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적인 노래를 연주하는 어쿠스틱 싱어송라이터 가 진주를 찾았다. 지난해 5월, 부에나비스타에서 공연한 이후 1년 6개월 만에 다시 진주를 찾아 공연을 펼친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본다.1.작년에 처음 진주에 왔을 때 들었던 느낌이 따뜻함이었어요. 이번엔 그때 만났던 분들이 다시 와주셔서 그런지 더 포근한 온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물론 처음 왔을 땐 낯선 분위기에 서먹함이 없지 않았는데, 이번엔 공연 중에 저도 모르게 웃게 되더라고요. 저 많이 웃었죠? 진주가 편안해졌나 봐요. 다시 진주에 더 일찍 오고 싶었는데, 한동
“한옥마을로 유명한 전주로 가자, 아냐 통영 동피랑 벽화 마을로 가요.”12월 6일, 모처럼의 일요일. 가족 나들이는 떠날 장소를 결정하지 못했다. 느즈막하게 일어난 까닭에 멀리 가기도 부담스럽다. 결국, 내가 관광 안내자가 되기로 하고 경남 산청으로 떠났다. 동피랑 못지않은 벽화 마을이 있고 한옥마을처럼 고즈넉한 멋이 있기 때문이다. “아이고 어지러워~ 그만 그만~”아내의 비명에도 아이들은 신났다. 메타세쿼이아 나무 아래 긴 의자형 그네에 앉은 아내는 어지럽다며 서둘러 그네에서 내렸다. 결국, 큰 애가
지난 4일 금요일, 가좌동 에서 창원 출신의 싱어송라이터 과 진주에서 활동 중인 싱어송라이터 가 이라는 합동 공연을 펼쳤다. 최근 이라는 제목의 디지털 싱글을 발표한 에게서 이날 공연과 신곡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1.몇 달 전 와 , 이라는 두 차례의 기획 공연을 했었습니다. 재미있었어요. 그래서 뭔가 또 기발한 기획 공연이 없을까 생각하던 중, 제가 진행하고 있는 젬베 수업을 수강하
바람이 세찼다. 지리산 자락은 하얀 눈에 덮여 있다. 그런데도 아침이 밝아오는 12월 4일, 오전 7시에 바람을 맞으러 길을 나섰다. 춥다고 움츠려선 마음을 달래고 싶었다. 더구나 밤 근무의 흔적과 함께 마음속 찌꺼기도 훌훌 날려버리고 싶었다. 경남 산청군 산청읍에서 퇴근하면서 진주로 곧장 가지 않고 신안면에 이르러 합천, 의령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한우를 많이 키우는 동네라 고깃집이 길가에 여럿 있다. 그중에서도 소고기국밥 맛있기로 소문난 동제국 식당을 지났다. 찬바람에 소고기국밥 한 그릇으로 허한 마
뭘 먹을까 메뉴를 고르는데 머리 속에서 계속 비빔밥이 맴돈다. ‘이왕 비빔밥 먹을거면 오랜만에 거기에 가볼까?‘ 싶어서 향한다.“재훈 씨 오랜만이네요~ 요새 뭐하고 지냈어요?”들어서자마자 사장님께 들은 첫 마디, 후자는 항상 올 때 마다 듣는 말이기도 하다.식사는 마루비빔밥, 흰여울 국시, 멱부리 덮밥, 가온길 파스타 이렇게 4가지 정도로 메뉴가 고정되어 있고 계절별로 조금씩 색다른 메뉴가 나오기도 한다. 평소 같았으면 멱부리 덮밥을 주문하겠지만 오늘은 머리가 시키는 대로 마루 비빔밥 한 그릇을 주문했다.
“진주에서 궁금해서 왔어요~ 운동하러”털모자에 긴 방한화 신고 두툼한 겨울 잠바 입은 50대 초반의 중년 남자는 이렇게 말하고 경남 산청 신안면 엄혜산으로 우산을 지팡이 삼아 올라간다. 사내처럼 나 역시 진주에서 오가며 궁금했다. 그래서 12월 2일 여길 걸었다. 산청군 신안면 양천강 산책로가 특히나 밤이면 조명을 받아 빛나는 다리가 궁금했다. 신안면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양천강으로 가는 길은 5분도 걸리지 않는다. 남쪽으로 그냥 걸으면 나온다. 더구나 지리산을 닮은 듯 아주 뾰족한 형상을 한 토현교는 한눈에
경남 진주와 산청을 오가며 늘 보았다. 그런데도 가보지 못했다. 12월 2일 뜻하지 않게 낮 근무가 밤 근무로 바뀌면서 출근했던 산청에서 집으로 가는 길에 갔다. 출퇴근길, 시속 80km의 국도가 주는 속도감에서 벗어나자 새로운 즐거움이 따라왔다. 집과 직장의 점과 점 사이를 벗어나 적벽산의 숨은 매력에 빠진 날이다.산청군 신안면사무소에 차를 세우고 산으로 올랐다. 입구에는 적벽산,백마산 등산로 안내판이 먼저 나온다. 166m인 적벽산에서 286m인 백마산으로 해서 334m인 월명산까지 둘러보는 코스다. 굳이 이 모두를 다 돌아볼
“‘당신을 축복합니다’라는 뜻이다. 내가 지은 게 아니다. 예전 주인이 붙여놓은 거다. 인수받을 때 뜻이 좋아서 굳이 바꿀 생각을 하지 못했다. 가게 앞에 성당이 있어선지 카톨릭신자냐고 묻는 사람도 있었다.”. 진주시 신안동 길모퉁이 동네 커피집이다. 도로변 1층이라 지나다니다가 몇 번 눈 여겨 보았을 뿐 들어갈 생각을 하지 못했다.이곳은 강미옥(47) 씨 혼자서 도맡아 운영한다. 벌써 2년 6개월 됐다. “말마따나 되게 멋있어 보였다. 에나콩콩~. 실속도 없이 그랬던 것 같다.
