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기록단 인터뷰] 로드카우 강동현, 핫덕후 서정현 씨, 고량진미 이학원

[편집자 주] 진주지역 청년들(진주중앙유등시장 청년기록단)이 지난해 12월부터 1월말까지 진주중앙시장 상인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 작은 책자를 펴냈다. 책자 이름은 ‘시장, 추억을 쌓다’이다. 총 8편의 기록을 단디뉴스가 기사화한다. 젊은 청년들의 눈에 중앙시장은 어떻게 비춰졌을까?

 

▲ 중앙시장 비단길 청년몰 청년상인 3명(사진 = 이기훈)

“우리는 파이팅하는 이미지”. <로드 카우> 강동현 씨

-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푸드트럭을 하다가 청년몰에 스테이크로 지원해 들어온 로드 카우 대표 강동현입니다.

- 장사 시작한 지는 얼마나 되셨나요?

장사를 시작한 지는 트럭까지 치면 거의 2년 반에서 3년입니다.

- 푸드트럭 시작하신 계기가 있나요?

원래 회사를 다니다가 여자친구와 서울에 놀러가게 되었는데 푸드트럭이 활성화돼 있더라고요. 그런데 그 당시 진주를 포함한 경남지역은 푸드 트럭이 활성화되지 않았었어요. 그래서 이걸 해볼까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회사만 다니다가 내가 언제 저런 걸 해보겠나 싶어서 회사생활을 접고 트럭 5대를 운영했었습니다. 푸드 트럭을 하며 가장 힘들었던 점은 사람들의 인식이 좋지 않다는 것이었어요. 허가도 안 낸 사람들이 손님만 뺏어간다는 인식이 있었거든요. 그래도 푸드 트럭이 집 앞으로 찾아가면 ‘집 앞에 왔으니까 하나 사먹어야지’ 하는 생각을 하는 분들이 있어 다행이었습니다.

- 기억에 남는 손님이나 상황이 있다면요?

많아요. 저 같은 경우는 진주를 중심으로 푸드트럭을 운영하다 밀양이나 고성 같은 곳에서도 전화가 와서 찾아가곤 했는데, 한 날은 아파트 앞에 경비가 저희들을 쫓아내려고 하는 거예요. 그런데 줄을 서 있던 아파트 아주머니들 50여명 정도가 쫓아내지 마라 말린 적이 있습니다. 또 다른 분들은 자기 집 앞으로 와서 장사하라고 한 적도 있고, 마당으로 초대해서 그 곳에서 장사한 적도 있습니다.

- 푸드트럭 5대는 어떻게 운영하셨나요?

푸드트럭을 보유하고 있다고 하기보다 푸드트럭 하고 싶다 하시는 분들한테 다른 지역 호점을 내 준거죠. 진주가 1호점이라고 하면 2호점도 있고, 제주도에도 있었고, 그런데 유행이 지나니까 푸드트럭을 또 안 찾더라고요. 트럭 제지가 많아서 허가해준다고 했다가도 안 해주더라고요. 그래서 청년몰 들어오면서 다 처분을 했습니다.

▲ 로드카우 강동현 씨(사진=이기훈)

- 푸드트럭에서 시장으로 어떻게 들어오게 되었나요?

일단은 지원 자체가 좋았고 처음엔 다시 회사를 들어갈까 했는데 이때까지 해온 것이 아쉬웠기 때문에 재기를 생각했습니다. 시청에서 브랜드 교육 등 교육이란 교육은 다 받았습니다. 이런 것까지 받아야 되나 싶을 정도로 교육을 받았죠. 교육이 끝나고 이게 되니 안 되니 말들이 많아서 두세 달을 끌었거든요. 그래서 중간에 나가신 분들도 있습니다.

- 기대했던 것과 현실의 차이를 느끼나요?

저는 아예 안 될 거라 생각했는데 찾아오시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더라고요. 아직 1달도 안됐는데 힘 빠지고 그런 건 없었어요. 저는 파이팅 하는 그런 캐릭터라서.

