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격주로 여행 관련 기사를 쓰고 있다)이 어쩌다 일이 되고 보니 여행의 맛을 잊은 지 오래다.누군가는 일탈을 위해 혹은 비우려고 여행을 떠난다지만 나에게 여행은 일의 연장이요, 시작부터 머릿속이 복잡하다.여행지 선택에서부터 상당히 전략적이다. 기껏 떠난 곳이 애초 생각과 맞지 않았을 때의 좌절이란. 마감의 압박으로 머리가 지끈거린다. 감상은 딴 세상 이야기다. 카메라 렌즈를 이리저리 들이대며 가장 괜찮은 풍경을 프레임에 담아내려고 오감을 모은다. 시시각각 떠오르는 기사의 첫 줄을 입속으로 중얼거리며 부
더위에 숨넘어간다. 땀에 젖은 옷을 입고 일할 때면 시원한 바다와 계곡이 나도 몰래 떠오른다. 도심에서 멀리 가지 않아도 마음마저 시원하게 씻어주는 풍경을 만나러 집을 나섰다.진주에서 사천으로 가는 길 경상대학교 가좌캠퍼스를 지나 정촌면 예하리 예하 교차로에서 왼쪽으로 들어가면 강주연못이 나온다. 강주는 진주의 옛 지명이다. 고려 태조 23년인 940년 강주(康州)를 진주로 개칭해 현재에 이른다. 이곳 강주 연못은 군대가 머물렀는데 강주 진영(陣營)이 있던 자리다. 강주 연못은 정확하게 언제 축조되었는지 알 수 없다. 강주라는 지명
[어쩌면 좋아] 작사/곡 우주히피 (한국인)혼자 몰래 나를 보고 있었나요알 수 없는 그대 맘을 열어봐요다시 내 이름을 불러줘요비밀을 알고 싶다면 또 불러봐요내 손을 잡아주세요오래 숨겨둔 그 맘을 들켜줘요그대는 나는 우리는 어쩜 좋아요그냥 하는 말 아냐그대는 나는 우린 어쩌면 좋아이제 나도 설레요내 맘대로 그댈 믿어도 될까요다음번엔 모두 말해줄 건가요다시 날 불러 세워줘요바로 알아챌 수 있게 손들어봐요어떤 말이 더 필요한가요눈에 보이는 그대로 믿어요그대는 나는 우리는 어쩜 좋아요그냥 하는 말 아냐그대는 나는 우린 어쩌면 좋아내 이름을
진주 동명중, 고등학교의 등굣길 풍경이다. 학교 후문쪽은 비가 오는 날이면 좁은 외길이 학생들을 데려다 주는 부모들의 승용차와 등교하는 학생들로 틈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복잡해진다. 가끔씩 접촉사고와 학생들이 다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진주 동명중학교와 고등학교는 거의 2천여명의 학생들이 매일 등하교를 한다. 정문쪽은 그나마 2차선 도로로 되어 있어 그렇게 위험해 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 역시도 수많은 학생들이 날마다 등학교를 하는 길임에도 인도가 없다. 충분히 인도를 만들 수 있는 도로 폭임에도 왠일인지 그동안 아무런 변화가
마흔다섯, 죽음을 선택한 그에게 같은 나이인 나는 묻고 싶었다. 모진 고문 속에 천주교를 버리고 목숨을 구걸하라는 종교 배반과 알고 있는 천주교 신자를 털어놓으면 목숨을 구할 수 있다는 배신을 마다하고 기꺼이 죽음을 맞았는지 알고 싶었다. 더구나 고려 말 충신으로 이름 드높은 정온의 18대손 후손으로 나라에서 금지한 서학(천주교)을 받아들였는지 궁금했다. 그는 정찬문 안토니오다. 그는 성인의 바로 아래 단계인 복자로 2014년 우리나라를 찾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시복식에서 선포되었다. 후덥지근한 11일, 아침을 먹기 바쁘게 부랴부랴
올해 초 백일기도로 왕이 된 조선 시대 인조의 흔적이 머문 경남 진주 성전암으로 가는 길에 ‘평촌리 은헌고택’을 지났다. 다음 기회에 하면서 미룬 게 여러 달이 가버렸다. 마치 빌려준 돈을 꼭 찾을 요량처럼 6월 23일은 점심을 먹기 부리나케 길을 나섰다. 진주에서 창원 마산으로 향하는 진마대로 이반성 교차로에서 빠져 이반성면 소재지가 나온다. 면 소재지를 지나 좀 더 올라가면 옛 평촌역이 나오는 삼거리를 지나면 은헌고택이 있는 중도마을이 나온다. 개망초가 하얗게 무리 지어 핀 길을 지나자 고택으로 가지 않고 오른편으로 나도 모르게
