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1월 15일 포항 북구에서 진도 5.4규모의 지진이 일어났다. 이 날 1명이 숨지고, 117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당시 지진은 기상청 관측 이래 두 번째로 큰 강진이었으며, 그날 이후 포항시민들은 크고 작은 소리에도 놀라거나 심장이 걷잡을 수 없이 뛰는 등 ‘정신적 트라우마’에 시달리게 되었다.이후 ‘포항지진피해대책위원회’와 ‘지진시민연대’가 꾸려지고 이들은 "지진 발생 책임 소재를 규명 할 것"을 주장했다. 또한 정부와 포스코 등을 상대로 ‘정신적 피해 손해배상 청구 소송인단' 4만 7000여 명을 모아 법적 소송을
“아이들이 안심하고 어린이집에 다닐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지난 3월 기자가 학대 피해 아동 학부모 A씨를 만나 진주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 취재를 시작하게 된 배경이다. ‘아동학대 예방의 날’을 맞은 지난 7일, A씨는 ‘학대 피해 예방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에 나서 그동안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그가 눈물을 흘린 이유는 그간 실효성 있는 학대 피해 예방책이 마련되지 않으면서 피해자의 고통이 커졌기 때문이다. 피해 아동과 가족들은 학대 피해에 따른 후유증으로 공황장애, 언어발달 장애 등을 겪어왔지만, 예
4.15 총선이 두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선거철이면 어김없이 볼 수 있는 풍경을 또 한 번 본다. 금배지를 가슴에 달고 싶어 분투하는 후보들의 모습은 여느 선거와 다르지 않다. 자신이 이 사회의 엘리트고, 좋은 학벌과 경력을 가졌다며 고개를 치켜들던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모두가 시민 앞에 고개 숙이고 좋은 사람인 척 미소 지으며, 악수를 청한다.대다수 후보들은 가면 속 자신의 모습을 감춘다. 누구보다 지역과 사회를 위해 헌신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란 가면을 쓰는 일은 크게 어렵지 않다. 또 다른 의미의 안면몰수이다. 고가의 성형
'검증되지 않은' 개별의원 공약 완료율은 공개하고, ‘검증된’ 공약 완료율은 공개하지 않는다.실망스럽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얘기다. 지난 12일 해프닝이 있었다. 20대 국회의원 공약이행자체평가표에 따라 지역의원 공약완료율 기사를 썼지만, 곧 기사를 내렸다. 기자에게는 의미가 적지 않은 일이었다. 발단은 이랬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이하 '매니페스토') 누리집에 오른 진주지역 국회의원 공약자체평가표를 받아 기사를 작성한 뒤, 2시간쯤 지나 연락을 받았다. 매니페스토가 올린 자료에 문제가 있다는 자유
경상대와 경남과기대의 통합 문제로 찬·반의견이 분분하다. 통합 문제의 정답은 무엇일까? 먼저 두 가지 사례에서 힌트를 찾아보자.경남지역 소재 대학출신 10명을 선발하는 2013학년도 경상대 의학전문대학원(MEET) 지역전형 선발에서 합격자가 미달되는 결과가 발생했다. 왜일까?당시 지원자격으로 텝스 651점 이상, MEET성적 백분위 40점 이상 이라는 조건이 있었는데, 이 시험을 준비했던 학생들 일부가 이벽을 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이 전형은 경상대 학생들만의 리그로 알려졌는데도 말이다. 다음
“공룡 발자국 화석산지 현장공개는 불가합니다. 문화재청 전문가 검토회의는 연기됐습니다. 그만 나가주세요” 진주에서 발견된 ‘세계최대’ 공룡발자국 화석이 발견된 배경이다. 뿌리산단측은 화석산지 현장 취재에 나선 기자를 막아섰다.진주 정촌에서 공룡발자국 화석이 발견됐다는 소식은 들렸지만 화석에 대한 정보는 알 수 없었다. 시행사인 (주)뿌리산단이 관련 정보가 언론에 노출되는 것을 극히 꺼렸기 때문이다. 기자의 현장출입 통제는 물론 화석 발굴조사 담당교수를 통해서도 아무런 정보를 얻을 수 없었다. 지난 4월, 화석산지 천연기념물 지정을
“시행사가 (공정률이 조작된)서류를 만들어 왔고, 감리는 도장만 찍었습니다. 우리도 가정이 있는지라...”보증사고를 막기 위해 시행사와 감리단이 공모해 공정률을 조작한 사실이 드러난 에르가 2차 아파트. 하지만 부정한 사태에 책임을 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교통사고에 대비해 자동차 보험을 드는 것처럼, 아파트분양계약에도 ‘분양보증제도’라는 안전장치가 있다. 아파트 분양계약이 정상적으로 이행되지 않는 경우, 공공기관인 주택도시보증공사가 계약자들의 권리를 보상해주는 제도다.에르가 사태는 건설사의 갑작스런 부도로 공사가 장기간 중단돼
“한국 정치가들은 책임윤리 이전에 신념윤리가 없다”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가 2013년 ‘정책네트워크 내일’의 이사장직을 던지며 했던 말이다. 그 말은 한국 정치가들의 가면을 찢어 발겼다. 책임감은커녕 정치적 신념조차 없는 정치가로 가득찬 의회라니!신념윤리와 책임윤리는 독일의 사회학자 막스 베버가 그의 저서 에서 정치가의 두 가지 자질로 역설한 개념이다. 신념윤리란 자신의 정치적 신념을 끝까지 지키려는 태도를, 책임윤리란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결과가 무엇이든 이를 감당하려는 자세를 말한다.
