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디뉴스=김순종 기자] “학생들을 위해서라도, 이제 파산 신청 검토를..” 재정난 심화로 한국국제대학교 교직원들이 파산신청을 검토하고 있다. 11억 원에 달하는 공과금 체불, 100억 원의 임금체불로 학교가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는 판단에서다.

2011, 2015년 감사원, 교육부 감사에서 지적된 사항을 미이행해 정원감축이 시작됐고, 2018년 재정지원제한대학에 선정되면서 정부지원이 끊긴 영향이 크다. 법인 측의 횡령 혐의 등으로 부정적 이미지가 덧씌워진 상황에서, 학령인구가 감소한 것도 주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이다.

지난해 말 퇴직 교직원들이 4년여 간의 임금체불을 이유로 법인통장을 가압류하면서 상황은 더 나빠졌다. 통장 가압류로 전기료, 수도세가 연체돼 이달 중 단전 단수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 통장 가압류로 1학기 등록금도 받지 못한 상황이라,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

27일 방문한 한국국제대는 예전처럼 활기찬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학기가 시작된 지 오래이지만, 학생들이 북적거리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건물 중 다수는 전기료를 아끼려 사용하지 않고 있었다. 학교 식당도 지난해 폐업해 학생들은 편의점에서 끼니를 때우고 있었다.

학내에서 만난 한 학생은 학교 상황을 묻자 “수업은 진행이 되고 있지만, 학교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하니 답답하다”며 되레 기자에게 학교 상황을 묻기도 했다. 특히 그는 “학교가 문을 닫으면, 학생들은 어떻게 되는지 아시냐”고 반문했다. 불안한 상황이 여실히 엿보이는 물음이었다.

 

한국국제대 본관 정문에 교직원들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종이를 붙여놨다.
한국국제대 본관 정문에 교직원들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종이를 붙여놨다.

복수의 한국국제대 교직원들은 이날 “학생들을 위해서라도 이제 파산 신청을 검토할 때가 됐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악화되어온 재정난으로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하기조차 힘들어졌다는 이유이다. 이들 또한 4년여 간의 임금체불로 생활고를 겪고 있다.

한국국제대는 감사원, 교육부 감사 지적 사항 미이행, 재정지원제한대학 선정 등으로 그동안 입학정원이 줄어왔다. 2003년 4년제 대학으로 변경 당시만 하더라도 입학정원은 1265명에 달했지만, 올해 입학정원은 393명까지 떨어졌다.

신입생, 재학생 수도 큰 폭으로 줄었다. 2018년 594명이던 신입생 수는 올해 27명에 그쳤다. 같은 기간 재학생 수도 2905명에서 406명으로 줄었다. 모집정원이 매년 줄어들고 있는데도, 신입생 충원율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2018년 신입생 충원율은 80.5%였지만, 올해 충원율은 6.9%에 불과하다.

4년여 간의 임금체불로, 교직원들도 학교를 떠나고 있다. 학교 내에 남은 교수는 50여명, 직원은 10여명 안팎에 불과하다. 2021년과 비교해도 그 수가 1/3로 줄었다. 임금이 체불되다보니, 시간강사나 연구교수는 한 사람도 없다. 입학처는 문을 닫았고, 총무과에도 남은 직원이 없다.

한국국제대 교직원들은 이날 파산신청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고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이 점차 힘들어지는 상황에서, 학교가 문을 닫고 학생들이 다른 학교로 편입학하는 게 낫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대의원회 학생들과도 이 같은 상황을 공유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한 명의 학생이 남을 때까지 교육자로서 책임을 다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학생들을 끝까지 책임질 수 없는 상황에서 고집 피울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법인 측은 학교 정상화에 힘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이다. /단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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