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란 무엇인가 : 지구 온난화와 그 영향

기후위기가 심각합니다. 봄장마, 여름폭우와 폭염, 가을장마 등 우리가 새롭게 경험하는 날씨로 볼 때 우리나라도 이제 아열대기후에 들어선 것 같습니다. 2년 가까이 겪고 있는 코로나19 상황도 기후위기의 산물입니다. 기후변화가 더 이상 손쓸 수 없는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 급변점)에 가까워졌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와 산업계, 시민들의 노력이 절실합니다.

<단디뉴스>기후위기와 대응을 주제로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기후위기 실태, 원인과 대응 등 기후위기 전반의 이슈를 살펴보고, 진주지역의 각 분야 전문가들과 단체, 기업에서 전개하고 있는 다양한 기후위기 대응 활동을 소개할 계획입니다. 이번 시리즈 연재에서는 과대포장 억제와 용기 재사용, 녹색구매센터 활동, 생물 다양성 보전, 농지 잠식 영농형 태양광 규제, 교통 분야 에너지 감축, NO 플라스틱 캠페인, 플라스틱 대체 종이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려 합니다. 여러분들의 다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 편집자

 

최근 많은 사람들이 폭염, 혹한, 폭우나 강력하고 잦은 태풍 같은 이상 날씨가 흔한 일이 되었음을 실감한다. 이러한 현상이 장기간에 걸쳐 뚜렷하게 나타날 때 우리는 그것을 기후변화라 한다. 많은 사람들이 기후변화의 원인으로 지구의 온난화를 지목한다. 미국 정부기관에 따르면 지난해는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더운 한 해, 올해 7월은 가장 더운 한 달이었으며 지구 온도는 계속 상승하고 있다. 올 봄 진주를 뿌옇게 뒤덮었던 최악의 황사 현상이나 해마다 4월 초에 만개하던 남강변의 벚꽃이 4월이 되기도 전에 떨어지기 시작한 것도 온난화 때문이다.

인터넷으로 신문 기사를 잠깐만 검색해보면 세계적으로 기온 상승이 얼마나 심해졌는지, 극한 날씨는 얼마나 흔해졌는지 알 수 있다. 최근에는 남부 유럽, 북 아프리카에서 폭염과 함께 대재앙에 가까운 산불이 이어졌다. 그리스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의 대형 산불로 말미암아 주민들이 화염에 휩싸인 삶의 터전을 버리고 배로 탈출하는 영상은 언론을 통해 지구 종말로 묘사되었다.

 

 그리스 에비아 섬의 대형 산불로 주민들이 대피하는 모습 [사진: Sky news]
그리스 에비아 섬의 대형 산불로 주민들이 대피하는 모습 [사진: Sky news]

터키에서는 수백 건의 대형 산불과 함께 폭우로 인한 홍수와 산사태도 발생했다. 6월에는 캐나다와 미국 서부의 기록적인 불볕더위 때문에 포틀랜드의 수은주가 평소의 23-24비해 두 배인 46까지 올랐다고 한다. 이상 현상도 잦으면 정상이 된다. 이제 지구온난화와 이에 따른 극단적인 날씨가 정상으로 여겨진다. 이러한 현상은 심지어 가속화된다. 산업화 이후 지구온난화는 얼마나 진행되었으며 가까운 미래 지구의 기후변화 추세는 어떨까?

 

지구 온도 1.1상승, 2028-20341.5상승 가능성

기후변화와 관련된 지구적인 환경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각국의 기상학자, 해양학자, 빙하 전문가, 경제학자 등 3천여 명의 전문가로 구성한 국제기구인 IPCC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정부 간 기후변화협의체, 이하 IPCC)2018년 인천 송도에서 지구온난화 1.5특별보고서를 채택했다. 이 보고서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인간 활동으로 인해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의 평균기온이 2017년 약 1.0상승(2021년 평가 보고서에서는 2020년 현재 약 1.1상승)했다. 온난화가 현재 속도로 진행된다면 2030년에서 2052년 사이에 지구 평균기온이 1.5상승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다(최근 우리나라 기상과학원은 이 시기가 2028-2034년으로 10년 정도 앞당겨진 전망을 내놓았다). 만약 2100년까지 지구온난화가 2.0상승에 이른다면 1.5상승일 때보다 생물종의 감소와 멸종, 해양 산성화, 북극해 해빙, 산호초의 사멸, 곡물 수확량 감소, 물 부족 위험의 가능성이 훨씬 크다. 1.5온난화보다 2.0온난화에서 생태계, 식량 그리고 보건 시스템에 대한 인간의 적응이 훨씬 더 어렵다. 따라서 2100년까지 지구 기온의 상승 폭을 1.5미만으로 제한해야 한다.

이미 지구 기온이 1.1상승해 우리에게는 0.4의 여유밖에 없다. 탄소 시계 인터넷 사이트는 2021817일 오후 3시 현재 1.5상승까지 남은 시간이 711개월 421시간 4212초가 남았음을 실시간으로 알려준다. 2021IPCC 평가 보고서는 우리 사회가 온실가스 감축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 2100년 기온 상승이 4.4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IPCC 보고서는 2100년까지만 예측 모델링을 진행했지만, 진짜 문제는 그 이후부터다. 일부 기상학자들은 지옥 같은 100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한다.