진주 정촌 뿌리산단 조성부지에서 발견된 5000점 이상 공룡발자국이 소멸될 위기에 처해있다. 문화재청이 이 곳을 ‘천연기념물로 지정’하고, ‘현지보존’조치를 내리지 않는다면, 국책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는 뿌리산단 조성사업이 그대로 완성돼 이곳의 공룡발자국이 결국 파묻히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이 곳에서 발견된 공룡발자국의 수는 5000점 이상이다. 중국에서 발견된 2200점의 발자국이 역대 최대였던 점으로 봤을 때, 이곳의 공룡발자국은 단연 세계최대 규모 밀집지로 그 의의가 크다. 이곳은 공룡뿐만 아니라 백악기의 다양한 생물화석도 속속
‘소통과 공감’, 조규일 진주시장이 시정철학으로 강조해온 가치다. 그는 소통과 공감이 진주를 부강하고 행복한 도시로 만드는 데 꼭 필요한 요소라고 했다. 하지만 삼성교통 파업 국면에서 소통과 공감은 보이지 않는다. 진주시는 시청사 문을 걸어 잠근 채 삼성교통에 조건 없는 파업 철회를 요구한다. 삼성교통 가족들이 눈물로 시장면담을 요청했지만 이조차 거부했다. 조 시장이 말한 소통과 공감은 자신의 입맛에 맞을 때만 빛을 발하는 가치가 아닌지 의심스럽다.진주시는 최저임금을 보장하라는 삼성교통의 요구에 ‘최저임금 보장’은 없었다는 주장을
“지금 혹시 녹취하고 있나요?”지난해 진주 정촌면 소재 대경파미르 아파트 취재 당시 있었던 일이다. 11월에 입주할 것으로 예상했던 1465세대의 사람들이 입주를 못해 민원이 빗발쳤다. 그 이유를 알기위해 취재에 착수했다. 반복된 취재요청에도 불구하고 대경관계자는 거듭 자리를 피했다. 결국 현장을 직접 방문했으나 녹취를 막기위해 휴대전화까지 맡겨둔 채 인터뷰를 진행했다. 현장 사진을 찍는 것도 힘들었다. 돌아가는 순간까지 직원들의 감시가 이어졌다.그렇다면 과연 무엇이 문제였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번 사업을 총괄한 대경건설 실무
-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아닌 비양심적 병역기피자가 문제- 4급이상 고위공직자 병역 면제 비율 일반인의 33배병역거부로 연간 6백여 명의 청년이 교도소에 수감되던 일이 곧 과거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헌법재판소가 양심적 병역거부 처벌 규정은 합헌이나 대체복무제를 마련하지 않은 건 위헌이라는 결정을 내리면서다. 이에 국회는 대체복무제 도입을 위한 입법 작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일부 국회의원들이 보이는 모습은 대한민국이 인권후진국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쓸 수밖에 없는 이유를 짐작케 한다. 대체복무가 장기간, 고강도로 이루어지게
"여러분은 제가 대통령 되고 나면 무엇을 해야지요?" "감시, 감시" 2002년 5월 노무현 전 대통령이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결정되던 날 노사모와 나눴던 대화 일부이다. 경선 초기만 해도 지지도가 낮았던 노 전 대통령을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대통령으로 만든 1등 공신 노사모는 노무현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이제 그를 감시하겠다고 말했다.그 풍경은 아름다웠다. 한 정치인을 열렬히 지지했지만 그가 권력자가 되면 이제 그를, 권력을 감시하겠다는 다짐. 깨어있는 시민이란 단어가 유효하다면 견제와 균형의 원리를 몸소 실천하고 있는
영국의 수상이었던 윈스턴 처칠은 일찍이 “민주주의는 최고의 체제는 아니지만 최선의 체제”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민주주의는 이제까지 등장한 정치체제 가운데 최선의 체제이다. 집단지성을 필두로 사회를 이끌어 가기 때문이다.집단지성은 엘리트들의 지성을 합한 것에 뒤지지 않는다. 집단지성으로 만들어지는 인터넷 백과사전 ‘위키피디아’가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에 비해 전문성이 떨어지지 않고, 지식의 폭도 넓다는 평가가 이를 입증한다. 그런 의미에서 집단지성으로 사회를 이끌어가는 민주주의는 과거 소수 엘리트들이 이끌던 체제보다 더 나은 체제라고
