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와 생물다양성

기후위기가 심각합니다. 봄장마, 여름폭우와 폭염, 가을장마 등 우리가 새롭게 경험하는 날씨로 볼 때 우리나라도 이제 아열대기후에 들어선 것 같습니다. 2년 가까이 겪고 있는 코로나19 상황도 기후위기의 산물입니다. 기후변화가 더 이상 손쓸 수 없는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 급변점)에 가까워졌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와 산업계, 시민들의 노력이 절실합니다.

<단디뉴스>는 ‘기후위기와 대응’을 주제로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기후위기 실태, 원인과 대응 등 기후위기 전반의 이슈를 살펴보고, 진주지역의 각 분야 전문가들과 단체, 기업에서 전개하고 있는 다양한 기후위기 대응 활동을 소개할 계획입니다. 이번 시리즈 연재에서는 과대포장 억제와 용기 재사용, 녹색구매지원센터 활동, 생물 다양성 보전, 농지 잠식 영농형 태양광 규제, 교통 분야 에너지 감축, NO 플라스틱 캠페인, 플라스틱 대체 종이 등을 살펴보려 합니다. 여러분들의 다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 편집자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생물다양성이란?

지구상에는 다양한 생물이 숲, 습지, 바다 등에서 살아가고 있다. 지구에는 1천만에서 1억에 이르는 생물종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우리는 겨우 175만 종 정도만 파악하고 있다. (1차 생물다양성 전망 보고서) 자연 생태계가 균형을 이루고 있어야 자연환경이 오염되지 않고, 모든 생명체가 조화롭게 살 수 있다. 조화로운 환경이 무너지지 않아야 사람도 살 수 있다. 당연한 이야기다. 하지만 기후위기 시대를 만든 인간의 탐욕과 개발은, 다른 생물들은 차치하고 인류의 멸종까지 우려하는 문제를 야기하고 말았다.

생물다양성이란 지구에 사는 모든 동·식물, 그 환경을 구성하는 복잡하고 다양한 생태계를 말한다. 지구상의 생물종의 다양성, 생물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다양성, 생물이 지닌 유전자의 다양성을 총체적으로 지칭한다. 세계 여러 나라는 1993년 생물다양성 보존을 위한 생물다양성 협약(CBD)이 발표된 522일을 생물다양성의 날로 지정해 기념하고 있다.

 

[사진=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
[사진=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

생명의 멸종

멸종은 이 세상에 존재하던 종이 사라지는 것을 말한다. 해양생물 연구자에 따르면 해양생물의 29%는 이미 멸종에 가까워져 있으며, 2050년쯤에는 전 세계 산호초가 절멸하고, 대부분의 식용 해양생물이 사라질 것이라고 한다. WWF지구생명보고서 2020’에 의하면 지구 생태계의 건강척도인 지구 생명지수(LPI)1970년 기준, 평균 68%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적으로 서식지 훼손에 의한 영향이 가장 크다.

7차 생물다양성과학기구(IPBES) 총회에서 채택된 지구평가보고서에 따르면 지구상의 800만 종 이상 동식물 중 100만 종 이상이 멸종위기에 놓여 있다고 한다. 인간의 활동은 땅의 75%, 바다의 66%를 심각하게 변화시켰다. 대량 멸종과 생태계 붕괴를 막기 위해 2030년까지 세계 육지와 해양의 최소 30%, 2050년까지 50%를 보호해야 한다.

양서류는 전체 생물상 중 가장 많은 종이 멸종위기에 처한 종이다. 파충류와 함께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선정한 기후변화로 인해 멸종할 확률이 가장 높은 종이기도 하다. 오염, 서식처의 변화에 민감해 곳곳에서 지표종 역할을 하는 양서류들에게 기후변화로 인한 영향은 생존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친다. 육지와 해양에서 생물종이 풍부한 생태계를 지켜나가는 것은 기후위기 대응과 생물다양성 모두에 효과적이다. 건강한 생태계를 기반으로 한, 생물다양성 보존이 기후위기 시대 중요한 이유이다.

 

기후위기 대응 과정에서 생물다양성은 어떻게 접근되는가?

생물다양성 위기와 기후위기는 본질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기후위기는 가뭄, 홍수, 산불을 통해 자연의 파괴를 가속화하고, 자연의 손실과 지속 불가능한 사용은 다시 기후위기의 원인이 된다. 생물다양성 감소나 멸종위기종의 증가는 서식지 훼손이나 기후위기, 남획 등으로 발생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생물서식지 여건은 지속해서 나빠지고 있다.

