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어송라이터 권나무가 8월 한 달간 라는 타이틀로 진행된 공연 투어의 종착지로 선택한 진주를 찾았다. 작년 12월, 평거동 에서의 공연 이후 8개월 만의 진주 무대다. 이번 투어는 창원, 부산, 제주, 김해, 진주에서 차례로 진행되었다.공연이 시작되고 초반 몇 곡을 노래하는 동안 쉬이 말문을 열지 못하던 그가 공연 중반 이후 담담하고 차분하게 풀어놓은 속내를 정리해 본다. 1.지난주 김해에선 말도 많이 하고, 밝고 즐겁게 공연을 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진주 공연에선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
사람들은 어떤 행위에 대해 의미를 찾으려고 한다.의미가 없는데도 의미를 찾아내었다며 그 행위에 대해 특별하게 생각하기도 한다.혹자는 의미를 찾아낸 것이 아니라 의미를 붙여 주었다고도 한다.모든 것은 상호 작용의 결과이며 작자가 의미를 생각하지 않았다고 해도 작자가 그 행위를 한 순간부터 그것은 자기의 것이 아니기에 받아들이는 자의 마음이라며... 물론 이런 의견에 부분 동의를 한다. 하지만 그렇게 만들어진 온갖 이상한 수식어들의 나열이 가끔은 우습게 여겨지기도 한다.알맹이보다 포장물이 더 화려하게 장식된 우리네 ‘예술’의 현실이다.
지리산은 제주도를 제외한 한반도 남단에서 가장 크고 높은 산입니다. 행정구역으로 삼도봉을 기준으로 경남에는 산청군, 하동군, 함양군을 포함하고 전북은 남원시, 전남은 구례군에 걸쳐 있습니다.지리산은 남쪽 지역 여러 강의 어머니이기도 합니다. 지리산 북쪽으로 흘러내린 물은 엄천강에서 경호강으로, 다시 남강에서 낙동강으로 이어집니다. 남쪽으로 흘러내린 물은 그대로 섬진강이 됩니다.지리산은 지난 1967년 우리나라 1호 국립공원으로 지정됐습니다. 산이 높고 넓은 만큼 자연·인문을 망라해 많은 것을 품고 있습니다. 2박 3일 동안 그 커다
40여 년 가까이 나고 자란 고향 진주를 떠나 거제도에서 살아온지도 20년이 다 되가니 고향살이 절반 세월이 흘렀다. 무슨 피난가듯 무작정 찾아들었던 곳, 참 낯설고 물설었다. 정붙이려 애를 쓰다보니 인력 시장에서 손에 익지 않은 막노동일로 거제섬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주워듣고 본것이 이제 반 거제 사람을 만들었다.해마다 휴가철이면 많은 사람들에게 부대끼지 않는 거제의 절경을 소개해 달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그런 곳이 있다면 나부터 찾아 쉬고 싶다는 퉁을 주면서 바다를 끼고 갯길따라 섬을 한 바퀴 돌아보라고 권한다.제주도보다 크기
노란 달맞이꽃이 환하게 반긴다. 달맞이 옆에는 꽃땡땡이가 하얗게 피었다. 200여 년이 넘은 느티나무가 만든 문을 나왔다. 느티나무보다 더 높은 아파트 숲을 지났다. 도착한 곳은 경남 진주시 초장동 청동기 유적지, 이곳은 현재까지 확인된 청동기 시대 무덤 중에서는 가장 최대 규모라고 한다. 공휴일이 아니더라도 이곳은 한적하다. 아파트 단지에서 진주시내와 집현면 방향으로 가려는 차들이 생생 지나는 차도와 달리 인도와 공원은 조용하다. 불과 몇백m 앞에는 아파트들이 펼쳐져 있다. 삶과 죽음이 이렇게 가까이 있
숨이 턱턱 막힐 만큼 더웠다. 머리에서 흘러나온 땀은 얼굴에 멈출 기세도 없이 그대로 흙바닥에 떨어졌다. 바싹 마른 흙은 내 땀방울을 흔적조차 없이 한껏 빨아들였다. 비가 온다는 일기 예보가 내려진 8월 11일, 이날은 또한 음력 6월 27일이다. 나는 이른 점심을 먹었다. 마치 연애하는 마음인 양 내 사랑을 만나러 가는 설렘에 오후 1시 정각 경남 진주시 하대동 집을 나섰다. 422년 전 오늘을 만나러 떠났다. 그날 진주성은 6만여 군관민이 왜적에 맞서 싸우다 순절한 날이다. 하대동 집을 나서 시내로 향
