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진주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방화 살인 사건의 전모가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마지막 순간까지 두려움과 고통에 떨었을 피해자들과 감당할 수 없는 슬픔에 빠진 유가족들을 생각하면 절로 한숨과 함께 눈물이 난다.사건의 전말은 경찰과 사법당국의 조사가 모두 끝나야 알 수 있겠지만, 지금까지 밝혀진 사실만으로도 우리사회가 안고 있는 핵심 문제들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바로 차별과 배제, 편견과 혐오에 관한 문제 말이다.사건이 발생한 17일 새벽, 화재가 나자 어른들은 계단 통로를 이용해 아이들과 노약자들을 먼저 안전한 건물
미 트럼프 행정부의 죽끓듯 하는 대북 정책으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연내 답방이 사실상 물건너 가는 등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 정책이 답보상태에 빠졌다. 이를 타계할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자 남한 농민회를 중심으로 최근 트랙터 보내기 운동이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사업의 구상과 추진 방법을 지켜 보면서, ‘원조’라는 틀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에 아쉬운 마음이 들어 ‘역발상적 제안’을 하나 해보고 싶다. 나는 북한의 세습 체제와 독재, 언론 통제에 매우 비판적이지만, 한편으론 북한이 남한에 비해 장점도 많고,
중학생인 큰 딸은 지난 여름 방학 동안 머리를 노랗게 염색 했다. 미용실에 가서 염색 하면 돈이 너무 많이 든다고 친구 몇몇이 어울려 인터넷으로 염색약을 구입해 한날 우리집에 모여 서로의 머리를 각자 원하는 색으로 물들였다.나와 아내는 샛노랗게 변한 딸의 머리가 어색하고 마음에 썩 내키지 않았지만, 머리색 만큼이나 환하게 웃으며 ‘어때 어울려?’라고 묻는 딸에게 차마 싫은 말을 할 수가 없었다. ‘멋진데. 의외로 잘 어울리네 흐흐’. 입는 옷 취향이나 머리색을 두고 이러쿵 저러쿵 간섭하면 당장에 ‘꼰대’라
행여 놓칠세라 손을 굳게 잡은 두 사람이 발길을 돌려 낮은 담장을 다시 한 번 넘었다 돌아오는 장면에서 나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울컥’ 감정 선이 무너졌다. 나는 본래 통일에 대한 열망이 크거나 남다른 민족애가 있는 사람이 아니다. 남북 동포들이 ‘한반도기’를 들고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부르며 두 뺨을 눈물로 적셔도, 이산가족이 상봉을 마치고 돌아가는 버스 창에 얼굴을 맞댄 채 석별의 정을 나누는 장면을 볼 때도 동화되기 보다는 불편한 마음이 앞섰다. 전쟁으로 가족을 잃고 고향을 잃은 사람들의 ‘트라우마’를 다시 끄집어내 정
사람들은 흑백을 좋아한다. 선과 악으로 분명히 갈라서기를 바라고, 남과 여 중 하나이기를 바라고, 아군과 적군, 내 편인지 네 편인지 선택하라고 요구한다.나는 인간이 이렇게 이분법을 좋아하게 된 이유가 일종의 생존습관이라고 생각한다. 생명이 가진 근원적인 이분법 즉, 삶과 죽음에 의한 습관.모르는 열매를 구분하는 방법은 두 가지로 나뉜다. 먹어서 살거나 혹은 죽거나. 동물도 두 가지 관점으로 나뉜다. 잡아 먹거나 잡아 먹히거나. 생존 여부에 따라 선과 악의 구분도 자연스럽게 생겨났을 것이다. 나에게 먹을 것을 주는 쪽은 선이고, 내
국제로타리 3590지구 진주청천 로타리클럽(회장: 김용규)은 지난 10월 28일부터 11월 5일까지 망경동에서 ‘사랑의 주거 개선 사업’을 실시했다.회원과 회원가족들은 이날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도배, 장판, 새시, 싱크대 교체 등 집수리를 하고, 담장에 벽화를 그려 골목을 아름답게 꾸몄다. 또한 회원들은 5일 마을 어른들에게 점심식사 나눔 봉사도 실시했다.김용규 회장은 “회원 뿐 아니라 가족이 함께 봉사활동에 참여해 좋았다. 앞으로도 회원들과 함께 꾸준히 지역민들에게 봉사하고 나눔을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 진주문화예술재단 최용호 이사장 댁 명절만 다가오면 주부들은 스트레스를 호소한다. 피 한 방울 나누지 않은 신랑 친척들과 오랜 시간 부대껴야 하는 부담은 그나마 가볍다. 얼굴도 모르는 남편 조상을 위해 하루 종일 차례 음식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오색 나물 삶아 무쳐내고, 부추전도 수십장 부쳐야 한다. 온갖 재료에 반죽을 입혀 기름 냄새 질리도록 튀김을 만들고, 물고기도 종류별로 쪄내야 한다.명절 차례상 준비에 대한 부담과 스트레스 때문에 명절을 앞둔 주부들은 두통과 소화불량을 소호한다. 스트레스를 넘어 ‘명절 증후군’이라는