여기저기 시사(時祀)를 지낸다고 주말마다 재실이며 산소 앞이 바쁜 요즘이다. 조상 신에게 제사를 지내듯 곡식신과 땅신에게도 제사를 지냈던 역사의 현장이 문득 보고 싶었다. 아침이 온전히 밝아오기 전에 역사의 시간으로 11월 28일 훌쩍 떠났다.남 산청군 신안면 지나 단성교를 건너 오른편으로 가면 단성면사무소가 나온다. 면사무소를 지나면 옛 단성현 관아가 있던 단성초등학교가 나온다. 농협주유소 앞 사거리에서 통영대전 고속도로 단성 나들목으로 들어가는 입구 옆으로 난 길을 따라 원당으로 향했다. 길가 송엽국들이 만개한 건너편에 항일독립
"진주에서는 안돼"라고 친구들이 말했다."왜 안돼? 할 수 있는데"라고 카페 대표 김호인(30) 씨는 대답했다.김호인 씨는 진주라는 지역에서 모임, 행사, 놀이가 안 된다는 편견을 깨고 싶었다. 그래서 카페 에는 철학이 있다. '모이는 곳에 문화가 있다'가 그것이다. 사람도 좋아하고 그 사이에 맺어지는 관계도 좋아하는 김호인 씨는 자신이 만든 공간 에 대한 이야기를 조목조목 풀어 놓았다. "행사를 진행하려 할 때마다 비가 내렸다. 첫 야외 행사였던 '나
"나는 죽어서 다시 태어난다 해도 이 직업을 가질 것이다"진주시 강남동 235번지는 라이닝, 워터 펌프 수리를 전문으로 하는 허현진(75) 씨의 삶터가 있는 곳이다. 고작 6평이라는 직사각형 공간에는 앞창만 빼면 전면에 공구들로 가득 차 있었다.창을 빼꼼히 열어둔 입구 앞에서 "아저씨"하고 몇 번을 불러봐도 대답이 돌아오지 않았다. 문을 열어보려 하지만 머리만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의 문은 열리지도 않는다. 비 오는 날 우산을 든 채 걸음을 돌려야 했다. 15센티 정도 열어둔 문이 야속했다. "외출
이른 겨울이 속살을 드러내듯 추운 날, 밤 근무 사흘째는 몸이 적응했다. 11월 29일 사흘째를 끝으로 11월 밤 근무를 끝냈다. 성큼 다가선 겨울에 저만치 가버린 가을과 제대로 작별 인사를 못 했다는 아쉬움은 경남 진주 하대동 집으로 가는 길에 산청-진주 국도 3호선에서 진양호 일주도로로 접어들게 했다. 청동기문화박물관이라는 이정표가 더 정겨운 길을 따라갔다. 쌩쌩 달리는 대전-통영고속도로 아래를 지나자 동그랗게 눈을 뜨고 놀란 얼굴의 수달이 보인다. ‘진양호 야생동물특별보호구역- 과속금지, 수달을 보호
윗지방에서 눈 소식이 전해졌다. 아직 가을을 붙잡고 있는데 성큼 겨울이 와 버린 듯하다. 며칠 전 노란 물결의, 혹은 금빛 카펫을 사뿐히 밟으며 가을을 만끽했던 기억이 머쓱해졌다. 우수수 떨어지는 은행잎 속에서 연방 카메라를 눌러대던 모습은 머나먼 추억이 돼버린 것 같다.전북 전주시에 있는 전주향교(전주시 완산구 향교길 145-20)는 우리나라 향교 중 보존이 가장 잘 돼 있는 곳이다. 향교는 조선시대 지방 양반 자제의 교육을 담당하려고 나라에서 세운 학교이다.전주향교는 세종 23년 경기전(태조의 영정이 봉안되어 있는 누전) 근처에
밤 근무를 마치자 긴 밤의 피로가 한순간에 몰려온다. 잠시 내게 쉼표를 주기 위해 11월 27일 경남 산청에 있는 직장에서 집이 있는 진주로 가면서 생비량면 쪽으로 돌아갔다. 아파트에 사는 나처럼 부처님 스물 아홉분이 1층, 2층, 3층, 4층 아파트처럼 계신 도전리 마애불상군에 아침 해를 맞으러 갔다. 낮 근무자와 교대하고 직장을 나선 시각은 오전 7시. 주위는 어둠이 채 가시지 않았다. 산청- 진주 국도 3호선을 타고 가다가 신안면 원지에서 생비량면 이정표와 함께 좌회전했다. 문대리 삼거리에서 합천,