- 비단길 청년몰 상인들끼리의 단합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아. 저희는 단합이 잘 되고 있습니다. 오늘 밥이나 술이나 먹자고 하면 너나할 거 없이 다 모이고. 동생들도 형님 잘 따라주고 저도 형들을 잘 따르고 합니다. 아무래도 간절하니까 단합이 잘되는 것 같아요. 사이 나쁘고 그런 것이 없으니까 잘 되는 것 같습니다.

- 가게 이름은 어떻게 지었나요?

길거리에서 스테이크를 파니까 단순하게 길과 소를 뜻하는 영어단어 ‘road’와 ‘cow’를 조합해 정했습니다. 그래도 엄청 고민해서 지은 상호입니다. 사람들에게 쉽게 각인되도록 단순하고 외우기 쉽게 지은 겁니다.

- 가게 추천 메뉴가 있으시다면?

저는 불초밥을 추천 합니다. 소스도 제가 직접 다 만들고 있거든요.

- 메뉴에 특별히 중점을 두는 부분은 어떤 것인가요?

저는 음식을 만들 때 '소스'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제가 워낙 소스를 좋아하다 보니까 딱 먹었을 때 맛이 기억날 수 있게 소스를 직접 만들고 있습니다.

-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체인점 해보니까 좋은 것이 아니더라고요. 저는 이 가게를 기반으로 크게 장사를 하고 싶어요. 최종 목표는 스테이크뿐만 아니라 소의 여러 부위를 취급하는 ‘로드 카우’라는 이름의 소고기 집을 차리고 싶어요. 손님들이 오셨을 때 부위별로 '이 부분은 구워 먹기 좋고 이런 부분은 스테이크로 먹기 좋다. 또 이런 부분은 회로 먹기 좋다' 이런 설명을 하면서 코스요리를 대접하고 싶은 게 제 목표죠. 분위기도 있어 더욱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고깃집을 차리고 싶습니다.

- 새해 목표나 소망을 말해주세요.

상호 로드 카우가 푸드 트럭이 아닌 중앙시장에서 다시 자리 잡아 시작하고 있다는 것을 사람들이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이제 제가 손님들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손님들이 저한테 찾아왔으면 하는 바람이죠.

- 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기존의 상인 분들과의 소통에 관련해서는 솔직히 나이 차가 많이 나다보니 다가가기가 힘들었던 점이 있었어요. 그래도 얼마 전에 개업했다고 떡도 돌리고 인사도 하고 노력하는 중이에요. 저희가 손자뻘이 되다보니까 어른들의 말을 잘 새겨 들어야하지 않을까요. 아무래도 상인 분들 중에는 청년몰이 새로 들어온 것을 좋아하시는 분도 계시지만 별로 달가워하지 않으시는 분들도 계신 것 같아요. 그러니까 저희가 청소도 인사도 열심히 해야죠. 앞으로 저희 청년몰 협동조합에서 지역의 복지센터 같은 곳에 봉사활동를 나가, 저희 존재와 함께 지역에 좋은 일도 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어요. 보다 성숙하게 다가가는 거죠. 전국의 청년몰 가운데 90퍼센트는 망한다는데, 그건 개인적인 행동 때문에 그런 것 같아요. 그래서 저희는 단합해서 단체 활동을 한 번 해보자는 생각입니다. 이런 활동으로 시장 상인 분들도 저희에 대한 생각이 바뀌지 않을까요.

 

“안 해보고 포기하는 것을 싫어해요” <핫덕후>, 서정현 씨

-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진주 비단길 청년몰에 들어오게 된 핫덕후 대표 서정현입니다. 장사 시작한지 1년 반 정도 됐는데 비단길 들어오기 전에 1년 정도 경상대 후문 쪽 포장마차에서 장사를 하다가 사정이 생겨 청년몰에 지원해 입점하게 되었습니다.