 

지구온난화의 대가: 폭염, 가뭄, 홍수, 해수면 상승

기온 상승을 단순히 평균적으로만 보면 우리나라는 점차 아열대 기후로 변할 것이고 더위와 폭염이 과거보다 증가할 것이다. 다른 문제는 평균적인 기온 상승이 날씨의 변동 폭 증가도 수반하기 때문에 추위와 한파의 발생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것이다. 강수의 경우도 마찬가지여서 강수량이 증가하는 반면 강수일수가 오히려 감소한다면 집중 호우와 가뭄에 시달릴 수 있다. 지구온난화는 날씨를 평균적으로 따뜻하게 또는 덥게 할 뿐 아니라 극한 날씨(한파, 폭염, 가뭄, 홍수 등)의 발생 확률을 높인다. 이는 기온 상승 폭이 지구 평균보다 더 큰 우리나라에서 대부분 사람들이 근래에 겪은 일이다.

지구 온난화는 이미 진행되었고 현재 진행되고 있으며, (획기적인 대책이 있다고 해도) 상당 기간 지속적으로 진행될 것이다. 저널리스트 데이비스 월러스-웰즈가 저술한 ‘2050 거주불능 지구’(2019)는 인류가 이전 세대가 살던 대로 계속 살아가면 어떤 대가를 치르게 될지 설명한다. 흔히 실감하는 현상은 늘어나는 폭염 일수이다. 살인적인 폭염의 증가로 노인과 저소득층에서 열사병으로 사망하거나 영구적인 뇌 손상을 입는 사람들이 증가한다. 세계적으로 자연 발화적인 산불의 발생과 규모가 커진다. 지금도 사람과 동식물에게 재앙에 가까운 피해를 남기고 있지만 앞으로는 더욱 심화될 것이다. 잦은 산불은 현재 캘리포니아 사람들의 악몽이지만 불과 10년 사이 내로 낡은 일상이 되어 버릴지도 모른다.

가뭄과 홍수는 더욱 빈번한 현상이 되고 수자원의 양은 감소한다. 온난화와 인구의 증가 때문에 2030년이 되면 전 세계 물 수요량이 공급량을 크게 앞지르리라 예상된다. 히말라야 산맥, 알프스 산맥, 페루와 캘리포니아 등지에서는 빙하 감소로 인한 물 부족이 심화된다.

매년 여름이면 우리나라에 큰 피해를 주는 태풍은 과거에 비해 더 이르거나 늦은 시기에 발생하고 있다. 이는 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온도의 상승에 기인하는 것으로 앞으로 더욱 강력한 태풍 발생이 우려된다. 온난화에 따라 해수면이 상승하는 것은 육지를 덮고 있는 빙상과 빙하가 녹고 바닷물이 팽창하기 때문이다. 신혼여행지로 인기 높은 섬나라 몰디브는 바닷물 속으로 점점 사라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아직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지만 해수면 상승이 진행되고 있어 가까운 미래에 강력한 태풍이 동반되면 해운대나 인천공항도 안전하지 않다.

 

건강 위협, 빈곤과 굶주림 심화

온난화는 인간의 건강과 질병에 다양한 경로로 폭넓은 영향을 미친다. 현재의 건강 위협이 커질 수 있고 새로운 건강 위협이 나타날 수 있다. 폭염은 열사병이나 탈수, 전해질 장애를 일으킬 뿐 아니라 심장, 호흡기, 뇌혈관, 그리고 신장 질환 같은 기존 질환을 악화시키고 사망률을 높인다. 기후변화는 오존이나 미세먼지로 인한 대기 오염과 이에 따른 건강 문제를 일으킨다. 암 발생 위험도 높이는데, 이는 악화되는 대기와 수질의 오염, 자외선 노출 증가, 식량불안, 그리고 늘어나는 감염병 때문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기온 상승으로 식수와 식품에 병원체의 오염이 증가하며, 따뜻한 겨울은 곤충이나 설치류의 생존을 유리하게 하여 감염병 발생을 용이하게 한다. 온난화와 인간의 개발로 인한 서식지의 상실은 동물들의 이동을 강제하여 다른 동물이나 사람과의 접촉 기회를 높여서 병원체를 공유하게 한다. 코로나19 같은 감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을 앞으로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유다.