이런 저런 생각으로 잠이 오지 않는 새벽.옛날 기억을 더듬어 보다가 휴대폰 전화번호부에 들어앉은 200여명의 이름을 한 번씩 훑어본다. 그런데 그 이름들을 둘러봐도 '대체 우리가 친한 적이 있었나?' 하는 이상한 의문만이 자꾸 커져만 간다.함께 할 땐 단짝 친구였던 것 같은데 마치 이름들이 서늘한 거리에 늘어서 있는 것 같은 낯선 기분. 함께 웃고 울고, 애증의 굴레 속에 항상 묶여 있을 것만 같던 그 이름들이 하나도 내 맘 속에서 가까워지지가 않는다. 없으면 죽을 것 같던 이름들도 이젠 아무렇지도 않는 아득한 보통명
기분 좋은 날 좋은 사람과 함께 먹는 맛있는 점심시간음식을 마주하는 자세룰루 [작가 박은정을 말한다] 대학을 다니다가 전공이 맞지 않아 자퇴하고 취업을 위해 취업률이 높은 다른 대학을 다니고 그 대학 관련 전공으로 취업을 했으나, 또 다시 맞지 않는 다는 판단 하에 그만두고 사무직에도 취직했으나 그만두고 내가 진짜 원하는 삶이 무엇일까를 고민했다.어렸을 때 꿈이었던 그림 그리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예술가라는 것을 하면 내가 행복할 것 같았다. 결국 많은 길을 돌아 와서, 조금 늦은 나이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유독
“밥 안 먹어요”다이어트가 아니다. 밥 먹으면 민감한 장이 놀라서 운전대 잡는 1시간 동안 참을 수 없단다. 진주 시내버스를 7년째 운전하고 있는 장길녀 씨(진주시민버스). 운전 중 생리 현상을 예방하는 방법이다. 진주 시내버스 여성 운전기사 1호인 장 씨에게 난폭운전에 대해 물었다. #시내버스는 연중무휴인데 근무시간은?- 오전 근무조가 아침 5시 50분에 시작해서 오후 2~3시까지 시내버스를 운행합니다. 오후조는 오후 1시 30분~3시부터 밤 11시 40분 사이를 운전하고요. 제가 운전하는 350번(구 35번) 버스
국립진주박물관이 광복 70주년을 맞아 청소년(초등학교 5학년~중학교 3학년) 40명을 대상으로 오는 14일 하루동안 보훈캠프를 연다.이번 보훈캠프는 ‘대한독립만세! 그 외침을 찾아서’라는 주제로 청소년들에게 광복의 의미를 되살리고 나라사랑하는 마음을 심어주기 위해 마련됐다.이날 청소년들은 오전 9시 국립진주박물관을 출발해 먼저 진주성 안에 있는 3.1운동 기념비를 둘러보고 옛 진주역 차량정비고를 답사한다.이어 만해 한용운 선생과 지식인들의 항일활동 본거지였던 사천시 다솔사와 유림독립운동의 발상지인 산청군 남사예담촌에 있는 유림독립기
최근 청주에서 나흘간 수돗물 공급이 끊기는 최악의 단수사태가 벌어졌다. 주민들은 폭염에 물 한 모금 제대로 마시지 못했다. 수돗물이 청주시 전역에 정상 공급되는 데만 76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시민 생존의 일차적 요건인 물관리가 얼마나 허술한지 드러난 셈이다.편리한 도시생활에서 시스템 붕괴는 어마어마한 결과를 낳는다.'산촌에서 찾은 또 다른 자본주의'라는 부제를 단 는 돈의 순환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머니자본주의' 경제시스템을 지적한다.글쓴이 모타니 고스케(일본총합연구소 주
지난 7월 25일, 가좌동 에서 광주에서 온 밴드 가 세 번째 진주 공연을 펼쳤다. 이미 지난 두 차례의 공연을 통해 그들의 매력에 푹 빠진 진주의 팬들로 공연장이 채워졌고, 기발한 노래와 퍼포먼스, 멤버들의 재치 있는 입담에 관객들의 유쾌한 웃음소리가 공연 내내 이어졌다. 공연 후, 밴드의 리더 김철휘(왕경태) 씨와 나눈 대화를 정리한다. 1.“가 만들어진 시기는 2011년 1월 즈음이었습니다. 당시 저는 2년 정도 하는 일 없이 놀고 있던 시기였어요. 마침 인터넷 영상을 보고 조금 배워뒀던
오락가락 태풍 소식에 지체할 수 없었다. 더워야 여름이지, 하면서도 너무 덥다는 말을 중얼거리는 주말 오후 연꽃을 보러 나섰다.얼마 전 '천 년의 숲'이라고 불리는 함양 상림숲에서 만난 무수한 연잎을 떠올리며 떠난 곳은 사천 초전공원이다. 사천 사남면으로 가는 길, 낮은 구름이 눈앞에 있다. 쾌청한 한여름날 볼 수 있는 역동적인 여름 구름이 떠있다. 초전공원은 사천사남농공단지와 사천외국인투자지역, 사천일반산업단지 가운데 있다. 몇 안 되는 주민이 사는 곳에 공장이 즐비하게 들어섰고 최근에는 대기업 브랜드