“아빠 휴대폰 좀 가져다줘~”3주 전 화장실에서 볼일 보는 중에 급하게 아이를 찾았다. 참가비 무료에 선착순 마감이라 적힌 경남도민일보 기자와 독자의 만남 이벤트 알림이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진주지역 경남 최초를 찾아서’라는 주제였다. 문자로 참가 신청을 했다. 그리고 새신랑처럼 6월 18일을 첫날밤처럼 기다렸다. 6월 18일 30여 명의 참가자와 함께 진주시 문산읍에 있는 문산성당을 먼저 찾았다. 문산시장 근처에 버스는 멈추고 50m가량 골목길을 지나자 한적한 기와집 뒤로 뾰족한 고딕 건물이 나오는 데 바로 문산성당이다. 문산
대한민국의 대부분 학생들은 학교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다. 고등학생들의 경우 9시간에서 길게는 13시간까지 학교에서 산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학교에 왜 갈까? 물론 공부 때문이라고 답할 것이다. 그런데 학교에서 학생들의 모습을 지켜보면 ‘학교에 잠 자러 오나?’라는 농담을 던질 정도로 수업시간이나 자율학습시간에 잠 자는 학생들을 흔하게 볼 수 있다.우리나라의 청소년들은 10명 중 7~9명이 수면 부족이라고 한다. 공부만 시키는 학교에서 공부가 싫은 학생들, 또는 수업시간 도통 이해가 되질 않고 몰라서 어쩔 수 없이 잠을 청하는
매일 아침이면 학생들은 학교로 향한다. 걸어서 등교를 하거나 자전거를 이용하는 학생들은 학교 가는 길이 그렇게 큰 불편이 없을 것 같다.그런데 대부분의 많은 학생들은 시내버스를 이용하여 등교를 한다. 사실 현실적으로 다른 교통수단이 없다. 그렇다 보니 아침마다 등교전쟁이 벌어진다. 정해진 등하교 시간에 학생들이 몰릴 수 밖에 없고 학교가 몰려 있는 노선 같은 경우엔 버스를 타기가 엄두가 나지 않을 정도로 등굣길이 힘들다는 학생들의 불만이 많다. 매일 만원버스를 타고 등교를 하는 학생들의 얘기를 들어 보았다
남해바래길을 4코스까지 걷고 나니 문득 정해진 길을 벗어나고 싶었다. 그래서 선택한 코스가 설천해안도로다. 하동에서 남해대교를 지나면 보통은 19번 국도를 타고 남해읍 쪽으로 향한다. 대신 좌회전해 설천면 바닷가를 따라 에도는 길이 설천해안도로다. 이 도로도 완전히 바다와 붙어 있지는 않다. 바닷가를 따라 마을과 마을을 연결하는 도로들이 또 있다. 이 길을 따르면 오른편으로는 완만한 경사의 다랑논이, 왼편으로는 굽이굽이 갯벌이 펼쳐진다.◇남해대교와 노량하동군 금남면 노량리에서 남해군 설천면 노량리를 본다. 매번 남해섬을 다니면서 한
어디에 쓰는 물건일까? 버스 안을 세심히 둘러보면 눈에 띄는 물건 하나가 있다. 바로 빨간 망치다. 자그마한 빨간 망치로 장난감 같은 느낌을 주지만 버스에는 반드시 비치해야 할 가장 중요한 안전장비중 하나다.망치 아래에는 "화재나 교통사고 시 창문을 부수고 신속히 탈출하시기 바랍니다" 라는 식의 문구가 써 있다. 비상탈출망치는 화재나 침수 등 사고로 승객들이 긴급한 탈출을 요하는 경우, 유리창을 깰 수 있도록 버스내부에 비치된 도구다. 실제로 국토교통부령에서 규정한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 제30조에 따르
[하루] 작사/ 곡 서찬우안녕 오늘 하루는 어떻게 보냈니아무 일도 없는 듯 사람들을 만나고 웃으며 보냈니이젠 너의 하루엔 내 자리는 없는 거니나는 매일매일을 너의 흔적 때문에 너무 힘들게 보내함께 듣던 노래가 이렇게 흘러나오면눈을 감아도 가슴에 맺힌 네 모습이 또 생각나하루하루 지내다보면 잊어질 줄 알았는데혼자 밥을 먹어도 혼자 TV를 봐도 습관처럼 널 찾아하루하루 보내다보면 무뎌질 줄 알았는데아직 나의 하루엔 여전히 너의 흔적들만이함께 걷던 거리를 이렇게 홀로 걷다 보면웃고 있던 두 눈에 맺힌 네 모습이 또 떠올라하루하루 지내다
스누피 우유를 아는가?일반적인 우유팩에 귀여운 스누피 캐릭터가 새겨진 우유다. 최근 G모 편의점에서 독점 판매하는 이 스누피 우유가 학생들 사이에 큰 인기 아닌 인기를 끌고 우리 사회에서 논란의 주인공이 되고 있다. 바로 카페인 함량 때문이다. 이 스누피 시리즈 중에서 스누피 커피우유 500ml 안에 무려 237mg이라는 카페인이 함유되어 있다는 것이다. 스누피 커피우유는, 바로 이러한 어마어마한 카페인 함량 때문에 유명세를 타고 있다. 237mg이라는 카페인은 대표적인 에너지드링크로 알려진 핫식스의 4배를 넘어 선다.
