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혜정 진주여성회 대표
“코로나 시대 독박돌봄으로 여성 힘들어
여성의 것으로 치부되어 왔던 돌봄노동
이제 국가가 나서 공공의 영역으로..“

세계 여성의 날을 맞은 8일 진주여성단체들은 진주여성정치수다방이라는 제하의 강연회를 열고 성평등한 진주를 만들어 나가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박미정 진주시여성농민회 부회장, 곽성은 경남이주여성인권센터 사무국장, 박혜정 진주여성회 대표는 각각 성평등한 농촌, 우리의 손으로, 우리도 한국을 떠나면 이방인입니다, 코로나19가 드러낸 돌봄노동의 현주소라는 주제의 강연을 펼쳤다. 3회에 걸쳐 이를 보도한다.

 

박혜정 진주여성회 대표가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박혜정 진주여성회 대표가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단디뉴스=김순종 기자] “‘돌밥돌밥’, ‘삼식이’.. 여성의 돌봄 노동을 상징하는 신조어입니다. 스스로 자신을 돌볼 수 없는 사람을 돌보는 행위인 돌봄 노동은 오랜 기간 여성의 것으로 치부돼 왔습니다. 코로나 시대, 여성 5명 가운데 3명은 돌봄 노동이 증가하며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하는데요. 이제 돌봄 노동의 가치를 인정하고, 양질의 돌봄 일자리를 마련하는 등 국가가 돌봄 노동을 공공의 영역으로 진입시켜야 한다고 봅니다

지난 8일 진주YWCA에서 열린 진주여성정치수다방’ <진주를 성평등으로 디자인하자>는 제하의 강연에서 박혜정 진주여성회 대표는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돌봄 노동은 인간의 최소한의 존엄을 유지해주기 위한 노동, 노동력 재생산을 위한 사회적 활동이자 필수적인 노동이라고 정의하며 의미를 부여하고, 이 같은 돌봄 노동이 전통적으로 여성이 전담해야 할 것으로 치부되어 온 점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지난해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이 유행하면서 직장여성들의 돌봄 노동이 증가해 많은 여성들이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어린이집, 학교 등이 문을 닫고 요양보호소에서 노인들을 받아주지 않으면서 돌봄 노동이 직장여성에게 맡겨졌다. 그러다보니 여성들이 경제활동을 중단하게 됐고, 경력단절로 일자리 위기를 겪고 있다는 것. 또한 요양보호사, 가사·육아도우미 등 직업적 돌봄 노동자의 90%는 여성이며, 이들은 저임금 구조 속에 방치돼 있다고도 했다.

그는 이 같은 사례 등을 거론하며 우리사회의 돌봄 노동은 성불평등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성불평등한 돌봄 노동은 노동시장의 성불평등(여성의 낮은 노동시장 참여, 저임금, 유리천장, 경력단절을 초래하는 문화) 열악한 유급 돌봄 노동(어린이집/ 유치원 등의 돌봄 서비스 수준 낮음) 무급 돌봄의 여성 집중(여성에게 돌봄을 위한 육아휴직 등을 강요하는 분위기) 등의 순환고리에 기초한다며, 이것이 여성의 삶을 힘겹게 한다고 전했다.

박 대표는 이 같은 상황을 바꿔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생애주기별 돌봄 시스템 구축 돌봄의 가치인정과 합리적 보상체계 확립 양질의 돌봄 일자리 마련 유급/무급 돌봄에 대한 여성집중과 성분업화 해소 돌봄노동자 지원센터 구축 등으로 돌봄 노동에서 공공의 역할(제도 마련)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 그러면서 성평등은 일상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돌봄 노동의 성평등이 일상의 성평등을 이룰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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