휴대전화는 곧잘 충전하라고, 밥 달라고 조른다. 나 역시 오늘은 휴대전화를 충전기에 꽂듯이 쳇바퀴 돌아가는 일상에서 지친 나에게 에너지로 충전하러 길을 나섰다. 더구나 프랑스 파리에 있다는 퐁네프 다리를 보러 진주 이현동으로 갔다. 경남 진주에서 산청으로 출퇴근하면서 먼발치에서 퐁네프의 다리를 봤다. 궁금해서 지리산 일대에 첫눈이 내린 25일 걸었다. 이현동 웰가 아파트 앞에서 눈이 날렸다. 붉디붉은 단풍잎 사이로 눈발이 날리는 사이로 털모자를 쓴 사람들을 따라 걸었다. 빨간 남천 열매가 따스하게 위로해주
간밤에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내렸다. 세상은 촉촉하다. 다행히 오후에는 비가 그쳤다. 겨울이 성큼 다가오기 전에 저만치 가는 가을에게 인사를 해야 할 듯싶었다. 11월 22일 가을이 보고 싶었다. 직장 근처에 있는 곳에서 멀지 않은 곳을 그저 걷고 싶었다. 당직 휴식 시간, 경남 산청군 산청읍에서 웅석봉 군립공원으로 향하게 했다. 산을 찾은 것이 아니라 산으로 가는 입구에서 여유롭게 걷고 싶었다. 읍내에서 승용차로 5분여 들어오자 내리저수지가 나온다. 저수지를 지나자 느티나무 아래 넓은 평상이 나온다. 그 옆으로 곰 조형물 음수대가
혹시나해서 천왕봉쪽을 바라본다. 그 쪽은 아예 보이지 않는다. 시계가 맑다면 천왕봉에 눈 온 장면을 볼 수 있었을텐데....아쉬움이 남는다.1주일여 만에 진주성에 들렀더니 이젠 완전히 다른 풍경으로 바뀌었다.자작나무의 멋진 황금색은 빛을 바랬고, 다른 나무들은 이파리를 거의 다 떨궜다.철이 없는 것인지 철 모르는 것인지 조팝나무는 노랗게 물든 이파리를 달고서도 하얀 꽃을 피웠다.잠깐이었지만 진주성을 걷는 동안 살짝 손이 시렵기까지하다. 겨울은 겨울인가보다.한 때 그 무성하던 이파리가 물들고 낙엽이 되더니
커피포트에 물을 올려두고, 끓는 동안 원두를 갈아서 까페 핀에 다져 넣는다. 물이 끓으면 재빨리 핀에 붓고 커피가 방울방울 맺히길 기다린다. 이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목욕재계를 하며 오늘의 코스를 구상한다.완성된 커피를 보온병에 넣는 순간, 홀로 출사를 위한 자전거 여행이 시작된다. 아직 가보지 못한 진주의 구석구석을 한참 누비다 보면 어느덧 뱃속에서 점심을 달라고 아우성을 지른다.‘오늘은 무엇을 먹을까? 열심히 페달을 밟았으니 따끈한 국물이 좋겠지'라는 생각과 함께 장대동 한복판에서 고개를 두리번거렸다. 마침 근처에 순두부
12월 12일 이면 수능도 끝났고, 기말시험도 끝났죠? 고3 친구들 중에는 정던 진주를 떠날 채비를 하는 친구들도 있을테죠.진주에 살면서 우리가 사는 고장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가 많이 없었죠청소년들을 위해 남강의 흐름을 이해하고, 발원지는 어딘지, 남강의 소중함을 더불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또 해마다 겨울을 나기위해 남강을 찾아오는 철새들, 독수리 무리들도 만날 수 있답니다.친구들과 오락실, 게임방 가기보다 강바람도 맞으면서 자연에서 하루 보내는건 어떨까요?많은 신청 바랍니다!○ 일 정 : 2015년 12월12일(토
진주에서 나고, 자랐다. 지금도 진주에서 산다. 그럼에도 아는 게 없다. ‘참, 진짜’라는 ‘에나’라는 진주지역의 표준말(?)처럼 에나 아는 게 없다. 진주의 정신. 동북아국제전쟁(임진왜란)의 진주성 1, 2차 전투와 논개의 순국, 진주농민항쟁, 형평운동 등 진주에서 일어난 굵직한 역사의 흔적 속에 드러난 진주정신이 무엇인지 늘 궁금했다. 더구나 25일 개봉을 앞둔 영화 의 예고가 나를 가만두지 않았다. 영화 의 여자는 판소리를 할 수 없던 시대의 금기를 깨고 조선의 첫 여자 명창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