바다에 난데없이 쫓고 쫓기는 각축전이 벌어졌다. 커다란 개구리 한 마리가 난바다에서 거제 북쪽을 돌아 뭍을 향해 죽자하고 펄떡펄떡 뛰어 도망을 친다. 그 뒤로 만 발이나 되는 이무기가 개구리를 잡아먹으려고 쫓는데 아가리에 들듯 말듯 헛입질이 간당간당한다. 바다에서 개구리나 뱀이 어떻게 살 수 있냐고 따지지 말자 어차피 옛날 이바구니까.이들이 유호 마을 앞바다에 다달았을때 기어코 이무기가 개구리를 덮쳤겄다. 똬리를 틀어 옴짝달싹 못하게 휘감고는 시뻘건 아가리를 쩍 벌리고 한 입에 삼키려 드는구나. 이 때 옆에 있던 학섬이 지진이라도
'엄마가 바뀌어야 아이가 바뀐다'? 그래서 엄마들이 모여서 책을 읽고 책을 만들기도 한다. 마하어린이도서관(관장 이주연)이 6월부터 제11기 엄마독서학교을 운영한다.‘11기 엄마독서학교’는 도서관과 자녀교육에 관심 있는 일반 시민을 위한 전문 강좌이다. 이번 기수는 특별히 강아지똥 출판 20주년을 맞아 정승각 그림책 작가를 초청한다. 뿐만 아니라 서천석 소아정신과 의사와 함께 팟 캐스트를 운영한 김지은 문학평론가도 강의를 한다. 이번 11기 엄마독서학교는 도서관친구들이 후원하며 사단법인MCF에서 주최, 마하어린이도서관
아주 가끔, 옛날 친구들이 보고 싶을 때가 있다. 하지만 지금처럼 인터넷이 발달하지 않았던 어린 날이었기에 그 친구들이 어디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는지 소식을 알 길이 없다.같은 지역에 살고 있는데 못 만난 건지, 아니면 아주 멀리 가 버린 건지 요즘 유행하는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을 찾아보아도 그 모습을 도무지 찾을 수가 없다.약간의 안면 인식 장애 증상을 가진 나로서는 너무 많은 세월이 흘러 친구들 모습을 모르는 것일지도 모른다.이상하게도 어린 시절 내가 친했던 친구들은 대부분 다른 지역으로 떠나고 없는데, 소식 한 번 들려
봄이 제철인 식재료는 맛과 향이 강렬한 게 많다. 멍게·미더덕이 그렇고 미나리·쑥·냉이 등 채소류도 그렇다.물속이든 땅속이든 긴긴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버티느라 그만큼 주변의 기운을 많이 빨아들였기 때문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이번 달 주인공은 멍게다. 우리나라 전체 생산 물량의 70%가 통영과 거제, 즉 경남에서 나는 멍게.멍게는 날것 그대로 먹거나 젓갈로 즐기는 게 보통이다. 전문 식당에나 가야 멍게비빔밥 정도를 먹는 것 같은데 이 또한 아쉬움이 많다.제대로 하는 곳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멍게비빔밥으로 유명한 거제의 한 식
리처드 글랫저의 는 '나이듦'과 '비움'에 관한 영화이다. 알츠하이머가 가져다 주는 '상실'의 가혹함을 보여준다. 는 미국의 신경과학자 리사 제노바의 처녀작을 원작으로 한다. 그녀는 자신의 연구와 환자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글을 진솔하게 풀어낸다. 그리고 줄리안 무어는 에서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언어학과 교수를 연기하여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거머쥔다. 의 주인공 앨리스는 컬럼비아 대학 언어학과의 저명한 교수이
[책임] 작사/ 곡 구채민내 잘못이야 그걸 왜 몰라눈물이 마르지 않는 건 다 나 때문이야네가 이렇게 아파하는 건 다 나 때문이야내 잘못이야 아직도 왜 몰라숨쉬기조차 힘든 건 다 나 때문이야차가운 그곳에 네가 오른 건 다 나 때문이야내 잘못이야 그걸 왜 몰라제발 이젠 그만둬 다 나 때문이야도망가지 마 숨지도 마 다 나 때문이야네가 이렇게 아파하는 건 다 나 때문이야차가운 그곳에 네가 오른 건 다 나 때문이야 싱어송라이터 구채민이 1집 쇼케이스를 펼쳤다. 지난 3월, 싱글 '어슴푸레'가 온라인 음원 사이트에 공개된 데 이
5월 나흘 연휴 동안 열심히 일한 나를 위해 가볍게 길을 나섰다. 벼랑이 병풍처럼 남강을 에워싸는 봉우리가 일곱 개라는 칠봉산을 5월 9일 찾았다. 산을 본 적은 무수히 많다. 정작 칠봉산에 오른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진주 시내에서 초등학교가 아닌 국민학교를 다닌 이들이라면 누구나 소풍 장소로 한 번도 빠지지 않았다. ‘굴바구’, ‘굴바위’라고도 부른 산 아래 모래밭에서 놀았지만, 산에 올라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나에게는 큰 바위의 산이었다. 진주시 하대동 집을 나서 평거동 희망교를 지나 내동면 독산리 휴먼빌 아파트 정문 앞을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