“지금 녹취하고 있는 거 아니죠?”한국국제대 비리 의혹 취재 당시 반론을 듣기 위해 간 자리에서 들었던 말이다. 반론의 당사자 가운데 한 사람은 이 말을 하며 녹취에 대한 두려움을 피력했다. 이처럼 사람들은 자신의 허물이 드러날 때 그것이 기록에 남을까 봐 걱정한다. 기자는 기록을 남기는 자이니 기자와의 대화에서 녹취를 염려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한데 최근 경남 진주에서 이상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 이창희 진주시장의 막말 녹취파일이 연이어 공개되고 있는데 녹취장소가 진주시청 기자실이다. 녹취록에 따르면 이창희 시장은 권력
공정한 게임의 룰을 만드려면 게임의 룰을 정하는 자가 자신의 이해관계를 떠나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자신과 그 주변의 이해관계에 입각해 게임의 룰을 정하다보면 그 룰이 특정세력에게 유리하게 짜이곤 하는 이유다.이 때문에 의 저자인 존 롤즈는 공정으로서의 정의를 달성하기 위한 방안으로 '무지의 베일'이란 개념을 제시했다. '무지의 베일'이란 게임의 룰을 정하는 당사자가 자신과 그 주변 사람들의 이해관계를 떠나 오직 공정성과 합리성만을 필두로 의사결정을 하게 하는 장치다.게임의 룰을 정함에 있어
'망치를 든 철학자', '신은 죽었다'라는 말로 유명한 철학자 니체는 일찍이 그리스도교 전통에 기초한 윤리관을 비판하며, '주인의 도덕'과 '노예의 도덕'을 말한 바 있다. 니체에 따르면 그리스도교의 도덕관은 '노예의 도덕'이며, 인간이 추구해야 할 도덕은 '주인의 도덕'이다.고대 그리스에는 선악의 구분 대신에 ‘좋음’과 ‘나쁨’의 구분이 있었다. 여기서 좋음이란 주인의 생활방식을 말하고, 나쁨이란 노예의 생활방식을 말한다. 주인은 지배계급으로서,
박정희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지지율 조사에서 여전히 1,2위를 다투며 국민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많은 국민들은 그가 ‘조국과 민족을 사랑한 지도자’라 믿는다. 과연 그럴까. 그가 대통령이 되기 이전 살아왔던 삶을 돌아봤다. 그의 삶에서는 ‘조국’이나 ‘민족’에 대한 사랑보다 ‘권력’을 향한 욕망과 잦은 변절만이 엿보였다. 인간 박정희는 어떤 인물이었을까. 박정희 전 대통령은 1917년 경북 구미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빈농이었지만, 자식이 많았다. 무려 5남 2녀, 그때 당시 기준으로는 그렇게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고 있다.그리고 우리의 욕망이 그들을 방치하고 있다.기아로 인해 10세 미만의 아동이 5초에 1명씩 사망하고 있다.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촌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유엔 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2005년 기준 세계인구의 약 15%인 8억 5천만 명이 만성적인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2005년 뉴욕에서 열린 UN 회의에서 세계 156개국의 수뇌부들은 '밀레니엄 개발 목표(MDGs)를 설정했다. 2015년까지 세계 빈곤을 반으로 줄일 것을 천명한 MDGs는 그 8대 목표 중
신자유주의의 신? 애덤 스미스는 억울하다.신자유주의의 ‘신’으로 치켜져 온 애덤 스미스 박사와 그의 저서 은 그간 큰 오해를 받아왔다. 스미스 박사가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이론을 필두로 인간의 이기심을 무한긍정하고 어떠한 규제도 허락하지 않았다는 오해 말이다. 사람들은 흔히 자신이 믿고 싶은 것만을 믿고는 하는데, 애덤 스미스 박사의 이론 역시 그렇다. 애덤 스미스 박사의 이론은 그간 시장주의자들, 기업가들에 의해 곡해돼 왔다.스미스 박사는 글래스고우 대학의 윤리학 교수로서 도덕철학을 강의했었다. 그의 도덕철학은 크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