 감동이다”언젠가는 나와야 할, 아니 진작 나왔어야 했던 책이 발간되었다. 떨리는 마음으로 손에 쥔 책은 「형평운동의 선도자 백촌 강상호」였다. 저자는 오랫동안 형평운동기념사업회 이사로 활동해 온 조규태 교수이다. 지역의 역사와 인물에 관해 쓴 책을 지역 출판사를 통해 세상에 내놓은 뜻이 아름답다.거대자본이 외면하는 작은 자리를 주목하고 결기 있는 글들의 가치를 지키고 일구는 지역의 출판사는 적자를 감내하고, 저자는 인세 수입 전액을 형평운동기념사업회에 기
전북대 강준만 교수의 표현을 빌면 ‘지방’은 ‘중앙’의 식민지다. 지방이라는 한국의 변방, 주변부, 사각지대에는 중앙에 대한 피해의식, 비굴함, 열등감, 모멸감, 적개심만 가득하다. 물론 헌법 제11조 1항에 따르면 ‘지방’은 중앙의 ‘식민지’가 될 수 없다.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고 헌법에 분명히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그 법이라는 것도 애초 중앙의 기획과 의도로 쓰여 졌을 뿐, 지방의 편에
좁은 땅덩어리를 가진 나라이지만 아랫녘과 윗녘 날씨가 확실히 차이가 나서 아랫녘은 농사도 웬만하면 이모작을 합니다. 벼를 수확한 논에 저온성 작물인 마늘과 양파, 밀과 보리를 심거나 조사료 풀을 키웁니다. 밭에도 월동채소인 배추, 시금치 등을 심어 겨울 밥상을 채웁니다. 또 이른 봄에 감자나 완두콩, 강낭콩을 키워내고는 곧장 고구마나 들깨, 녹두 등을 심어 농사 보람을 이어갑니다.이모작 농사를 짓기 위해서는 몇 배의 품과 노력이 듭니다. 농사계획도 한 해 단위가 아닌, 두 해를 기본으로 계획해야 원활하게 돌아가게 되는 것이지요. 그
이제 장마철이 시작되었고 한여름에 버금갈 만큼 기온마저 올라가고 있다. 이럴 땐 듣기만 해도 통쾌하고 시원한 음악이 어떨까? 그래서 오늘은 앞서 소개한 정통 클래식 음악을 살짝 벗어나 영화음악 두 곡을 소개할까 한다.미국의 영화음악 작곡가 존 윌리엄스의 음악이다. 존 윌리엄스하면 언뜻 생소한 이름일 수 있겠지만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조지 루카스의 영화음악을 작곡한 사람이라 하면 다들 알 것이다.영화음악 작곡가로 거의 60년을 살면서 , , , , , ,
Music: '음악이 죽은 날'을 노래하다돈 맥클린이 1971년에 발표한 ‘American Pie’는 한국인들에게도 꽤 알려진 곡이다. 물론 그의 또 다른 히트곡 ‘Vincent’의 들어가는 가사(Starry Starry Night)만큼은 아니지만 ‘Bye Bye Miss American Pie’로 시작하는 이 곡의 코러스 역시 팝을 등지고 산 사람이 아닌 이상 어딘가에서 한 번쯤은 들어봤을 만하다.영어엔 ‘as American as apple pie라는 숙어가 있다. ‘아주 미국적인’이라는 뜻이다. 이 뜻은 돈 맥클
한국의 법조계는 난공불락의 철옹성이다. 사실상 법치의 사각지대, 국가 안의 치외법권 지대다. 그런 ‘그들만의 법조공화국’에서 기강과 질서를 틀어쥔 권력의 정점은 단연 ‘법관’이다. ‘분쟁 또는 이해의 대립을 법률적으로 해결·조정하는 판단을 내리는 권한을 가진 자’라는 막강한 권세를 누린다.법관은 고위직 공무원으로서 특별한 혜택을 향유하는 고귀한 신분이다. 그 직권행사에 있어서 누구로부터도 지휘나 명령을 받지 않는다. 오직 양심을 좇아 헌법과 법률을 해석하고 적용한다. 탄핵이나 형벌에 의하지 않고는 파면되지 않는다. 사법권의 독립을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은 지난 6월 25일, '종전'을 언급하며 북한에 "세계사에서 가장 슬픈 전쟁을 끝내기 위한 노력에 북한도 담대하게 나서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럴 듯하게 들리지만 대단히 무책임한 유체이탈화법이다.갑자기 뜬금없이 왜 미국이 아닌 북한에게 종전을 위해 노력해달라고 하는가. 이는 열흘 전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했던 “북한, 과거의 대결 시대로 되돌리려 해서는 안 된다”, “평화의 약속을 뒤로 돌리지 않으려면 남북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발언과 맥락을 같이 한다. 탈북자들의 대북
"현재 농민은 전체 인구의 4% 정도인데 계속 줄고 있어요. 그런데 농림축산식품부는 갈수록 비대해지고 있습니다. 산하 공공기관도 자꾸 생기고 있고 직원들도 증원되고 있어요. 농민이 줄어드는데 왜 농민을 지원하는 부처와 기관들은 늘어나야 하나요. 줄어야 정상 아닌가요? 솔직히 없어도 될 공사와 공직자가 너무 많아요. 이런데 들어가는 경상비를 농업 농촌 농민을 위한 데 쓰면 됩니다“김성훈 前 농림부 장관의 주장이다. 불필요한 농정 공무원부터 정리해야 농정의 문제가 해결된다는 통찰이자 혜안이다. 전적으로 공감하고 동의한다. 심지어 그는
굴축시럽게 “바다를 봐야겠다”란 생각이 스멀거리면 행장이라고 차릴 것도 없이 나서서 닿는 곳이 대개 남해의 ‘노량’이거나 아니면 삼천포의 ‘실안’ 언저릴 훑곤 했다. ‘새 길’에 대한 갈증이 있었지만 오랜 시간 그 길을 다녔다. 그러다 찾은 길이 고성으로 이르는 해안도로다. 삼천포로 가 남일대 해수욕장을 지나 수력발전소 앞에서 상족암 쪽으로 내닫는 코스가 아기자기했다. 그러나 그건 메인 코스로 들기 전의 행로가 길고 건조한지라 사천 읍내서 정동초등학교를 지나 고성 쪽 내륙으로 내쳐 달리다가 산 하나를 넘는 길을 택했다.
