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류춤연구소, 20여 년 간 지역의 전통춤 현대적 감각으로 전승 노력

[단디뉴스=이은상 기자] 풍류춤연구소가 지난 14일 탈춤극으로 만나는 결혼이주 여성의 한국 적응기 ‘사랑해요 붕따우’ 공연을 선보였다. 풍류춤연구소는 우리 전통춤에 현대극을 융합해 다양한 주제로 창작극을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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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퓨전 시대극 ‘사랑해요 붕따우.

<단디뉴스>는 ‘사랑해요 붕따우’ 공연을 앞두고, 총감독을 맡고 있는 강동옥 씨를 만나봤다. 진주시의 유네스코 창의도시 지정에 따라 전통예술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지역 예술인의 다양한 생각을 담아내자는 취지다.

풍류춤연구소를 만든 그는 현재 경남문화예술회관 관장을 맡으며, 지역문화예술계의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 특히 진주오광대 예능보유자로 경남도 무형문화재인 그는 1998년, 진주오광대가 복원되는데 큰 역할을 하기도 했다.

그는 “진주시가 유네스코 창의도시 지정을 맞아 지역의 문화·예술을 부흥시키기 위해 시민들의 일생생활 속으로 예술이 녹아드는 환경을 조성하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치단체의 행정적 지원, 예술가들의 다양한 시도와 고민,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 풍류춤연구소 공연 총감독을 맡고 있는 강동옥 씨.

- 이번 공연을 기획한 풍류춤연구소는 어떤 곳인가?

풍류춤연구소는 2000년, 우리 전통춤을 전승하고 재창조하기위해 진주지역의 춤꾼들이 모여 만든 단체다. 회원 수는 10여 명이다. 내년이면 창립20주년을 맞는 우리 연구소는 우리 춤을 현대적인 요소를 가미해 재창조해오며, 관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올해도 진주뿐 아니라 서울, 부산 등에서 30여 회 공연을 펼쳤다. 공연에서는 일본군 위안부와 세월호 사건을 주제로 다룬 ‘하얀강’, 6.25전쟁 민간인 학살사건인 진주보도연맹사건을 다룬 ‘해원’ 등 사회적인 이슈와 우리의 역사를 소재를 담아내고 있다.

 

▲ 풍류춤연구소의 공연.

- 이번공연에 대해 설명하자면?

이번 공연은 전통적인 탈춤을 해학적인 현대극으로 재창조 한 것이 특징이다. 우리나라로 넘어온 베트남 여성 뚜엔과 이웃의 여성들이 겪는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다뤘다. 또 춤과 연기를 통해 다문화가족에 대한 사회적인 메시지를 담아냈다.

우리사회의 다문화 가족은 100만 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결혼이주여성들 가운데 베트남 여성의 비중이 가장 높지만, 우리사회에서는 아직 이들에 대한 편견이 존재한다. 이번 공연에서는 이들이 서로 소통하고 교감하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엮어냈다.

이번 공연이 타 문화와 외국인에 대한 편견을 극복하고, 올바른 다문화 사회로 나아갈 수 있는 토대가 되길 바란다.

 

▲ 퓨전 시대극 ‘사랑해요 붕따우’.
▲ 퓨전 시대극 ‘사랑해요 붕따우’.

- 진주오광대 경남도 무형문화재 보유자라고 들었다. 탈춤에 어떻게 입문하게 됐나?

사실 경영학을 전공했다. 전통춤과 인연이 닿은 것은 대학생 때 춤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다. 동아리 신입생 모집 당시, 탈을 쓰고 마당극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전통춤에 흠뻑 빠져든 것 같다.

대학 졸업 후 마당극 전문극단 ‘큰들’ 창립멤버, 풍류춤연구소 창시자 등 활동을 거치면서 전통춤의 보전과 전승 노력이 구체화됐다.

 

▲ 진주오광대.

- 진주오광대에 대해 설명하자면?

오광대는 경남지역에 두루 분포되어 있던 민속가면극을 말한다. 다섯 광대가 탈을 쓰고 춤을 추는데, 대개 다섯 마당으로 구성되어 있어 오광대라고 부른다.

이 가운데 진주오광대는 역사성이 깊고, 체계적인 것으로 유명하다. 진주오광대는 우리나라에서 전승되고 있는 탈춤가운데, 문서로 채록된 최초의 사례라는 의의가 있다. 교방문화에서 비롯된 우아한 검무, 한량무 등과 달리 오광대는 활달하고 해학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다.

1928년 민속학자 정인섭 선생이 진주오광대에 대한 내용을 처음 기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34년에는 조선민족학회를 창립한 송석하 선생이 이 이야기를 바탕으로 논문을 냈다. 당시 탈춤에 쓰였던 탈은 국립박물관에 소장돼 있기도 하다. 1997년 진주오광대 복원사업회가 꾸려지면서 복원작업이 구체화됐다.

하지만 전통문화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도는 떨어지는 편이다. 전통문화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창조해 대중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내는 노력이 요구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위해 풍류춤연구소에서 많은 노력을 해오고 있다.

 

▲ 전통 양반춤.

- 최근 진주시가 공예 및 민속예술분야에서 유네스코 창의도시로 지정됐다. 우리의 옛 문화를 전승하는 것에 대한 의견을 말하자면?

진주시가 유네스코 창의도시로 지정된 것은 지역의 문화·예술인들에게 반가운소식이다. 하지만 지역의 문화·예술은 열악한 상황에 놓여있다. 지역에 예술단체는 있지만 예산부족으로 규모가 작고, 공연을 위한 장소도 부족하다.

유네스코 창의도시의 명성에 걸맞게 문화·예술인들이 활동하기 위한 인프라를 구축해야한다. 이를 위해 공연시설 확충, 예술교육 편성 등 관련 예산의 확보가 시급하다. 또 시민들이 예술은 우리의 삶속에 녹아있다는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상설공연과 예술교육도 충분히 실시해야할 것이다.

안동에서는 안동하회탈춤 상설공연이 일주일에 4~5회 이뤄지고 있다. 관광객들이 안동을 방문하면 이 춤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진주에서는 야외에서 펼쳐지는 토요상설공연에 국한돼 있다.

우리의 옛 문화를 전승하기 위해선 다각적인 노력이 요구될 것이다. 특히 진주시가 적극적인 행정적 지원을 통해 문화·예술 인프라를 확충하고, 시민들이 문화·예술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 냈으면 한다.

 

▲ 전통 승무.

- 현재 경남문화예술회관 관장을 맡고 있다. 지역의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문화예술회관은 앞으로 어떤 노력을 할 것인가?

지역의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앞으로 두 가지 프로젝트를 실시할 것이다. 첫 번째는 경남문화예술회관을 기반으로 도립예술극단을 창단, 진주에서 다채로운 공연을 펼칠 계획이다. 앞으로 예술 감독을 채용하고, 도립극단 연습실도 지어 예술회관에서 다양한 공연을 열 수 있도록 하겠다.

두 번째는 예술회관 부지에 지역의 예술가들을 위한 활동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이 공간에서 지역 예술가들이 모여 창작활동도 하고, 소통도 할 수 있도록 하겠다. 이를 통해 노후 된 예술회관의 단점을 극복하고 도민들에게 더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경남문화예술회관.

-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진주시가 유네스코 창의도시 지정과 함께 지역의 문화·예술을 부흥시키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했으면 한다. 진정한 예술 도시는 시민들의 일생생활 속으로 예술이 녹아드는 것을 말한다. 이를 위해 자치단체의 행정적 지원, 예술가들의 다양한 시도와 고민,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조화를 이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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