가장 심각한 영향은 빈곤과 굶주림의 심화이다. 평균 기온이 1 상승할 때마다 수확량이 10%씩 감소한다는 것이 경험적으로 알려져 있으며, 빈발하는 홍수나 가뭄 또는 병충해의 창궐은 농작물의 생육을 더욱 어렵게 한다. 우리의 주식인 쌀의 생산성도 온난화의 진행에 따라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뿐만 아니라 인류를 먹여 살려온 바다는 온난화로 기능이 약화되고 있다. 해양온난화와 산성화 때문에 2030년이면 온갖 해양 생물의 서식지인 산호초의 90%가 사멸 위험에 빠질 것이다. 따라서 기후변화는 식량위기를 불러온다. 기후변화로 인해 식량과 식수가 부족해지고 이에 수반되는 정치적 혼란과 국가 불안으로 이주하는 사람을 기후난민이라고 하는데, 유엔에서는 2050년까지 최대 10억 명까지 발생할 수 있다고 추정한다.

 

생물 멸종 위기

지구온난화의 영향은 사람에게만 그치지 않는다. 학자들은 인간의 인위적인 활동에 의해 금세기 내에 전체 생물종의 50%가 멸종한다고 경고한다. 일부 과학자는 지금 지구는 여섯 번째 대멸종을 겪고 있으며 최상위 포식자인 인간도 결국 멸종을 피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지구온난화는 사람을 포함한 지구공동체의 모든 생물의 생존의 위기이다.

지금까지 지구 기온이 겨우’ 1.1상승하였는데 이 정도에서 온난화가 더 진행된다면 어떻게 될까? 환경운동가 마크 라이너스는 ‘6도의 멸종’(2008)이란 책에서 지구온난화 진행에 따른 영향을 과학적 근거에 따라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책의 마지막 부분으로 갈수록 모골이 송연해진다. 2만 상승(IPCC 보고서에서 인류가 현재의 시스템으로 적응하기 매우 어렵다고 본 온도 상승)해도 대홍수와 대가뭄, 혹독한 폭염, 자연발화성 화재의 증가, 해수면 상승과 저지대 도시들의 침수 현상 등이 가능하다. 3상승이 되면 아마존 우림 지대 붕괴, 강한 엘리뇨 발생과 지구 전역의 날씨 혼돈, 기근으로 인한 아열대 주민들의 민족 대이동 등이 일어날 수 있다.

4상승(IPCC가 온실가스 감축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 2100년에 도달 예상하는 온도 상승)에서는 남극 빙하의 소실, 전례 없는 폭염과 가뭄의 빈번한 발생, 시베리아 등지의 영구동토층의 해빙과 메탄의 대량 발생 등이 발생할 수 있다. 5상승에서는 북극과 남극의 모든 빙하 소실, 바다에서 분출되는 메탄하이드레이트로 인한 온난화 증폭, 식량을 확보하기 위한 만인 대 만인의 투쟁 등이 벌어질 수 있다. 6가 상승하면 지구에 사는 모든 생명체의 대멸종이 시작된다.

 

되돌릴 수 없는 찜통 지구

기후변화의 영향에서 고려할 것이 한 가지 더 있다. 바로 지구가 스스로 온실가스를 배출해 기후변화를 증폭시키는 상태인 찜통 지구로 진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구시스템의 앞길에는 안정된 지구에 들어가는 경로와 찜통 지구에 빠지는 비가역 경로가 있다. 안정된 지구 상태인 언덕에서는 잠재 에너지가 높아 작은 충격을 받아도 계곡으로 떨어질 수 있다. 지구 평균기온이 2이상 상승하면 찜통 지구에 빠지는 비가역 경로를 따른다. ‘찜통 지구계곡에 빠졌다가 다시 빠져나오려면 큰 에너지가 필요하다. 만약 계곡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면 찜통 지구가 돼 온난화를 되돌리려는 우리의 노력이 쓸모없게 된다. ‘찜통 지구에 진입하면 지구 평균 기온이 4-5상승하고 해수면이 10-60미터 높아질 수 있다고 한다. 통제 불능 상태가 되는 것이다.

 

지구시스템 경로. [사진: 파란하늘 빨간지구(조천호) / 원저: Will Steffen et al., 2018]
지구시스템 경로. [사진: 파란하늘 빨간지구(조천호) / 원저: Will Steffen et al., 2018]

나는 걱정이 된다. 우리가 풍요를 누려왔던 이 지구가 아름답고 살기 좋은 공간으로 계속 남을 수 있을까? ‘찜통 지구가 되어서 우리의 후손과 지구 생명체가 살아가기 힘든 곳이 되지는 않을까? 기후위기를 모른 체하고 현재의 일상을 이대로 유지해도 좋을까? 지금 당장 무엇이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

 

김장락 진주기후위기비상행동 공동대표, 경상국립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
김장락 진주기후위기비상행동 공동대표, 경상국립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

 

<참고문헌>

1. 홍승범. “극한기후기상현상 증가에 따른 생태계 영향과 대응”, NIE IB 2016;3(국립생태원)

2. 최영은송치만김민기김유진. “‘지구온난화 1.5특별보고서해설서”, 기상청 기후변화감시. 2020

3. IPCC AR6 WGI. “Climate change 2021:the physical science basis.”, 2021

4. 김재경 역. [2050 거주불능지구], 추수밭, 2020.

5. 이한중 역. [6도의 멸종], 2021, 세종.

6. 조천호. [파란하늘 빨간지구]. 2020, 동아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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