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근무는 오후 2시까지다.

식당 찾아가는 시간이 있으니 토요일 점심식사는 2시 반부터 시작된다.

토요일의 늦은 점심식사는 나에게 가장 편안하고 행복한 시간이다. 지난 한 주 동안 최선을 다했다는 만족감과 내일은 휴일이라는 해방감이 함께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약간 과식하게 된다50대 중반인 나는 당뇨 체질이라 음식을 가려 먹는다. , 밀 같은 녹말음식을 적게 먹는다. 밥의 양은 줄이고 국수, 라면 등은 피하는 대신 다른 것을 그만큼 더 먹는다.

'혈당'할 때 '''포도당'을 말한다. 포도당은 식물이 태양 에너지를 이용해서 물과 이산화탄소로부터 합성한 것이다. 포도당이 길게 연결된 것이 '녹말'이다. '이산화탄소''''화합물'이기 때문에 '탄수화물'이라고 한다. 녹말은 일상용어이고 탄수화물은 화학용어이다.

녹말음식 특히 정제 탄수화물은 혈당을 빨리 그리고 많이 올리기 때문에 혈당관리와 체중관리에 최악이다. 그런데 토요일 점심 식사 때는 평소 피하는 국수를 먹고 일부러 약간 과식한다. 식사를 마치고 20-30분 후 평일에 안하던 운동을 하기 때문이다.

당뇨관리나 체중관리를 위한 운동이라면 식후 30분 정도에 시작하는 것이 좋다. 녹말이 소화흡수되어 혈당을 올리기 시작하는 때가 식후 30분쯤이고 혈당이 최고 높을 때가 식후 1시간쯤이다. 그러므로 식후 30분쯤 운동을 하게 되면 식후 혈당 상승이 멈추거나 완만해지게 된다. 사실 약 먹는 시간은 무조건 식후 30분이 아니고 약의 종류에 따라 다르다. 그러나 혈당관리와 체중관리를 위한 최적의 운동 시작 시간은 '거의' 무조건 식후 30분이다. 혈당이 높아지기 시작하는 식후 30분의 운동은 혈액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포도당을 운동에너지로 바꾸어 소모한다. 그래서 혈당의 상승과 지방의 축적을 막아준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인슐린이 포도당을 지방으로 바꾸어 저장한다. 이것이 비만의 시작이다. 간에 저장하면 '지방간'이 되고 복부에 저장하면 '복부비만' 또는 '똥배'가 된다. 인슐린 분비가 부족하거나 인슐린의 효율이 떨어져 혈액 중 포도당이 처리되지 못하면 고혈당 즉 당뇨병이 된다. 혈액 속의 끈적끈적한 포도당이 혈관을 망치고 세포와 조직을 병들게 한다.

 

황규민 약사
황규민 약사

오후 2시 업무를 마치고 가끔 가는 식당 중에 완사 <영래밀면>이 있다. 아내와 나는 밀면이나 '다슬기 수제비'에 만두, 육전 그리고 막걸리 한 병을 주문한다. 두 사람이 가장 좋아하는 메뉴다. 그런데 요즘 같은 동절기에는 영업을 안 한다. 그래서 직장 근처 <언양칼국수>에서 '닭칼국수'를 먹거나 <짬뽕지존>'짬뽕''미니 탕수육'을 먹는다. 이렇게 식사를 마치면 아내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진양호로 향한다. 진양호에는 진주 출신 전설의 씨름선수 최욱진 장사가 매일 뛰어올랐다는 365계단이 있다. 아내와 내가 진양호에 가는 이유는 365계단을 오르며 운동하기 위해서다. 왕복 2회 계단 오르기를 마치고는 집에 와서 샤워하고 기절하듯 곯아떨어진다. 약골에게는 무리인 듯하다. 하지만 일주일에 한 번 하는 운동이라 이 정도는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에는 계단 오르기 운동 후, 초전 <텃밭> 매장과 혁신도시 커피숍 <이은> 그리고 반찬가게 <맛있는상점>을 들렀다 집에 오기도 했다. 그런데 지금은 계단 오르기 운동 후 체력 방전으로 집에 와서 드러눕기 바쁘다. 모태 약골이라 근육이나 체력이 늘어나는 것 같지는 않다. 이제는 운동 후 기분 좋은 뻐근함도 없고 힘만 죽어라 든다. 이렇게라도 안하면 뭔가 잘못될 것만 같아 바둥거리는 것이다.

아내와 함께하는 토요일 늦은 점심시간은 일주일 중 가장 행복한 시간이고, 365계단 오르기는 일주일을 버티는 나의 힘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단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