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함께 김해시 장유면에 있는 장유누리길에 다녀왔다. 오전 9시 무렵 진주의 집을 출발하여 국도 2호선을 따라 나아갔다. 2번 국도는 전라남도 목포시에서 부산광역시 중구에 이르는 길이 377.9km의 일반국도로서 1957년부터 2002년에 걸쳐 건설된 구 도로이다. 남해고속도로가 생기기 전까지는 경전선(慶全線) 철로와 더불어 국토의 최남부를 관통하는 간선도로였는데, 지금은 비교적 한산한 편이다. 특히 진주를 출발하여 마산의 진전에서 거제·고성으로부터 오는 14번 국도와 만나기까지는 아주 한적하여 마치 전세 낸 듯한 기분이므로,
아내와 함께 남해바래길 3코스 동대만길(남파랑길 36코스)에 다녀왔다. 3번 국도를 따라서 삼천포대교‧초양대교‧늑도대교‧창선대교를 차례로 건너 남해군 지역인 창선도로 들어가 오전 10시 20분 무렵 상죽리(上竹里)에 있는 창선면 행정복지센터에 도착하였다. 동대만이라 함은 이곳 창선면 소재지에 이르기까지 창선도의 한가운데를 북쪽에서 남쪽으로 깊숙이 파고 들어온 만을 이른다. 오늘 코스의 출발지점은 창선대교를 건넌 직후의 검문소인 창선연륙교 치안센터에서부터 시작되는데, 종착지점인 면사무소로 온 것은 검문소가 차량 통행이 빈번한 3번국도
기록적인 10월 한파에도 불구하고 초록걸음 길동무들은 해발 895m에 자리한 영원사에 모였다. 10월 초록걸음은 지리산 칠암자길을 걷기로 했기 때문이다. 칠암자길은 삼정산 자락의 암자와 절을 지나는 길로 도솔암에서 출발 영원사, 상무주암, 문수암, 삼불사, 약수암을 지나 실상사까지 이르는 총연장 14Km의 산길로 해발 1,000m를 오르락내리락하는 구도와 순례의 길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초록걸음 길동무들의 체력을 고려해서 출발점을 도솔암이 아닌 영원사로 했다. 영원사는 해인사의 말사로 신라 시대 영원조사가 창건, 한때는 100칸
오이환 경상국립대 철학과 명예교수의 여행기 연재를 시작합니다. 대학 재직 중 남명학을 연구한 오이환 교수는 국내 및 해외여행을 자주 다녀 여행기록을 모아 [국토탐방], [해외견문록]을 펴내기도 했습니다. /편집자 미국 작은 누나의 장남 창환이(Dexter Choi)와 함께 오전 8시에 집을 출발하여 남해바래길 9코스(남파랑길 41코스) 구운몽길 트레킹에 나섰다. 보통은 9시에 출발하지만, 이즈음 해가 짧아진 데다, 트레킹 코스도 상대적으로 길고, 또한 창환이가 상경할 시간도 고려하여 한 시간 일찍 나선 것이다. 지난번과 같은 코스를
10월 중순이면, 나들이하기 좋은 가을 날씨인데, 예년과 달리 갑자기 기온이 확 떨어졌다.일기예보에는 기온이 많이 떨어지니, 나들이할 때 두꺼운 옷차림을 하라고 했는데도, 얇은 옷을 입고 온 아이들은 춥다고 한다.이것도 기후위기 체험이라면 체험이다.창원 청소년들이 지난 6월에 이어 함안에 있는 무기연당(舞沂蓮塘)과 무진정(無盡亭)을 찾아서, 우리 고장 정원에 대해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요즘은 청소년들이 단체로 밖으로 나가면 체험을 하는 경우가 많다.함안에 있는 무기연당이나, 무진정에는 체험할 것도 없을 건데, 아이들이 그리 좋아
오이환 경상국립대 철학과 명예교수의 여행기 연재를 시작합니다. 대학 재직 중 남명학을 연구한 오이환 교수는 국내 및 해외여행을 자주 다녀 여행기록을 모아 [국토탐방], [해외견문록]을 펴내기도 했습니다. /편집자 아내와 함께 남해바래길 11코스(남파랑길 43코스) 다랭이지겟길에 다녀왔다.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오전 9시경 승용차를 운전해 진주의 집을 출발하여 3번 국도를 따라서 사천시 삼천포에서 남해군 창선도로 건너간 다음, 본섬에 진입하여 미국마을 앞을 거쳐서 11코스의 출발지점인 가천다랭이마을에 도착하였다. 그러나 주차장은 차고
오이환 경상국립대 철학과 명예교수의 여행기 연재를 시작합니다. 대학 재직 중 남명학을 연구한 오이환 교수는 국내 및 해외여행을 자주 다녀 여행기록을 모아 [국토탐방], [해외견문록]을 펴내기도 했습니다. /편집자 아내와 함께 남해바래길 12코스(남파랑길 44코스) 임진성길 트레킹을 다녀왔다. 오전 9시 무렵 진주의 집을 출발하여, 먼저 처가에 들러 아내가 욕실 수리를 위한 용무를 마치기를 기다렸다가, 사천시 삼천포와 창선도를 경유하여 11시 무렵 남해군 남면 평산항에 있는 12코스의 출발지점 바래길작은미술관에 도착하였다.평산리를 지