(신수열 역, 사월의책 2018)를 지은 이반 일리치(오스트리아 출신 신학자·철학자. 1926-2002)는 시, 도서관, 자전거가 인류를 구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전거를 자동차의 폐해, 즉 생태·환경오염과 속도 지상주의, 그리고 운전자의 공격성을 극복하고 사람의 건강을 회복하는 아름다운 이동수단이라고 보았다. 그렇다. 자전거는 참 ‘아름다운 이동수단’임에 틀림없다.그런데 언제부턴가 진주를 자전거도시라고 부르고 있으니, 진주는 이 아름다운 이동수단과 꽤 친숙한 도시라는 뜻이리라. 자전거도시란 많은
오늘날 한국 정치, 또는 국회 적폐의 문제는 거대 양당 독과점 체제에서 비롯된다. 거대 보수와 거대 중도가 양분·독점해온 정치판의 구조와 질서는 콘크리트처럼 공고하다. 한국 국회가 민의의 전당, 민생의 전당으로 정상화되려면 일 하는 야당, 힘 있는 진보가 제3, 제4의 원내교섭단체로 국회 안으로 진입해야 한다.그러자면 ‘독일식 정당명부비례대표제’가 최적의 해법이다. 그래야 기상천외하고 황당무계한 비례위성정당의 시행착오를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유권자의 국민 대표성과 정당의 사회적 책임을 동시에 보장할 수 있다. 마치 동업자처럼
2017년 7월 단디뉴스 편집장을 맡았다가 지난 5월 내려놓고, 편집이사라는 다소 어정쩡한 소임을 맡게 됐다. 아무리 소규모 지역 언론이라 하더라도, 하루 9시간 이상 공장에 매여 기계와 씨름해야 하는 사람이 편집장을 해왔다는 것은 사실 말이 안 되는 일이다. 내세울 일이 아니라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라고 늘 생각하고 있었다.하지만 어쩌겠는가. 그게 현실이고 그것이 단디뉴스의 본 모습인 것을. 처음 직책을 맡을 때부터 ‘이가 없으니 잇몸으로라도 버틴다’는 생각이었고, 책임 있는 기자에게 편집인을 물려주겠다고 생각했으니, 순리대로 일이
총선 이후 우리 사회는 어떻게 달라지고 정당이 직면한 도전은 무엇일까. 대체로 중간선거는 야당에게 유리한데 이번 총선은 여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보수화된다는 연령효과보다, 같은 시대적 경험을 한 코호트(동년배) 효과가 더 크게 작용한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출구조사 분석에 의하면 60대 이상을 제외한 모든 세대에서 민주당이 승리를 거두었다. 20대 여성과 30, 40대 남녀에선 무려 25% 포인트 이상 격차로 압승했다. 경제나 정권 도덕성 부분에서 캐스팅보트로 평가받던 50대에서도 민주당이 약 7% 포인트 우
몇 년 전, 국회에서 잠깐 일한 적이 있다. 작은 진보정당의 정책연구위원으로 농정과 사회적경제 정책을 주로 연구하고 개발했다. 좀 공부하고 참고할만한 정책이 없나 수시로 거대 양당의 정책연구실을 기웃거렸다. 그러나 쓸 만한 정책을 좀처럼 구경하기 어려웠다. 그런 속사정이 너무도 의아하고 궁금해서 내부의 지인에게 조심스레 물어보았다.“국회의원 수가 100명이 넘는 거대 정당으로서, 양당 독과점 체제의 한 축을 도맡은 원내 교섭단체로서, 충분한 정책연구위원과 정책개발비까지 국고에서 보조받는 데, 왜 쓸 만한 정책을 생산하지 못 하는 거
2020년 새해부터 코로나 19라는 바이러스 질환으로 전 국민들이 고생하고 있다. 하지만 어느 계층보다도 노인들에게 있어 금년도는 힘든 날의 연속이다. 2월부터 우리나라 모든 곳에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노인들의 주요 터전이었던 복지관, 노인대학 그리고 경로당 등이 폐쇄됐다. 노인들은 본인의 의도와도 상관없이 격리되고 말았다.물론 전염병 유행시기에는 이러한 격리가 주요 대책 중 하나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노인들은 만성질환을 앓고 있고, 이러한 만성질환 관리에는 운동과 적절한 식이가 반드시 필요하다. 코로나19로 인한 격리는 이러한
“친일파, 독재자의 딸이 어떻게 대통령이…….” 몇 년 전, 스위스 취리히에서 만난 현지교민은 조국의 동포들을 원망했다. “어떻게 그런 사람을 대통령으로 선출할 수 있느냐”며. 한국인인 나는 부끄럽고 미안해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오늘날 그 대통령은 탄핵되고 정권은 바뀌었으나 한국사회는 별로 달라진 게 없다. 여전히 친일파, 독재자의 후손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 태연하고 뻔뻔하게. 떵떵거리며 국회의원으로 당선되고, 판·검사로 과도한 권세를 틀어쥐고 있다.고위 공무원이나 재벌기업인으로 갑질을 일삼고, 사이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