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으로 넘실대는 진양호 둘레길

[사진=최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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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의 골골 물들이 흘러드는 진양호, 그 진양호를 한 바퀴 도는 둘레길과 함께 자전거길도 만들어지고 있다. 이번 초록걸음은 진양호 둘레길 중 마무리 공사가 한창인 양마산 물빛길을 걸었다. 양마산 물빛길은 진양호공원에서 출발, 진양호 전망대와 양마산 정상, 명석면 가화마을 지나 다시 진양호로 돌아오는 대략 12Km길이의 길이다. 진양호 탐조대에서 가화마을 가는 길은 아직 공사가 진행 중인 진양호 둘레길의 한 구간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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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점은 진양호 안에 있는 가족쉼터로 그곳에서 대숲길을 따라 진양호 안 귀곡동(까꼬실)으로 운행되는 배 선착장을 지났다. 선착장 주변에는 백목련이 여러 그루 있는데 목련꽃이 만개하는 3월이면 이곳은 웨딩촬영의 명소로 꼽힌다. 아마도 우리나라에서 목련꽃이 피는 곳 중 진양호라는 가장 아름다운 배경을 가진 곳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 선착장을 끼고 진양호반을 따라 남인수 동상까지 가는 솔숲길은 진양호 댐을 바라보며 호젓하게 걸을 수 있는 구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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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 논란으로 남인수가요제가 진주가요제로 바뀌기도 했던 가황 남인수의 동상을 지나면 진양호 전망대로 오르는 소원계단이 나온다. 이 계단은 365계단으로 불리기도 한다. 가파른 계단 덕에 진주로 전지훈련 오는 스포츠팀들의 단골 훈련장이 되는 곳이다. 진양호 전망대에 오르면 웅석봉에서 노고단까지 장쾌하게 펼쳐진 지리산 주능선과 천왕봉을 바라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광제산, 월아산, 비봉산, 선학산 등 진주를 둘러싸고 있는 산과 함께 사천 와룡산까지 조망할 수 있고, 해질녘의 노을 풍경 또한 아름다운 곳으로 손꼽히는 명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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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양호 전망대를 지나면 진양호 절벽을 따라 양마산 정상(해발 150m)으로 향하는 등산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데 이 길에서 바라보는 지리산 주능선 조망이 일품이다. 이번 초록걸음엔 오락가락하는 비로 인한 운무 때문에 천왕봉을 볼 수가 없어 못내 아쉬움이 남기도 했다. 양마산 정상 정자에서 비를 피해 점심을 먹고는 진양호 새들을 관찰할 수 있도록 데크를 만든 탐조대로 향했다. 탐조대를 지나 막 조성된 오솔길은 양마산 물빛길 중 가장 아름다운 구간으로 꼽을 수 있다. 울창한 대숲길에 진양호 수위와 수평을 이루는 완만한 오솔길은 말 그대로 걷는 즐거움과 함께 땅의 기운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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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구간을 지나면 둘레길 조성공사가 진행 중이라 안전에 유의하며 가화마을까지는 30분가량 제법 가파른 산길을 오르락내리락하며 걸어야 한다. 이 구간에서는 이게 무슨 둘레길이냐며 길동무들에게 원망 섞인 소리를 들어야 했다. 이 난코스를 지나면 이번 초록걸음의 종착지인 대전-통영고속도로 다리 아래 명석면 가화마을 시내버스 정류장에 다다르게 된다. 이곳에서 버스를 이용해 출발지였던 진양호 가족쉼터로 되돌아 와 빗속의 5월 초록걸음을 무사히 마무리할 수 있었다. 궂은 날씨이지만 걷는 내내 숲의 초록 기운이 부지불식간에 몸 속으로 온전히 전해졌길 바라는 마음으로 동행이 되어준 길동무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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