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기록단 인터뷰] 베이스워터 커피컴퍼니

[편집자 주] 진주지역 청년들(진주중앙유등시장 청년기록단)이 지난해 12월부터 1월말까지 진주중앙시장 상인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 작은 책자를 펴냈다. 책자 이름은 ‘시장, 추억을 쌓다’이다. 총 8편의 기록을 단디뉴스가 기사화한다. 젊은 청년들의 눈에 중앙시장은 어떻게 비춰졌을까?

 

▲ 청춘다락, 베이스워터 컴퍼니(사진 = 배지우)

진주 시내 쪽에서 중앙시장 입구로 들어서면, 갓 찐 만두 냄새가 가장 먼저 반긴다. 이후 다채로운 모습을 갖춘 상인과 그들이 파는 형형색색의 과일, 파라솔이 시선을 집중시킨다. 이내 튀김 냄새가 코를 자극하고 튀김집 사이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마주하는 ‘청춘 다락’이 궁금증을 자아낸다. 여긴 어딜까. 수동 문을 낑낑대며 열고선 아메리카노를 만들고 있는 커피집 사장님을 만나 대화를 나눠본다.

“저는 어릴 때부터 커피를 했어요. 이 가게를 오픈할 때 내 모토가 그러했어요. 커피가게에 알맞은 좀 좋은 재료를 써서, 사람들이 이 돈 주고 먹었을 때 억울함이 없는 가게. 물론 커피를 만드는 사람들의 실력이나 경력도 중요하겠지만, 원재료가 가장 중요하잖아요. 천차만별이거든요. 그래서 아메리카노 3500원이면, 3500원의 값어치를 할 수 있는 가게가 되자고 생각한 거예요.”

- 어릴 때부터 커피를 다루셨다고요?

“네. 군대 제대하고 23살부터 하다가 중간에 회사를 잠깐 갔다가 그만두고 다시 시작했죠. 내 가게를 갖고 싶었어요. 군대 제대하고 아르바이트 할 때, 당시만 해도 시급이 되게 적었거든요. 돈을 아무리 모아도 개인 가게를 못 가지는 거예요. 그래서 역시 그냥 회사를 다녀야겠다. 남들 사는 것과 똑같이라고 생각했어요. 근데 회사를 다니다 보니까 하고 싶은 게 있으니 계속 아른거리는 거예요. 그래서 회사를 나오게 됐어요”

 

▲ 청춘다락, 베이스워터 컴퍼니(사진 = 배지우)

- 많은 일 중 커피가게를 하시고 싶은 이유가 있을까요?

“이유가 있나요? 이게 딱 맞았어요. 군대 제대하고 하고 싶은 일을 찾으려고 아르바이트를 여러 개 했어요. 주유소, 옷 가게, 편의점, 술집. 백화점에서 옷도 팔아보고 그랬어요. 그러다 커피숍에서 일을 하게 됐는데, 너무 재밌는 거예요. 그래서 아 이거구나 하고 생각하게 되었죠. 복이죠. 지금은 거의 휴일 없이 2년 가까이하고 있거든요. 근데 회사 다닐 때처럼 아침에 일어나기 싫고 그런 게 전혀 없어요. 이러면 된 거예요. 돈은 두 번째 문제죠. 다른 친구들이나 내 또래 친구들은 다 회사 다니고 있지만, 만날 불평불만이에요. 근데 나는 그런 게 전혀 없어요. 복이죠”

- 이 가게의 이름을 알게 됐을 때 왜 베이스워터커피 컴퍼니인지 궁금했어요.

“별 뜻 없어요. 미니 쿠퍼라고.. 알죠? 어릴 때부터 그거 타고 커피 가게하는 게 꿈이었어요. 그 두 개만 하면 됐어요. 그래서 회사 다니면서 미니쿠퍼를 샀어요 그 에디션 이름이 베이스워터예요. 베이스워터라는 게 물을 기본으로 삼는다는 거고, 커피집은 물이 가득하잖아요. 그래서 이걸로 가게 이름으로 정했죠. 컴퍼니를 넣은 이유는 나중에 여기서 나가 매장을 차렸을 때, 거기서는 로스팅 기계를 갖다 놓고 납품도 같이 할 거기 때문에 크게 보고 컴퍼니라는 이름을 달아놓은 거예요.”

