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의 원인 : 이산화탄소 배출 증가

기후위기가 심각합니다. 봄 장마, 여름 폭우와 폭염, 가을 장마 등 우리가 새롭게 경험하는 날씨로 볼 때 우리나라도 이제 아열대에 들어간 것 같습니다. 끝을 알 수도 없이 2년 가까이 겪고 있는 코로나19 상황도 기후위기의 산물입니다. 기후변화가 더 이상 손쓸 수 없는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 급변점)에 가까워졌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정부와 산업계, 시민들의 노력이 절실합니다.

<단디뉴스>기후위기와 대응을 주제로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기후위기 실태, 원인과 대응 등 기후위기 전반의 이슈를 먼저 살펴보고, 진주의 각 분야와 단체, 기업에서 전개하고 있는 다양한 기후위기 대응 활동을 소개합니다. 과대포장 억제와 용기 재사용, 녹색구매센터 활동, 생물 다양성 보전, 농지 잠식 영농형 태양광 규제, 교통 분야 에너지 감축, NO 플라스틱 캠페인, 플라스틱 대체 종이 등을 살펴보려 합니다. 기후위기 대응과 관련한 많은 활동이 있을 것입니다. 제보를 기다립니다. / 편집자

 

지구온난화와 생존의 위기를 초래하는 기후변화의 원인은 무엇일까? 원인을 아는 것은 대책을 세우는 첫걸음이다.

지구 환경은 오랜 기간에 걸쳐 큰 폭으로 변화하여 왔다. 지구 역사로 보면 비교적 단기간이기는 하지만, 간빙기인 홀로세에 들어와서도 기후 조건은 변하였고 문명의 흥망을 좌우했다. 지난 100년 동안 지구의 평균 기온은 산업화 이전 대비 약 1.1상승하였다. 과거 빙하기에서 간빙기로 변화되는 약 1만 년 동안 기온이 약 4-5상승한 것에 비하면 약 20-25배 빠르다. 너무나 빠르게 온난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지구온난화 주범: 이산화탄소 배출 증가

기후위기 원인에 대해서 과학자들이 연구한 결과 그것은 산업혁명 이후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증가와 관계가 있다. 이산화탄소 증가는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전체 온실효과의 74%나 기여한다. 오랫동안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평균 278ppm으로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었는데 현재의 413ppm까지 가파르게 상승하기 시작한 것은 산업혁명 이후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의 증가 추이(출처: KBS news,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4369230).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의 증가 추이(출처: KBS news,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4369230).

이산화탄소는 지구에서 우주로 방출되는 적외선 열에너지를 흡수하여 지구 표면을 온실의 내부처럼 따뜻하게 한다. 이를 온실효과라 한다. 이산화탄소는 대기 중 미량(0.0413%, 413ppm)만 존재하지만 적외선을 잘 흡수한다. 금성의 대기는 대부분 이산화탄소로 이루어져 있어 온실효과 때문에 기온이 평균 470에 이를 정도로 뜨겁다.

반면 화성은 태양에서 멀기도 하거니와 대기 속 이산화탄소의 양이 적고 온실효과가 거의 없어 매우 춥다. 지구의 평균 기온은 약 14로 사람이 살기에 적당하지만, 이산화탄소에 의한 온실효과가 없다면 19로 냉방이 되었을 것이다. 지구는 생명체가 살아가기에 절묘하리만치 적절한 양의 이산화탄소를 대기 중에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제 인간이 그 오래된 균형을 깨뜨리고 있다.

이산화탄소는 대기 속에 아주 오랫동안 머문다. 더 이상 인간이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다고 해도 산업혁명 이전 수준으로 대기권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낮아지려면 수만 년이 걸린다고 한다.

이산화탄소 배출은 인간 활동의 결과

이산화탄소는 주로 인간 활동으로 배출된다. 인류 문명은 산업혁명 이후 석탄, 석유, 천연가스 같은 화석연료를 본격적으로 태우기 시작하였다. 화석연료는 수백만 년에서 수억 년에 걸쳐 플랑크톤이나 동식물의 사체로부터 생성되어 고농도의 탄소를 함유하고 있다. 인간이 불과 백년도 안 되는 기간 동안 화석연료를 무한정 태움으로써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를 대기로 배출했다. 이제 그 대가를 지불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이처럼 인간 활동에 따라 지구환경이 크게 바뀌기 때문에 오늘날의 지질 시대 구분을 인류세라고도 한다. 인류는 자연적인 기후 변동에 적응하는 것을 넘어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주체이다. ‘발전이라는 미명 하에 끝없는 경제성장을 추구하면서 현대인은 이제 에너지, 식량, 교통, 주거 등 인간 활동의 전 영역에서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탄소 인간(Homo carbonicus)’이 되었다.