- 졸업하기 전 장사를 시작한 계기가 있을까요?

원래 졸업 한 학기가 남았을 때 빨리 취업시장에 뛰어들려고 했는데 주변 선배가 같이 창업을 해보자고 이야기를 하셨어요. 그런데 창업을 하려면 돈이 필요하겠더라고요. 그게 계기가 되어서 장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 생각만큼 장사가 잘 되었나요?

생각대로 됐으면 지금 장사가 아니라 쉽게 돈을 버는 아이템으로 창업을 했겠죠?(웃음). 인생이라는 게 쉬운 게 없더라고요. 처음 사회로 나오다 보니까 새로운 것 하나하나가 힘들어서, 그래도 1년간 많은 경험을 해서 지금은 청년몰을 손쉽게 운영하고 있는 거 같아요.

- 핫덕후의 추천 메뉴가 있다면요?

핫덕후의 주 메뉴는 ‘불고기 핫도그’입니다. 불고기를 직접 양념했고 들어가는 소스까지 제가 다 만들었기 때문에 불고기 핫도그만큼은 자신이 있고요. 또 시장 상인 분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메뉴를 만들었어요. 저렴하면서 한 끼 식사대용으로 먹을 수 있는 ‘베이직 핫도그’. 2천 원에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습니다. 오전에 새벽시장에 나가서 시장 상인들에게 이 핫도그를 팔고 있는데, 아직까지 남기고 들어온 적은 없습니다. 재구매해주시는 분도 있고 아직까지는 괜찮은 것 같습니다.

▲ 핫덕후 서정현 씨(사진=이기훈)

- 새벽 장사 나가는 것이 쉽지 않았을 텐데요.

머리로 생각한 것은 몸으로 실천해야 하는 성격이에요. 안 해보고 포기한다는 것 자체를 싫어하기 때문에 '일단 움직이자' 생각했습니다. 오전에 출근해 무작정 핫도그를 만들고 상인 분들에게 다가가 말도 걸고 하다보면 그래도 제가 아직 젊어서 그런지 관심을 많이 가져주시더라고요. 상인 분들이 사주셔서 제가 팔 수 있는 거지 제가 잘해서 판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최근에는 핫도그를 25개 만들어 나가는데 준비시간이 4~50분 걸리더라고요. 새벽시장에 나가는 시간은 8시에 맞추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 가게 이름 핫덕후는 어떻게 지었나요?

‘핫덕후’라는 단어가 핫도그와 발음이 비슷해서 그렇게 지었어요. 당시 저랑 만났던 여자 친구가 지어줬습니다. 이 분야에서 성공해 그 사람 귀까지 들어가게 된다면 성공한 거지 않을까 싶습니다. 가게 준비하는 도중에 헤어진 거라서.. 이름 지어줘서 고맙죠(웃음).

- 처음 장사를 시작했을 때 어떻게 가족들을 설득했나요?

포장마차는 일단 일부터 저질러놓고 봤어요. 집에 가서 일요일 아침에 밥 먹을 때 이야기를 드렸더니 어머니께서 숟가락을 놓으시고 소파 위로 올라가시더니 밥맛이 없다고 하시더라고요. 아버지는 졸업하기 전에 얼마나 하겠냐는 생각으로 한번 해보라는 느낌이셨는데, 이렇게 되었어요. 포장마차를 그만두게 되고 무엇을 해야 되나 하고 있을 때 청년몰이 눈에 띠었어요. 청년몰 설득하는 건 오히려 쉬웠던 게 포장마차 1년 하고 많이 배웠는데 다시 공부하러 가면 이 1년은 진짜 버린 1년이 된다고, 그렇게 설득했습니다. 지금도 깔끔하게 1년만 하고 공부하러 가라고 하시는데 제가 얼마나 열심히 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질 것 같습니다.

- 비단길 청년몰에 대한 기대라면요?