- 현재 청춘다락 상점 가운데 두 곳만이 남았어요

“아유. 하다가 안돼서 나가는 건 다른 사람이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그래서 난 이게 어느 정도 당연한 것 같아요. 밖에서도 개인이 가게를 오픈하면, 10개 중에서 8개 망하거든요. 근데 청춘다락도 이제 2곳의 점포가 남았잖아요. 내가 보기에는 처음에 충분히 홍보가 되어서 사람이 많이 왔어요. 이 상권에 말도 안 되는 수의 손님이 찾아온 거죠. 대부분 경험이 없어서 그런가 모르겠는데, 장사라는 게 꾸준하게 될 때도 있고 안 될 때도 있는 거잖아요. 그래서 좀 참았으면 싶었는데, 떠났어요. 좀 아쉽죠”

- 많은 상인들이 빠졌는데, 지금 어떻게 지내는지 연락은 하나요?

“연락하는 친구도 있고 안 하는 친구도 있는데 밖에서 아이템 바꿔서 장사하는 친구도 있고 공무원 준비하는 친구도 있고 취직 준비하는 친구도 있고 그래요. 자기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찾아보다가 장사를 했는데, 아니다 싶어서 나간거죠. 나가서 자기 하고 싶은 일을 찾으면 된다고 봐요”

 

▲ 청춘다락, 베이스워터 컴퍼니(사진 = 배지우)

- 새로 생긴 비단길 청년몰, 어떻게 생각하나요?

“비단길 청년몰이 잘못되길 바라는 거는 없어요. 아쉬운 건 저 곳을 준비할 때 여기 가게가 몇 개 비어있었단 말이에요. 이왕 할 거 컨텐츠가 되고, 볼거리도 생기게 이곳하고 연결해서 했으면 했는데, 그러지 못했어요. 사업단과 의견조율이 잘 안됐거든요. 아쉽죠. 비단길 청년몰에 들어온 친구들한테 경쟁심을 느끼고 이런 건 전혀 없고요. 내가 불만이 있는 건 사업단이랑 시청이에요”

- 사장님에게 청춘 다락이란?

“일단 여기 와서 단골을 많이 만들었어요. 내 커피가 무조건 맛있다고 할 수는 없지만 단골들이 원두 배송해주세요 하는 걸 보면. 나름 괜찮은가 봐요. 단골도 만들었고, 브랜드 이미지도 조금 쌓였죠. 이런 거는 시청의 도움을 받은 거예요. 왜냐면 홍보를 많이 해줬으니까.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먹어볼 수 있었잖아요. 이곳은 시작점 같은 거죠. 내 브랜드가 진주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여기서 처음 가게를 가졌으니까요”

- 망설이면서도 청년 상인을 꿈꾸는 친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자기가 어떤 일을 하고 싶으면 그 밑에서 2년은 일해보고 창업해야 돼요. 그래서 나는 일할 곳을 찾아다녔거든요. 찾다가 만약 내가 파스타 쪽 레스토랑을 하고 싶으면 그 지역에서 이름 있는 레스토랑에서 일을 해보면서 그 시장을 알아야 해요. 내가 장사하면서 그런 게 안 되는 순간도 있었지만요”

- 안 되는 순간이요?

“개인가게는 처음부터 잘 될 수가 없어요. 프랜차이즈를 차리지 않는 이상은. 한 6개월 정도는 장사가 진짜 안 돼요. 홍보를 하더라도. 안 되니까 오픈시간 마감시간을 어기게 되죠. 어차피 손님이 안 오니까. 그러면 안 돼요. 오든 안 오든 시간을 지키고. 처음할 때 파이팅 넘치던 모습을 유지해야 해요. 음. 한마디로 말해서 깡다구가 있어야 돼요. 남들이 ‘안 된다 했잖아’ 그래도 자부심 가지고 ‘야 좀만 기다려 된다. 나 너보다 돈 더 많이 벌어볼게’ 집념이 좀 강해야 해요”

- 앞으로의 계획은?

“계획은 나중에 매장을 크게 할 거라는 거예요. 계획이 그래요. 이전에 창원에서 회사를 다녔거든요. 창원 가게들을 가보면 내가 먹어도 맛있는 데가 있어요. 근데 진주는 창원만한 곳이 한 군데도 없었어요. 그래서 제 목표인데 진주하면 딱 여기라고 사람들이 떠올리는 곳이 되고 싶어요. 왜 이런 생각이 들었냐면, 예전에 인터뷰를 할 때 로스팅을 한다고 하니까 누가 댓글을 달았는데, ‘어디 커피숍 사장님이 보시면 콧방귀 뀌시겠네?’ 이러는 거에요. 그래서 악에 받혔다고 해야 하나. 솔직히 그때 좀 마음이 상했어요. 그래서 두고보자는 마음이 생겼어요. 그런데 잘 될 지는 모르겠어요”

정리 - 김순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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