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남강유등축제 전면 유료화 반대집회

남강유등축제 개막이 1주일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전면 유료화와 가림막 설치를 반대하는 시민단체의 집회가 열렸다.

진주시민행동 회원들은 23일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대안동 중앙시장 앞에서 집회를 열고 “남강유등축제 유료화는 철저히 실패했다”고 주장하며 “유등축제를 시민에게 돌려달라”고 요구했다.

이창희 시장은 지난 2015년 ‘축제일몰제’와 ‘보통교부세 패널티’ 문제를 들어 남강유등축제 전면 유료화를 단행했다. 축제를 주관하는 문화예술재단은 진주교와 천수교, 망경동 대숲을 아우르는 남강변 4킬로미터 둘레를 가림막으로 가린 채 입장료를 받기 시작했다.

그 결과 진주시는 첫해 입장료 수익으로 22억원을 벌어들였고, 지난해는 34억원을 벌었다며 ‘성공적인 축제’라 자평했다.

하지만 진주시가 스스로 밝힌 자료에 따르면 유료화 전인 2014년에는 “관광객 280만명이 방문해 1600억원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가져왔다(진주시 보도자료)”고 했지만, 유료화를 단행한 첫해에는 입장객 수 40만명으로 무려 85퍼센트(%)나 줄어들었다. 유료화 이후 지역경제 파급효과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조차 하지 않고있다.

지역 시민단체와 축제 전문가들은 전면 유료화 정책에 대해 즉각 반대 입장을 밝히고 나섰다.

시민단체는 성명을 통해 “입장료 몇 푼 벌기 위해 240만명 이상을 축제장 밖으로 몰아내 지역경제에 막대한 손해를 끼쳤다”며 “그야말로 ‘소탐대실’한 축제였다”고 꼬집었다.

▲ 23일 오후 대안동 중앙시장 앞에서 남강유등축제 전면유료화반대 집회가 열렸다.

‘남강유등축제를 지키기 위한 진주시민행동’은 지난해 4월 시민 2500명을 대상으로 유료화와 가림막에 대한 시민 의견을 묻는 설문조사를 벌였는데, 그 결과 90% 이상 절대 다수가 유료화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진주시의회는 전체의원 성명으로 “절대 다수 시민들의 뜻을 받들어 어떤 형태가 됐든 남강을 가리는 유료화는 안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고(2015년 7월 28일), 당시 경남 지사였던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강유등축제 유료화는 얄팍한 장삿속”이라는 글을 올려 정면으로 비판했다.(2015년 5월 17일)

경상남도도 비슷한 시기 ‘야외축제 무료화 원칙 권고문’을 발표해 “산과 강 등 자연자원과 역사·문화 자원은 ‘공공재’이므로 모든 국민이 향유할 권리가 있는 만큼 야외축제는 유료화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2015년 5월 23일)

 

하지만 이창희 진주시장은 이 모든 반대 여론에도 아랑곳없이 전면유료화와 가림막 설치를 밀고 나갔다. 이시장은 공개 토론회에서 “축제 재정자립도를 확보하지 못하면 보통교부세 패널티를 물어 80억원의 예산을 빼앗기게 된다”는 논리로 전면 유료화에 대한 정당성을 강변했다.

축제가 끝나자 마자 열린 평가회에서는 매번 유료입장객 수와 예산 수지만를 따져 “성공한 축제”였다고 평가를 내렸다.

 

23일 열린 집회에서 시민행동 회원들은 “남강유등축제는 아직 축제일몰제 대상에도 들어가지 않았고, 보통교부세 80억원 패널티 이야기는 모두 새빨간 거짓말이었다는 게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또한 “남강유등축제에 축제는 없고 독재만 있다”며 시장의 독선과 아집을 맹렬히 비난했다.

회원 중 일부는 “시민 절대다수가 반대하는 유료화를 계속 밀고나가는 것은 시장이 시민들을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이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다”고 말했다. 

진주시민행동은 앞으로도 계속 축제 유료화와 가림막 설치에 반대하는 집회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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