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디뉴스=김순종 기자] 올해 5월 문을 닫은 남성당한약방이 보존된다. 진주시 핵심관계자에 따르면, 시는 남성당한약방 건물을 매입해 가칭 남성교육관을 꾸리기로 김장하 선생과 합의했다. 남성당한약방과 김장하 선생은 오랜 기간 지역사회의 후원처(자)로 자리해왔다. 지역언론, 문화예술단체, 시민사회단체 등을 조건 없이 후원했고, 지역문화 창달과 지역 역사 바로세우기 등에 힘썼다. 지난해 5월 남성당한약방이 문을 닫으면서, 이곳을 보존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어났던 배경이다. 역사·교육자료, 후원문화 확산 기제로의 활용 등이 거론됐다.
시는 내년 당초예산으로 남성당한약방 건물 매입비를 마련해 건물 1층은 남성당한약방 모습 그대로 보존하고, 2~3층은 교육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건물 매입 후 관련 조례 제정, 리모델링 공사 및 보강공사를 진행해 내년 말쯤 공간을 공개하겠다고도 했다. 시 핵심관계자는 “남성당한약방을 오랜 기간 운영해온 김장하 선생님의 뜻을 살펴, 가칭 남성교육관의 운영방향 등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장하 선생은 그간 남성당한약방 보존에 반대해왔지만, 주변의 거듭된 권유에 한약방 보존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성당한약방을 1973년부터 2022년까지 운영해온 김장하 선생은 지역의 ‘참 어른’으로 평가된다. 그는 1973년 진주시 동성동에 한약방을 개소한 뒤 오랜 기간 지역사회를 위해 헌신했다. 10여년 간 옛 진주신문을 후원하며 지역언론을 돌봤고, 진주문화연구소 남성문화재단을 통해 진주 역사와 문화를 발굴하고 알리는 데 힘썼다. 진주가을문예가 27년간 운영되며 지역작가를 발굴할 수 있었던 것에도, ‘진주문화를 찾아서’라는 책자가 나와 진주의 역사와 문화를 알릴 수 있었던 것에도 그의 도움이 있었다.
김장하 선생은 1984년 학교법인 남성학숙을 설립해 명신고등학교를 연 뒤, 1991년 국가에 무상헌납해 주목받기도 했다. 지난해 12월에는 남성문화재단을 해산하면서 기금 34억 5000만 원 전액을 경상국립대학교에 기탁했다. 문화예술단체나 시민사회단체가 어려운 시기 도움을 주었으며, 가난한 학생들에게 오랜 기간 장학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이 모든 일은 “똥은 쌓아 두면 구린내가 나지만, 흩어버리면 거름이 되어 꽃도 피우고 열매도 맺는다. 돈도 이와 같아서 주변에 나누어야 사회에 꽃이 핀다"는 그의 지론에 따라 이루어졌다. /단디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