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진주YWCA에서 여성대회 행사가 열렸다.
3.8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진주YWCA에서 여성대회 행사가 열렸다.

[단디뉴스=김순종 기자] 세계 여성의 날을 맞은 8일, 지역 여성단체들은 “퇴행의 시대, 거센 연대의 불꽃으로 성평등을 향해 전진하자”는 구호 속에 각종 행사를 가졌다. 경남 진주에서는 진주YWCA 대강당에서 관련 행사가 열렸다. 이날 여성들은 “지난 5년간 세계 여성의 날 구호가 점점 더 거세진 것 같다”며 “전반적인 성평등 문제는 해결됐으니, 세세한 부분을 이제 개선해 나가자고 해야 하는데, 상황이 심각해져만 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OECD 회원국 중 27년째 가장 높은 성별임금격차(2021년 기준 31.1%), 노동시장의 성차별과 유리천장, 강요되는 돌봄노동, 심화되는 젠더폭력 등으로 여성들이 여전히 열악한 상황에 놓인 점을 빗대어서다.

진주지역 여성단체 회원들은 8일 오전 11시 진주YWCA 대강당에 모여, 세계 여성의 날 115주년 행사를 가졌다. 이들은 이날 보라색 옷을 드레스 코드로 집결했다. 보라색 스카프, 보라색 티, 바지와 점퍼 등 다채로운 방법으로 보라색이 여성의 날의 상징색 임을 표현한 것이다. 세계 여성의 날 공식 누리집은 보라색, 초록색, 흰색을 여성의 날 상징색으로 소개하고 있다. 보라색은 정의와 존엄을, 녹색은 희망을, 흰색은 다소 논쟁의 여지가 있지만 순결을 상징한다. 이 색들은 1908년 영국의 여성사회정치연합으로부터 유래돼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이날 보라색에 둘러싸인 채 성평등 관련 퀴즈, 연대 발언, 박 터트리기 퍼포먼스 등을 이어가며 성평등 사회를 요구했다.

 

3.8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진주YWCA에서 여성대회 행사가 열렸다. 선언문을 발표하고 있는 여성단체 대표들
3.8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진주YWCA에서 여성대회 행사가 열렸다. 선언문을 발표하고 있는 여성단체 대표들

이들은 이날 선언문을 발표해 여성의 권리가 향상되기는커녕, 퇴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가 OECD 회원국 중 부동의 성별임금격차 1위를 기록 중인 점, 2022년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한 젠더 격차 지수에서 146개국 중 99위를 기록한 점, 여성 절반이 비정규직이며 이들의 월 평균임금은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점, 만연한 성차별과 젠더폭력, 나날이 늘어가는 디지털 성범죄, 여성에게 강요되는 돌봄노동 등을 들면서다. 이들은 또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고 외친 자가 대통령이 되었고, (정부는) 여성가족부 폐지를 운운하며 성차별을 공고화하고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다양성과 성별균형이 보장되는 정치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경남지역 여성단체도 같은 날 선언문을 발표해 비슷한 입장을 내놨다. 이들은 “매년 발표되는 지역성평등지수에서 경남은 2015, 2018, 2019, 2020년 중하위지역이었다”며 특히 “여성 대표성에서 경남의 여성 국회의원은 1명, 경상남도 선출직 여성 도의원은 0명”이라며 여성의 목소리가 과소대표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퇴행은 언제나 있어왔다. 하지만 그 퇴행이 성평등 실현을 향한 우리의 열망과 전진을 막아낸 적은 결코 없었다”며 “3.8 세계 여성의 날의 기원이 된 1908년 3월 8일, 러트거스 광장에서 생존권과 참정권을 외친 여성노동자의 목소리를 기억하며 성차별적 구조에 끊임없이 저항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3.8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진주YWCA에서 여성대회 행사가 열렸다.
3.8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진주YWCA에서 여성대회 행사가 열렸다.

한편 3.8 세계 여성의 날은 1908년 3월 8일 열악한 작업장에서의 화재로 숨진 미국 여성노동자들을 기리며 동료 노동자 1만 5천여 명이 궐기한 데서 유래했다. 당시 노동자들은 뉴욕 러트거스 광장에 모여 참정권과 노동조합 결성의 자유를 요구했다. 이때 노동자들이 외친 유명한 말이 ‘우리에게 빵과 장미를 달라’는 것이다. 빵은 남성과 비교해 저임금에 시달리던 여성들의 생존권을, 장미는 참정권을 뜻하는 비유적 표현이었다. 유엔은 1977년 3월 8일을 ‘세계 여성의 날’로 공식화했고, 이날을 기념해 해외에서는 여성들에게 빵과 장미를 나눠주는 행사가 열리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8년부터 3월 8일을 법정기념일인 여성의 날로 지정했다.

 

3.8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진주YWCA에서 여성대회 행사가 열렸다. 불평등을 깨고 평등으로 나아가겠다는 의미를 담은 박 터트리기 퍼포먼스가 진행되고 있다.
3.8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진주YWCA에서 여성대회 행사가 열렸다. 불평등을 깨고 평등으로 나아가겠다는 의미를 담은 박 터트리기 퍼포먼스가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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