"어느 날인가, 내 저녁때 일찍이 와서 소 찾으러 가꾸마, 이러대. 그런데 소 찾으러 오지도 않고…. 그 질로 가가 안 온다 아이요."이귀순(88) 할머니의 남편 황치영 씨는 경찰지서에서 군에도 안 가고 좋다고 보도연맹에 가입하라고 해서 가입했다가 65년째 돌아오지 않고 있다고 한다. 남편이 집을 나설 때 20대 꽃다운 나이였던 이 할머니는 구순을 바라보는 나이가 됐다.이 할머니만 그런 게 아니다. 지서에서 불러서 집에서 쉬다가, 극장에 회의하러 갔다가, 금방 다녀오겠다고, 별일 있겠느냐고 집을 나선 이들이 끝내 돌
장마도 지나가고 태풍도 무사히 지나가더니 요 며칠 진주 날씨는 불가마가 따로 없다! 습도까지 높으니 조금만 움직여도 온 몸은 땀범벅이다. 이럴 땐 어디 시원한 계곡이나 바다로 향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긴 하지만 진주에선 최고의 자연 에어컨 촉석루가 있으니 그나마 좀 낫다. 오늘 스마트폰 앱을 통해서 진주의 기온을 살펴보니 34℃까지 올라갔다. 진주성 촉석루에 오르니 사람들이 꽤나 많이 자리잡고 있다. 역시 남강에서 불어오는 자연풍이 최고의 선물이다. 저마다 아이들은 시원하니 열심히 누각 위를 뛰어다니고 한쪽에선 음악 들으며 독서
■맛있는 합천, 주변 맛집1. 부자돼지 - 꽈배기 통삼겹살두께가 1cm가 넘는 삼겹살을 불판에 얹어준다. 이 집만의 비법으로 숙성시켜 칼집을 낸 고기로 한 덩어리가 거의 1인분 150g이다. 익기 시작하면 고기를 먹기 좋게 자르는데 잘라놓고 보니 마치 아이들이 잘 먹는 ‘꿀꽈배기’ 과자 모양이다. 그제야 ‘꽈배기 통삼겹살’이 이해된다. 먹어보니 부드럽고 쫄깃하다. 따로 소금이나 장을 찍지 않아도 간간하다. 가격은 1인분 8000원이다. 고기 먹고 난 뒤 먹는 된장찌개도 재래식 된장과 고추장을 넣어 만든 것으로 얼큰하면
■노는 물이 다르다- 황강 물놀이 ‘옐로우리버비치’합천군 황강은 아직 강다웠다. 개발되지 않고 자연스러웠다는 말이다. 물은 바닥이 보일 정도로 맑았고 은빛 백사장은 맨발로 다니기에 좋을 만큼 곱고 부드러웠다. 황강 물은 여느 강물보다 차가웠다. 무심코 물속에 발을 넣다가는 깜짝 놀란다. 발이 시리다 싶을 정도이다. 수심 깊은 곳에서 뽑아내는 물이라는 게 그 이유이다.여름축제에는 역시 더위를 식힐 수 있는 물이 있어야 한다. 바다든 강이든…. 합천군에서는 황강을 이용한 워터파크 ‘옐로우리버비치’를 조성해 놓고 있다.
자유학기제란 중학교 교육과정 중 한 학기 동안 학생들이 시험부담에서 벗어나 꿈과 끼를 찾을 수 있도록 수업 운영을 토론, 실습 등 학생 참여형으로 개선하고 진로탐색 활동 등 다양한 체험 활동이 가능하도록 교육과정을 유연하게 운영하는 제도를 말한다.간단히 말하면 중학교 3학년 과정 중 한 학기를 시험도 없이 오후 수업시간은 기존의 교실 수업이 아닌 다양한 학생참여형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이다.아마도 학생들은 시험이 없다는 것 하나만으로 쌍수를 들어 환영할 것이다. 이 자유학기제가 올해부터는 진주에서도 몇몇 학교를 제외하고 전체 중학교
신생 출판사 가 드디어 첫책을 냈다. 등단 30주년을 맞은 박남준(58) 시인의 일곱번째 시집 가 그것이다. 는 경남 진주에서 30년 동안 진주지역 ‘토박이 책방’으로 자리 잡고 있는 에서 올해 초 만든 출판브랜드이다. 진주문고 ‘책방 살림’도 30년, 박 시인이 ‘시 살림’을 차린 지도 30년인가 보다. 세상에 나와 한뜻으로 걸어온 걸로 치면 이래저래 둘은 갑장이라 해도 좋겠다.의 첫출발은 아주 좋다. 박 시인의 시집 가 출간 이전에 2015년 한국출판문화산업진
7이 두 번 겹친 행운 가득한 7월의 어느 날, 한국에 짙은 장마가 시작되었을 때 나는 친구와 함께 도쿄로 넘어갔다. 어쩜 날짜도 그리 잘 맞췄는지, 우리는 우스갯소리로 입국심사에서 일본에 왜 왔냐고 물어보면 ‘장마를 피하기 위해서’라고 대답하자고 했다.둘 다 일본에 온 건 처음이고, 나는 친구랑 둘이서 멀리 떠난 여행은 처음이라 온 몸의 세포 하나하나가 호기심으로 가득 찬 상태였다. ‘푹- 쉬는 여행’을 지향했던 우리에게, 첫날 시부야에서 보낸 저녁은 아주 강렬했다. 둘째 날은 조용한 거리를 걸었고 셋째 날은 온천에서 피로를 녹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