인간은 산림과 습지를 훼손함으로써 이산화탄소 농도를 높이기도 한다. 농지 확대를 위해 광대한 산림을 태우고 벌채하면서 나무가 저장하고 있던 이산화탄소가 방출되었다. 산림 파괴가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약 12%에 이른다는 연구도 있다. 아마존 열대우림은 전 세계 산림이 흡수하는 이산화탄소 양의 1/4을 담당한다. 현 브라질 대통령의 공약대로 아마존 개발 정책이 향후 10년 동안 시행되면 미국이 1년 동안 배출하는 양의 2-3배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할 수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7년 산림 등에 흡수된 이산화탄소의 양은 에너지 분야 배출량의 7% 정도였다.

메탄가스도 무시 못해

온실가스에 이산화탄소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산화탄소 온실가스로 가장 중요한 것은 메탄으로 배출원은 습지, 바다, 대지의 사용, 쌀농사, 발효, 화석연료 등 다양한 인위적 및 자연적 요소가 있다. 특히 소나 말 등의 동물들이 소화하는 과정에서 음식물을 발효시키고 이때 발생한 메탄가스를 방귀나 트림으로 배출하기 때문에 대기 중 메탄 농도는 축산업의 영향이 크다. 다만 다른 온실가스에 비하여 체류기간이 12년으로 짧아 배출량을 줄이면 효과가 가장 빠르다. 아산화질소는 해양 및 토양에서 발생할 수 있으며 화석연료, 비료 그리고 여러 산업 공정 등 인간 활동으로도 유래된다. 그 외에도 반도체 공정에서 다량 사용되는 육불화황과 냉매로 사용되는 프레온 가스의 대체물질인 수소불화탄소 등이 있다.

에너지산업: 온실가스 40% 배출

전체 온실가스의 구체적인 배출원과 배출량을 살펴보기로 하자. 우리나라 2018년의 온실가스 배출 구조는 그림과 같다. <그림 2> 2018년은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량이 정점에 달한 시기이며 2030년까지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의 기준 연도다. 그림의 왼쪽 막대를 보면 전체 중 에너지연소 87%(이중 에너지 산업 45%, 제조업 및 건설업 30%), 산업공정 8%, 농업 및 폐기물이 5%를 차지하고 있다. 전체 온실가스 양에 따른 부문별 배출량으로 환산하면 에너지 산업 40%, 산업 35%(제조업 및 건설업 26%+산업공정 8% ), 수송 13%, 기타부문(가정, 상업, 공공) 7%, 농업 및 폐기물 5% 등이다.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구조(2018년) (출처: 유투브(갱남피셜). 이상준.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제조업 부문 대응 과제).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구조(2018년) (출처: 유투브(갱남피셜). 이상준.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제조업 부문 대응 과제).

책임이 가장 큰 에너지 산업은 발전 산업으로 한전 및 5개 발전 자회사가 대부분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발전 에너지원별로는 석탄 화력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천연가스와 중유 순이다. 전력은 화석연료를 태양광 및 풍력 등의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재생에너지로 전환하여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전환 부문이라고 하며 온실가스 배출 감축에서 핵심적 요소다.

제철, 시멘트, 석유화학산업 35% 배출

공산품 수출에 크게 의존하는 우리나라는 산업부문에서 온실가스 배출 비중이 높다. 제철, 시멘트, 석유화학 산업 등은 에너지 소비와 온실가스 배출 공정이 많다. 산업부문의 온실가스는 석탄, 석유, 가스, 전기 등 에너지 소비로 인한 배출이 대부분이며 화학반응에 의한 산업 공정에 따른 것도 있다.

제철 산업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산업으로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를 생성한다. 원료인 산화철은 산소와의 결합이 단단해서 단순히 철을 녹이는 것만으로는 철을 생산해낼 수 없어 코스크를 이용해서 철을 환원시켜야 한다. 코크스가 타면서 이산화탄소를 대량 배출한다. 전체 산업에서 제철 산업의 이산화탄소 배출의 비중은 24%나 된다.

다음으로 배출 비중이 높은 시멘트 산업은 석회석과 점토 등을 고온으로 가열하여 자갈 모양의 덩어리인 클링커를 만들기 위하여 화석연료를 사용하므로 이산화탄소를 많이 배출한다. 원료인 석회석과의 반응 과정에서 나오기도 한다.

세 번째로 많이 배출하는 석유화학 산업은 원유에서 추출된 나프타로 다양한 석유화학 제품의 원재료를 생산한다. 이 때 나프타에 포함된 탄소 중 25% 정도가 이산화탄소로 배출된다. 석유화학 산업의 주요 산물은 플라스틱, 합성고무, 합성섬유, 페인트, 접착제, 세제, 화장품, 식품, 의약품, 비료, 농약 등 일상생활 속의 다양한 제품의 원료가 된다. 그 외에도 플라스틱 제조업, 제지 산업, 알루미늄 산업 등이 이산화탄소 배출원에 해당된다.

반도체 및 전자제품 제조업 분야는 전력 사용의 상위 업종이다. 인터넷 포털이나 플랫폼 사업을 포함한 정보통신 업체는 눈에 보이는 제품을 생산하지는 않지만 데이터가 오가는 모든 과정에서 전기를 필요로 한다. 구글 검색 한 번에 0.2그램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는 계산도 있다. 데이터 센터는 끊임없이 증설되고 많은 전기를 사용하고 있다. 수백 대의 고성능 컴퓨터를 동원하는 가상화폐 채굴은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린다.