남강유등축제 개막이 1주일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전면 유료화와 가림막 설치를 반대하는 시민단체의 집회가 열렸다.진주시민행동 회원들은 23일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대안동 중앙시장 앞에서 집회를 열고 “남강유등축제 유료화는 철저히 실패했다”고 주장하며 “유등축제를 시민에게 돌려달라”고 요구했다.이창희 시장은 지난 2015년 ‘축제일몰제’와 ‘보통교부세 패널티’ 문제를 들어 남강유등축제 전면 유료화를 단행했다. 축제를 주관하는 문화예술재단은 진주교와 천수교, 망경동 대숲을 아우르는 남강변 4킬로미터 둘레를 가림막으로 가린 채 입장료
박근혜는 들어라. 당신은 이미 대한민국 대통령이 아니다. 당신이 해야 할 일은 국면전환을 위한 총리 지명이나 영수 회담이 아니다. 아직 나라를 위하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다면 하루 빨리 대통령직을 사퇴하고 자연인으로 돌아가라. 그것이 당신을 믿고 국가 통수권을 맡긴 이 나라 국민들을 위해 할 수 있는 마지막 임무이며 최소한의 도리이다. 진주시민이 하나 되어 외친다. 대한민국 헌정질서를 짓밟고 국정을 마음대로 농락한 박근혜는 모든 권한을 내려놓고 법의 심판을 받아라! 눈과 귀로 보고 듣고도 믿지 못할 일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터
11월 12일 민중총궐기 현장인 광화문 네거리 이순신 동상 앞에는 세월호 진실 규명을 위한 서명대와 추모관이 설치돼 있었습니다. 이날 집회에 나온 시민들이 차분하고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줄을 서서 헌화를 하고 서명을 하고 있었습니다. 천막 한켠에는 유가족들의 쉼터가 마련돼 있고, 옆에서는 자원봉사자들이 모여 세월호 리본 고리를 만들고, 반대편에는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304명의 영정사진이 걸린 추모관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가운데에는 기억의 문이 설치돼 있었습니다. 기억의 문은 터널 안에 별이 된 학생들과 선생님들, 희생자들의 사진이
진주시와 유관기관들이 한자리에 모여 ‘남강유등축제’ 발전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시민들의 집회를 원천봉쇄할 방법들을 진지하게 연구했다고 한다.이날 책임 있는 공무원들 입에서 나온 이야기들은 듣는 귀를 의심할 정도로 놀랍다. 집회를 못하도록 차도를 막거나 시설물을 설치하자는 주장, 음악과 홍보방송을 크게 틀어 집회를 훼방놓자는 주장, 진주성 관리과장에게 물어 집회 신고를 내주자는 초법적인 이야기도 나왔다. 여기에 훈수라도 하듯 진주경찰서 경비교통과 관계자는 ‘사전에 다른 집회 신고를 내서 신고 자체를 막으라’고 귀뜸한다. 노골적으로
사람들은 왜 ‘극(劇)’을 보는 걸까?집안 거실에서 리모컨을 돌려가며 편하게 드라마를 보다 눈물을 찔끔거리기도 하고, 가족이나 연인끼리 모처럼 즐거운 시간을 갖기 위해 극장을 찾기도 한다. 때로는 사회구성원들로부터 소외당하지 않기 위해 화젯거리가 되고 있는 영화나 연극을 찾아서 보는 경우도 있다.사람이나 상황에 따라 다양한 이유와 취향이 있겠지만, ‘극(劇)’을 보는 효과는 딱 두 가지로 정리될 수 있다.복잡한 현실을 잠시나마 잊게 해줄 환각제 또는, 현실을 더 선명하게 비춰주는 각성제 효과가 그것이다.정상적인 경우 사람은 환각제에
지난 남강유등축제 기간동안 유료화와 가림막 설치 폐해를 신랄하게 드러낸 단 한 컷의 사진이 주요 포털을 뜨겁게 달궜다.바로 한 할머니가 무릎을 꿇고 다른 할머니가 등을 밟고 서서 가림막 너머 남강을 구경하는 사진이다.지금도 검색창에 '유등축제 할머니'라고만 입력하면 수십장의 관련 사진이 뜬다.이 사진 한 장으로 진주시는 전국의 네티즌들로부터 집중 십자포화를 맞았다.할머니들이 찬 바닥에 무릎을 꿇고 엎드려 유등을 구경하는 모습을 보면 누구나 가슴이 저려오고, 그 밑바닥에선 할머니들을 무릎 꿇린 진주시 행정이 왜 이렇게까
