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기자회견 열어 “문화분권 위해 미술관 남부권 건립돼야”
경남도의회, 이건희 미술관 경남설립 촉구 대정부 건의안 발의
[단디뉴스=이은상 기자] 이건희 미술관 입지로 수도권을 염두에 둔 황희 문화체육부 장관의 발언에 진주시와 의령군이 31일 공동기자회견을 열어 이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
조규일 진주시장과 오태완 의령군수는 이날 의령군청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화 분권 실현을 위해선 이건희 미술관이 남부권에 유치돼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에 이건희 미술관 수도권 검토 계획을 철회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의령군은 삼성 창업주 고(故) 이병철 회장의 출생지라는 점, 진주시는 이 회장의 모교인 옛 지수초등학교가 있다는 점을 들며 이건희 미술관 유치 경쟁에 각각 뛰어들었다. 이들 자치단체는 최근 황 장관의 발언 이후 공동대응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들은 이날 “진주시는 미술작품 관람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며, 의령군은 문화예술의 불모지로 많은 아쉬움이 있다”며 “수도권 문화독점을 방지하고, 문화 혜택을 덜 받고 있는 지방에 새로운 문화시설을 확충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조 시장은 “정부가 박물관·미술관의 진흥을 위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해오고 있지만, 수도권 집중현상은 계속되고 있다”며 “하지만 지방은 미술관 등의 부족으로 인해 문화적 빈곤에 허덕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오 군수는 “이건희 미술관 남부권 건립은 국민의 문화향유 확대와 보편적 문화국가로 도약하는 길이며, 기증자의 숭고한 정신을 계승하는 일”이라며 이건희 미술관 남부권 건립에 관한 당위성을 강조했다.
이날 경남도의회도 ‘이건희 미술관 경남 설립 촉구를 위한 대정부 건의안’을 발의하며 같은 목소리를 냈다. 도의회는 다음달 1일부터 17일까지 열리는 제386회 정례회에서 이번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이번 건의안을 대표 발의한 남택욱 도의원(민주당·창원4)은 “이건희 미술관 수도권 건립은 문화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며 “의령, 진주, 창원 등 삼성그룹과 인연이 있는 경남지역이 이건희 미술관 유치를 위한 최적지”라고 밝혔다.
한편 전국의 미술관 10곳 중 4곳은 수도권에 있다. 진주시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 기준 전국의 미술관 267곳 가운데 105곳은 수도권 지역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남도 내 미술관은 모두 10곳에 불과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