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서 피어난 한국화의 결실
30여 년간 작업 이어 '지리산 일기' 전시
극단현장 갤러리 오는 28일부터 12월 7일까지
지리산(智異山) “어리석은 이도 머물면 지혜로워진다”는 뜻을 품은 그 산자락에서 30여 년을 살며 애정어린 시선으로 나무와 강물, 마을의 풍경을 화폭에 담아낸 한국화가 연규현이 진주에서 개인전을 연다.
이번 전시는 11월 28일부터 12월 7일까지 진주시 진주대로 1038, 극단현장 갤러리 에이라운드에서 열리며, 연 작가가 그동안 쌓아 온 시선과 호흡을 한 권의 일기처럼 엮어낸 자리다.
연 작가는 2003년 경남 함양에 정착한 이후, 집 앞 소나무에서 마을을 지키는 당산나무, 계곡의 물살에 이르기까지 지리산 곳곳의 생명에 힌 풍경을 꾸준히 기록해 왔다.
그의 시선은 웅대한 자연보다 눈높이를 낮춘 작은 풍경에 머문다. 특히 마천 용유담 일대는 작가에게 특별한 장소로 댐 건설로 수몰 위기에 놓였던 이곳에서 그는 마을의 오래된 나무와 보호수 등을 수년간 화폭에 담아 왔다.
연 작가는 “지리산의 나무와 마을은 고유의 이야기를 품고 있다. 그것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고 말한다.
지리산의 물길 또한 그의 중요한 소재다. 장마철 협곡을 굽이치며 흐르는 엄천강의 격정적인 물살, 봄철 생기를 머금은 잔잔한 흐름까지 작가는 동양화에서 드문 사실적 묘법으로 표현한다.
연 작가가 쌓아온 ‘지리산 일기’는 결국 자연을 바라보는 한 인간의 기록이자, 지리산이라는 거대한 생명 안에서 삶을 일구어 온 시간이 빚어낸 결실이다.
박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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