수송과 농업 분야 배출도 적지 않다

수송은 산업부문 다음으로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많다. 자동차 내연기관이 화석연료를 연소시켜 얻은 에너지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한 사람이 같은 거리를 간다고 하면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많은 운송수단은 비행기로 기차의 20, 승용차의 7배라고 한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적은 운송수단은 자전거로 배출량이 ‘0’이다.

농업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도 만만치 않다. 특히 축산업이 배출하는 온실가스의 양이 심각하다. 2018년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가축이 내뿜는 메탄가스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15%를 차지한다고 했다. 축산업을 위해 열대우림 지역을 태울 때 발생하는 블랙카본(탄소검댕)은 온실효과가 매우 큰 물질이다. 벼농사는 전체 온실가스 배출에서 비중이 큰 것은 아니나 수생 재배 과정에서 뿌리와 물, 유기물의 화학변화를 통해 온실가스인 메탄을 생성한다.

풍요로운 현대인의 삶 자체가 문제

지금까지 지구온난화의 원인인 온실가스의 배출원에 대하여 요약하였다. 에너지, 산업(특히 제조업), 수송 및 농업 등을 살펴봤는데 이렇게 보면 마치 개인과 무관한 외부의 거대 경제 주체의 책임으로 보인다. 그러나 온실가스 배출은 결국 개인의 소비를 위한 것이다. ‘탄소 발자국은 개인이 일상생활에서 직접, 간접적으로 발생시키는 온실가스의 총량을 의미한다. 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개인의 탄소발자국을 전기, 가스, 수도 사용량 및 승용차 이용 여부 등에 근거해서 산출하고 생활 속 실천방안을 제시한다.

해외의 wikiHow 사이트는 더 구체적인데 월별 공과금뿐 아니라 거주하는 집(크기와 식구의 수), 식생활(육류 섭취 횟수, 냉동 음식 선호 등), 물 사용(세탁기나 식기 세척기 사용 횟수), 상품 소비(가구, 전자제품, 의류, 기타 물건을 신상품으로 구매하는 횟수), 폐기물 배출(매주 채우는 쓰레기통의 숫자, 재활용하는 비율, 음식물 쓰레기의 경우 퇴비화 여부), 이동 거리(연간 승용차와 항공 이동 거리, 승용차 소유 여부)를 고려한다.

전세계적으로 의··주 생활, 이동과 여행에서 과소비가 늘어났다. 매년 800억 점의 의류가 생산되는데 20년 전에 비해 4배 늘어난 규모다. 패스트 패션의 영향으로 의류 구입은 늘었지만 이용 기간은 짧아졌다. 유럽인들은 매년 1인당 26kg의 의류를 구입하고 11kg을 버린다. 미국은 1인당 매년 35kg을 버린다. 전 세계적으로 생산된 식품의 3분의 1이 손실 또는 폐기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WHO에 따르면 세계 인구의 3분의 119억 명의 성인과 5세 이하 아동 4100만 명이 과체중이거나 비만이다. 미국은 성인의 3분의 2가 과체중이나 비만이다.

주거생활에서 에너지 사용도 크게 늘어났다. 냉장고와 텔레비전 외에 공기청정기, 가습기, 의류관리기 등도 가정 필수품이 되고 있다. 최근 통계에 의하면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세계 에어컨 판매는 연간 1억대 수준에 달했다. 전세계 자동차 생산량도 크게 증가하여 20199300만대(중국 2600만대, 27.6%)에 달했다, 미국 1.1. 독일 1.6, 일본 1.7명 당 1대의 자동차를 보유하고 있고 한국도 2.13명당 1대 수준에 이르렀다.

지구온난화의 원인은 풍요와 편리함을 누리는 현대인의 삶 자체다.

 

김장락 진주기후위기비상행동 공동대표, 경상국립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
김장락 진주기후위기비상행동 공동대표, 경상국립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

<참고문헌>

1. 한귀영 역. 지구 온난화의 모든 것, 사람의 무늬, 2016

2. 조천호. 파란하늘 빨간지구. 동아시아, 2020

3. IPCC AR6 WGI. “Climate change 2021:the physical science basis”. 2021

4. 조효제. 탄소 사회의 종말. 21세기북스, 2021

5. 김재경 역. 2050 거주불능지구. 추수밭, 2020

6. 기상청. “온실가스-기후변화감시용어집 

7. 대한민국정부. 대한민국 2050 탄소중립전략. 2020

8. 박재용. 1.5, 생존을 위한 멈춤, 뿌리와 이파리, 2020

9. 환경부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 “2020 국가온실가스 인벤토리 보고서”. 2020

10. 보도자료. “온실가스 배출량 20182.5% 증가”, 환경부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 2020.9.25.

11. 오대균. “발전부문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 에너지관리공단 기후대책실. 2015

12. 환경경제신문. “식탁과 기후변화의 밀접한 관계”. 2020.12.09.

13. How to Calculate Your Carbon Footprint: 14 Steps (wikiho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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