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속에서 걸었던 8월의 초록걸음, 비가 와도 우리가 초록걸음을 멈추지 않고 걷는 까닭은 '있는 그대로의 지리산'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있는 그대로의 지리산'을 지키기 위해서다. 또한 비 오는 지리산의 아름다움을 잘 알기 때문이다. 비 내리는 숲에선 나뭇잎들이 받아내는 빗소리와 함께 숲의 기운을 온전히 느끼기에 최적이라는 걸 아는 사람들은 다 안다.

이번 초록걸음은 피아골 직전마을에서 시작해서 삼홍소를 지나 구계표교까지 왕복 6Km 거리였는데, 이번 길동무들은 유달리 부부 참가자가 많아 5쌍이나 되어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과 더불어 초록걸음의 특징이 가족적인 분위기임을 반증했다.

그 품이 넓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지리산은 아흔아홉의 골짜기가 있다고 한다. 그 골짜기마다 크고 작은 폭포들이 즐비하다. 그 중엔 지리십경에 포함된 불일폭포처럼 이름난 폭포도 있지만 폭우가 내린 뒤에만 나타난다는 제주의 엉또폭포처럼 지리산 아흔아홉골에도 온 산을 적시는 비 내린 다음엔 이름 없는 폭포들이 나 보란 듯 숱하게 나타난다.

이번에 걸었던 피아골계곡에도 크고 작은 폭포들을 많이 만났다. 그 계곡물들이 모이고 모여 섬진강이 되고 그 강물은 다시 바다로 바다로 향하는 것이다. 뼛속까지 시리게 만들었던 그 계곡물들을 떠올리며 이제는 다가올 가을을 맞이할 준비를 슬슬 시작할 때가 된 듯하다.

 

단풍잎이 붉고 계곡물이 붉고 사람들의 얼굴까지 붉다는 삼홍소에서 ‘있는 그대로의 지리산’을 외치다. 

 

비 오는 날의 초록걸음은 초록의 숲에 우산과 비옷까지 더해져 그 색감이 더 아름답다. 

 

초록 터널을 걷는 초록걸음 길동무들의 뒷모습이 더 아름답다.

 

열혈 녹색당원인 엄마를 따라온 초록걸음 길동무의 막내이자 단골손님인 영준이의 외침은 ‘지리산을 그대로’

 

구계포교 가기 전 두 골짜기의 빗물이 서로 다른 모습의 무명폭포를 만들어 내다.

 

엄마와 함께 구계포교 출렁다리에 선 초등 4학년 지혜

 

임진왜란과 구한말에 의병들의 근거지가 되어 수난을 당했던 연곡사

 

온몸을 계곡물에 담근 숲샘의 간절한 소원은 지리산 산악열차나 케이블카 말고 ‘지리산을 그대로’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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