9월 지리산 초록걸음은 올해로 30주년이 되는 진주환경운동연합 창립 기념 행사를 겸해서 진행되었다. 1991년 9월 25일 ‘남강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으로 지역 환경운동을 시작했던 진주환경운동연합이 어느새 30주년이 된 것이다. 필자가 남강과 지리산을 지키는데 나름의 역할을 해 온 시민단체인 진주환경운동연합의 회원이라는 사실이 자랑스럽기만 하다. 초가을의 기운이 바람으로 느껴지던 9월의 초록걸음은 지난해 새롭게 단장을 한 천은사 상생의 길에서 시작했다. 천은사는 화엄사 쌍계사와 더불어 지리산 3대 사찰 중 한 곳인데, 상생의 길은
8월 초록걸음은 지리산 둘레길 대신 치유의 길로 알려진 연기암길을 택했다. 연기암은 신라 경덕왕 시절 연기조사가 창건한 화엄사의 경내 암자로서 화엄사의 원찰이기도 하다. 화엄사에서 연기암까지의 계곡길은 원시림의 모습을 갖추고 있는, 말 그대로 치유의 길이다. 화엄사 계곡 해발 560m에 위치한 연기암에 서면 섬진강 강줄기까지 바라볼 수 있어 또 다른 볼거리가 된다. 원래 이 계곡길은 지리산 화대종주(화엄사-대원사)를 시작할 때 노고단으로 오르는 첫 깔딱고개로 유명하다. 지금은 대부분 성삼재까지 차로 이동해서 종주를 시작하긴 하지만.
유난히 늦은 장마가 끝날 무렵 초록걸음 길동무들은 칠선계곡 들머리 추성리 주차장에서 한 달 만에 다시 모였다. 설악산 천불동계곡과 한라산 탐라계곡과 함께 우리나라 3대 계곡 중 한 곳인 칠선계곡, 이원규 시인의 시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에서 ‘칠선계곡에 오시려거든 아무 죄 없는 나무꾼으로 오시라’던 그 칠선계곡을 걷기 위해서다. 아침부터 찌는 듯한 무더위에도 장마로 대청소를 마쳤을 옥빛 계곡물과 서늘한 숲의 기운을 만날 생각에 경쾌하게 걸음을 시작했다. 추성마을에서 가파른 언덕길을 오르면 장군목에 다다르는데 여기서부터 두지동마
6월 초록걸음은 올해 들어 처음으로 진주에서 자차가 아닌 관광버스를 타고 출발지인 구례 원내마을로 이동을 했다. 하동에서 섬진강을 거슬러 19번 국도를 타고 가는 길, 하동읍에서 악양을 지나 화개장터까지 4차선으로 도로 확장공사가 마무리되어 있었다. 다행히 아름드리 왕벚나무 가로수들을 살리려 애쓴 흔적이 역력해서 그나마 위안이 되긴 했다. 구례 원내마을에 도착, 초등학교 1학년 나린이와 대전에서 달려온 단골손님 박 교수님 부부 등 이십여 명의 길동무들이 안부 인사를 나누고는 모내기를 마친 유월의 들녘을 가로질러 섬진강 둑길에 이르니
지리산의 골골 물들이 흘러드는 진양호, 그 진양호를 한 바퀴 도는 둘레길과 함께 자전거길도 만들어지고 있다. 이번 초록걸음은 진양호 둘레길 중 마무리 공사가 한창인 양마산 물빛길을 걸었다. 양마산 물빛길은 진양호공원에서 출발, 진양호 전망대와 양마산 정상, 명석면 가화마을 지나 다시 진양호로 돌아오는 대략 12Km길이의 길이다. 진양호 탐조대에서 가화마을 가는 길은 아직 공사가 진행 중인 진양호 둘레길의 한 구간이라고 할 수 있다. 출발점은 진양호 안에 있는 가족쉼터로 그곳에서 대숲길을 따라 진양호 안 귀곡동(까꼬실)으로 운행되는
숨쉬기도 미안하다고 어느 시인이 노래한 그 4월, 여전히 코로나는 온 나라를 점령한 채 물러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지만 초록걸음 길동무들은 딱 그만큼의 거리를 유지하며 걸을 수 있기에 변함없이 지리산으로 모였다. 지리산 댐 건설 계획에 하마터면 수장될 뻔한 엄천강의 중심 용유담에서 4월의 초록걸음을 시작했다. 며칠 전 함양군에서 경관 확보와 쓰레기 불법투기를 방지하겠다는 이유로 도로변 수십 년 수령의 소나무와 참나무들을 무참히 베어낸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던 용유담은 2019년 정부에서도 지리산댐 완전 백지화를 선언함에 따라 역사
하동군 청암면에 자리한 하동호는 1985년 1월에 착공하여 1993년 11월에 준공한 농업용 댐으로, 청학동 계곡과 묵계 계곡의 물들이 흘러들어 거대한 산중호수를 만들었다. 지리산 둘레길 10구간과 11구간이 연결되는 지점에 있는 이 하동호를 한 바퀴 도는 둘레길이 새 단장을 하고 지난해에 완성되었다. 총연장 7.5Km에 수평의 길이라 남녀노소 누구나 편안하게 걸을 수 있는 산책길이긴 하지만 아직 공식적으로 지리산 둘레길에 포함되지는 않은 상태다.2021년 춘분날의 첫 초록걸음도 지난해처럼 코로나19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고 마스크로