바다와 갯벌

우리나라는 갯벌 면적이 2008년부터 2013년까지 2.2km2의 감소 추세를 보이다가 2013~2018년까지는 여의도의 1.8배 면적이 급격하게 감소했다. 바다를 보호하는 최선의 방법은 해양보호구역을 확대하는 것이다. 유럽은 생물다양성 전략으로 육지와 바다의 30%를 보호구역으로 지정하는 그린딜을 발표했다. 국내 갯벌이 흡수하는 이산화탄소 흡수량은 연간 484,506톤으로 20만대 이상의 승용차가 내뿜는 이산화탄소 양과 같다. 우리나라는 최근 갯벌이 탄소저장고로서 역할이 커지자 갯벌복원을 그린뉴딜에 포함하기도 했다. (해양수산부 자료)

현재 바다는 인간이 배출하는 탄소량의 1/4 이상을 빨아들이고 있으며, 지난 50년 동안 지구온난화가 초래한 초과열의 90%를 흡수해 왔다. 이산화탄소를 대량 흡수한 결과, 바다는 해양 산성화 현상을 겪게 되었다. 해양 산성화 현상은 식물성 플랑크톤 성장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그 자체만으로도 0.25도에서 0.5도에 이르는 기온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

세계자원연구소(WRI)는 코로나 19로 경제활동이 위축된 2020년에도 전 세계 열대우림 훼손은 전년보다 12%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구 표면 50% 이상을 뒤덮고 있던 숲이 31%까지 줄어들었다.

산림청이 30년 넘은 산림은 이산화탄소 흡수 능력이 70% 떨어진다며, 오래된 나무를 베어야 한다는 2050 탄소중립 추진전략을 발표했다. 산림 탄소흡수량을 연간 3,400만 톤까지 목표 상향 조정을 한다는 것이다. 탄소중립 추진전략은 시민사회의 문제 제기에 따라 전략을 다시 보완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번 논란의 핵심은 벌목사업 확대를 탄소중립으로 포장한 데 있다.

크고 오래된 나무일수록 이산화탄소 흡수 능력이 뛰어나다. 식물은 시간이 지나도 성장이 계속되고, 이산화탄소를 더 많이 축적한다. 뿌리가 깊고 잎의 총면적이 넓어 에너지를 얻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숲은 800년이 지나도 우수한 탄소흡수원이다. 공기와 물을 정화하고, 영양물질 순환, 생물의 서식처가 되어준다. 오래된 숲은 생물의 원천, 탄소를 저장하여 기후위기시대, 그 대안으로 역할을 한다. (2018, 네이처)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생명다양성을 위한 서식지 보전이 중요

2019년 환경부가 멸종위기 1급 어종인 여울마자 복원을 위해 산청 남강에 치어 1,000마리를 방류했으나 이 사실을 몰랐던 산청군이 골재채취 허가를 해 하천 환경이 오염되었다. 환경부는 멸종위기 담수어류 보전계획에 따라 멸종위기종을 복원하고, 지방자치단체는 하천 개발로 멸종위기종 서식지를 파괴하는 행위가 발생한 것이다. 중요한 것은 멸종위기종의 복원, 방류가 아니라 멸종위기종을 만들지 않는 것이다.

진주시는 희망교~남강댐 자전거도로 건설을 추진했으나 시민사회의 반대로 사업 예정구간을 일부 축소하였다. 이 구간은 수리부엉이, 팔색조, 붉은배매새, 흰꼬리수리, 호사비오리 등 다양한 멸종위기종의 서식지이고, 생태자연도 1등급 지역을 포함하고 있다. 사람의 편의를 위해 멸종위기야생생물이 서식하고 있는 곳에 데크를 깔고, 가로등을 설치해 사람들의 안식처로 만들겠다는 잔인한 발상이다.

생물다양성 보존은 강과 산, 바다에 사는 생명의 가치를 존중하는 일이다. 그 생명들은 인간과 별개가 아니라 촘촘히 연결되어 그들의 삶과 서식처가 지켜질 때 인간의 삶도 이어질 수 있다. 기후위기, 인류의 멸종을 논하는 시점에서 생명들 하나하나의 삶을 지켜줄 때 우리 인간의 멸종도 막을 수 있다.

 

다음 세대가 우리보다 더 나은 삶을 살 것이라고 생각하는가?’에 따른 설문조사 결과.
다음 세대가 우리보다 더 나은 삶을 살 것이라고 생각하는가?’에 따른 설문조사 결과.

위 그림은 국가환경교육센터가 실시한 다음 세대가 우리보다 더 나은 삶을 살 것이라고 생각하는가?’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이다. 우리는, 우리가 살면서 다양한 것들을 당연하게 누린 만큼 우리 후손들도 그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존재 자체가 위협받는 시기에, 후손들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생태민주주의적 전환임을 인식해야 한다.

아름다운 것은 다 제자리에 있다. 그리고 있어야 한다.

 

정은아 (진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참고문헌>

해양수산부, 환경부 공식 블로그

환경운동연합 홈페이지

데이비드 월러스 웰스(김재경 역). [2050 거주불능지구]. 추수밭, 2020

기후위기 대응 시민사회 비전 포럼

프레시안 (http://www.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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