이틀 전 소상공인 담당자가 왔다 가셨는데 이야기하시길 저와 제 옆에 있는 점포 사장님께 미안하고 안쓰럽다 하시더라고요. 저도 저를 안쓰럽게 생각하지 않는데 그렇게 생각하셔서 좀 의아했어요. 그분이 비단길 청년몰 자체가 처음에 구상했던 것과 좀 다르게 완공이 된 상태라서 그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하지만 그것 또한 본인이 열심히 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합니다. 비단길 청년몰이 만들어진 것 자체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날씨가 풀리면 어떻게 될지 몰라도 거기에 기대를 하고 있죠. 어떤 환경도 이겨내는 그것이 대표들의 책임감이고 준비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음을 굳게 먹어야죠.

- 새해 목표 및 소망이 있다면요?

진주중앙시장에 오는 분들에게 만이라도 여기 가면 맛있는 핫도그가 있구나, 싸고 저렴하게 먹을 수 있구나, 이렇게 알려지는 게 올해 목표고요. 소망이라면 올해 유명해지고 성공해서 다른 곳에도 작은 가게 한 개 만드는 것입니다.

 

“청년몰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싶습니다”, <고량진미> 이학원 씨

-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중앙시장 비단길 청년몰에서 ‘고량진미(膏粱珍味)’라는 중식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짜장면, 짬뽕과 같은 기본적인 중국음식부터 탕수육, 깐풍기, 꿔바로우 등의 요리도 만듭니다. 지금은 신 메뉴 개발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 어떤 계기로 청년몰에 들어오셨나요?

창원과 거제에서 한 9년 정도 호텔에서 근무했습니다. 처갓집이 진주에서 2대째 정육점을 하는데, 청년몰을 추천받았습니다. 이를 발판 삼아 성공해 볼 생각으로 청년몰에 들어왔습니다. 요리는 계속 해왔지만 장사는 처음입니다.

- 주 고객층은 어떤 분들인가요?

중국음식이다 보니 어르신들이 많이 오시는 편입니다. 그리고 20대~40대까지도 찾아와 주고 계십니다.

- 가게 추천메뉴가 있나요?

개인적으로 손님들이 해산물 짬뽕을 많이 찾으십니다. 저는 저희 가게에서 음식을 드신다면 꿔바로우를 추천 드리고 싶습니다. 기존의 꿔바로우와 다르게 저만의 방식으로 만들고 있거든요.

▲ 고량진미 이학원 씨(사진=이기훈)

- 영업시간은 어떻게 되나요?

영업시간은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8~9시입니다. 저녁에는 2층이다 보니 어두워서 손님들이 많이 찾지는 않고요. 지금 시청하고 청년몰을 쉽게 찾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논의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시에서도 도움을 주려고 하고 1달에 1번 회의에 참석합니다.

- 시장이라는 특수한 곳에 있는 만큼 기존의 중앙시장 상인 분들에게 배우고 싶은 점이 있나요?

아무래도 몇 십 년 동안 장사를 하셨기 때문인지 다들 마인드컨트롤을 잘 하시는 것 같습니다. 가게를 하다보면 장사가 잘 되는 날이 있고 안 되는 날이 있는데, 마인드컨트롤이 참 중요하다 느낍니다. 다른 분들의 마인드컨트롤을 배우고 싶습니다.

- 새해목표는 무엇인가요?

청년몰이 성공해 기존의 청년몰 이미지를 깨고 싶습니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 있다면?

저희 비단길 청년몰이 입점하는 기간이 길어졌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준비도 열심히 했습니다. 또한 저희끼리 협동심이 강한 것이 자랑이라고 생각합니다. 유등축제와 농식품 박람회에 참가해 함께 주점을 운영하기도 했었고요. 그래서 여타 청년몰에 비해 회원들끼리 돈독하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청년몰에 관한 안 좋은 기사가 많이 나와 조금 그렇기는 한데 그걸 깨고 싶습니다. 비단길 청년몰을 활용해 주시는 고객분들에게 그러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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