코로나19라는 미증유의 난리통에 딱 그만큼의 거리를 유지하며 함께 걸었던 2020년의 초록걸음은, 회남재길을 끝으로 무사히 마무리됐다. 조그만 사고도 없이 함께 걸어준 길동무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지리산을 지키는 또 하나의 몸짓이란 생각으로 지리산 초록걸음을 걷기 시작한 지도 어느새 10년이 되었다.2020년의 초록걸음은 처음부터 ‘지리산을 그대로’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걷는 내내 이름조차 생뚱맞은 ‘하동 알프스 프로젝트로 시끄러운 지리산과 함께 했다. 지리산 형제봉 일대를 대규모 산악 관광단지로 조성하기 위해 반(反) 환경
11월 초록걸음은 가을 단풍 한바탕 휘몰아치고 간 가야산 홍류동 계곡 해인사 소리길을 걷기로 했다. 다행히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를 유지하고 있기에 버스로 해인사까지 이동할 수가 있었다. 소리길은 해인사 입구에서 대장경 테마파크까지 대략 7Km 거리로, 홍류동 옛길을 복원하고 다듬어서 홍류동 계곡을 따라 완만하게 걸을 수 있도록 조성한 수평 탐방로라 할 수 있다. 이 소리길에는 주요 문화자원인 농산정과 더불어 칠성대, 낙화담 등 가야산 19 명소 중 16개 명소가 있으며, 자연과 역사, 경관을 함께 보고 느끼며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올해의 초록걸음은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코스나 교통편 결정이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0월 들어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낮춰지면서 이번 초록걸음은 전세버스를 이용해 단체로 이동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발열 체크와 마스크 착용을 필수 조건으로 하고서.이번 코스는 지리산 둘레길 22개 구간이 아닌 ‘지리산 자락길’을 택했다. 2012년에 개통된 지리산 자락길은 함양군 마천면 주변을 연결한 총연장 19.7Km의 원점회귀 산길로 금계마을에서 출발, 도마마을과 군자마을을 지나 고담사와 고불사를 거쳐 다시 금계마을로 돌아오게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여전하지만, 우린 딱 그만큼의 거리를 유지하며 지리산 둘레길을 변함없이 걷기로 했다. 지난 8월 14일, 지역민들의 자발적 모금으로 세워진 산청 평화의 소녀상이 있는 산청군 청소년수련관으로 모였다. 수철마을에서 성심원까지 둘레길 6구간 중간지점쯤 되는 곳이다. 이번 초록걸음은 산청읍 조산공원을 출발, 지성마을과 내리저수지 그리고 지곡사와 웅석봉 선녀탕을 지나 바람재를 넘고 내리한밭을 거쳐 원점회귀하는 코스를 택했다.최연소 참가자인 6살짜리 하경이부터 20여 명의 길동무들과 함께 9월 셋째 토요일, 가을빛으로
또다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전국적으로 확대되면서 8월 초록걸음도 급하게 길동무들에게 행사를 취소한다고 연락했다. 하지만 본인 차로 오실 분들이 계시면 함께 걷기로 했다. 집을 나서 의신마을로 가는 길, 남도대교 근처 섬진강 둔치에 쌓아둔 엄청난 양의 쓰레기 더미를 보면서 이번 폭우로 화개면이 얼마나 큰 수해를 입었는지 가늠할 수 있었다. 이번에 겪은 54일간의 최장 장마에서 이상기후 정도가 아니라 기후위기에 직면했다는 사실을 이제는 모두가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하는 무거운 마음으로 화개장터를 지나왔다. ‘기후악당국가’로 전락한
다시 지리산이 시끄럽다. 하동 알프스 프로젝트라는 생뚱맞은 이름으로, 하동군이 형제봉과 악양 화개 그리고 청학동까지 연결하는 20.8Km의 케이블카-산악열차-모노레일 건설사업을 강행하려 하기 때문이다. 대부분 지리산 둘레길이 지나는 곳이기에 초록걸음 길동무들에겐 더더욱 안타까운 소식임에 틀림이 없다.지리산 케이블카 사업은 구례, 남원, 함양 그리고 산청에서 세 번씩이나 반려를 당했다. 수십 년간 논란이 되어왔던 지리산댐 건설계획 또한 지난 2018년에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건설 백지화 선언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왜 또다시 어머니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