“2 곱하기 2는 뭐야?”“4”“그럼 위에 2를 적고 밑에 4를 적어야지. 그 다음엔 뭘 해야 돼?”“.......”“5에서 4를 빼줘야지..”“.......”방안에서 깜빡 잠든 사이 아내가 초등학교 3학년인 둘째딸 가영이 수학숙제를 도와주고 있었다. 두자릿 수 나눗셈을 가르치는데, 아내가 어지간히 열 받은 모양이다. 듣자니 50을 2로 나누는 셈을 하고 있는 모양이다.연신 한숨 쉬는 소리가 들린다. 옆에서 지켜보던 첫째는 자기 방식대로 동생에게 설명하랴 한숨 푹푹 내쉬는 엄마 진정시키랴 더 바빠 보였다.“안되겠다. 오늘은 여기까지
- 인체는 근육이 사슬처럼 연결돼 있다- 부위별 통증 원인과 해결책 안내서거리를 가다보면 허리를 구부린 채 유모차를 밀고 다니는 할머니들을 많이 본다. 그럴 때면 드는 생각. ‘나도 늙으면 저렇게 다녀야 할까?’. 누구나 한번쯤은 해보았을 것이다.무릎에 대해 당신이 알고 있는 상식을 나열해 보자.1. 나이가 들면 무릎 연골이 닳아서 퇴행성 관절염이 온다. 무릎 연골은 뚱뚱한 사람일수록, 일을 많이 한 사람일수록 많이 닳는다.2. 무릎 연골은 한번 닳으면 재생되지 않기 때문에 회복할 수 없다.3. 따라서 원래 있던 관절을 제거하고 인
낮에 장보러 가서 삼겹살 만원어치를 샀네.삼겹살 싸먹으려 채소가게 들러 상추와 깻잎도 골랐네.까만 비닐 봉지 한가득 상추 한 단이 이천원, 깻잎 두 단이 천원.긴 가뭄과 마른 장마 끝에 채소값이 금값이네 은값이네 하더니,꼴랑 그 돈이 과자 한봉 값도 안되는 일이천원이더라. 집에 와서 씻는다고 풀어 보니 깻잎 한 단이 서른여섯 장이라.아픈 몸 이끌고 깻잎 농사 짓던 어머니가 생각나.서른여섯 번의 피로와 고통이, 침침한 눈 비비며 골라냈을 그 지루한 시간들이한 장 두 장 쌓여, 붉은 나일론 끈에 질끈 동여 내다 팔리는 가격 오백 원.
21세기의 한복판, 중동에서 날아든 바이러스 한 종이 대한민국 전체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다.극심한 빈부격차와 세대갈등, 비정규직 차별, 인종주의 등 온갖 종류의 분리와 차별을 일삼던 대한민국이라는 사회는 바야흐로 눈에 보이지 않는 전염병에 대한 두려움으로 하나가 되었다.지난 5월 15일 메르스 바이러스가 대한민국에 상륙한 이래 21명의 사망자가 나온 어제까지 일어난 사건 사고들은, 밑바닥까지 병들고 썩은 대한민국의 환부를 고스란히 드러내 보여주고 있다.메르스 바이러스가 하많은 국가들 중에 유독 대한민국에서 창궐한 이유는 무
내가 일하는 공장 앞에는 너른 논이 펼쳐져 있다. 시끄럽고 삭막한 쇠 일을 하면서도 언제든지 문 밖 마당에만 나서면 탁 트인 벌판을 만날 수 있다. 지난 겨우내 비닐 하우스 농사를 하지 않는 빈 논을 지켜보는 것이 나에겐 또 하나의 즐거움이었다. 가을걷이 때 사람들이 미처 거두지 못한 곡식알갱이를 먹기 위해 검은 독수리 떼가 까맣게 논을 덮었다. 어떤 날엔 비둘기 떼가 몰려와 주린 배를 채우고 가고, 또 어떤 날엔 까마귀 떼가 날아들었다. 논은 그야말로 생명의 보고다. 음력 오월로 접어드는 요맘때가 한 해 가운데 농부
이번 탈핵 강의를 페이스북에 홍보하며 썼던 말 중에 하나.“언제 터질지 모르는 핵발전소를 곁에 두고 불안에 떨며 사는 것이 과연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일인가”였다.‘언제 터질지 모른다’는 말은 솔직히 수사적 표현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그것은 지금도 지속되고 있는 현실이고 어쩌면 당장 내일 일어날 수도 있다는 걸 느꼈다.인간이 쌓은 모든 지식은 퇴색되거나 새로운 것으로 대체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어릴 때 뇌리에 박힌 지식은 평생을 간다. 그 중에 대표적인 것이 원자력에 대한 지식이다.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직도 원자력이 첨단 기술인
언제 터질지 모르는 핵발전소를 곁에 두고 불안에 떨며 사는 것이 과연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일인가. 이제는 우리도 '탈핵' 하고 맘 편히 좀 살자. 마음만 먹으면 탈핵은 가능하다. 오늘 저녁 7시 30분 핵발전의 진실을 알아보고, 국가 에너지 정책을 살펴보자.유럽이나 미국은 벌써부터 핵에너지를 줄이고 있다. 독일은 완전 탈핵을 계획하고 있다. 안전성 문제도 있지만, 무엇보다 다른 발전 설비에 비해 경제성이 떨어지는 것이 증명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탈핵은 먼 나라 남의 일로 여기고 있다. 핵에너지는 저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