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더워지면 냉면이 당기듯 여름이면 유독 자주 듣고 싶어지는 음악이 있다. 이름만 들어도 시원한 나라 스웨덴 핀란드 출신 음악가들의 곡이다. 매번 여름이면 소개했으니 이번에는 누구나 다 아는 음악가 베토벤을 골랐다.

음악사에서 가장 위대한 작곡가로 평가받는 루드비히 판 베토벤은 수많은 협주곡과 독주곡, 교향곡을 남겼다. 9개의 교향곡, 30개가 넘는 피아노 소나타 또 5개의 피아노 협주곡 등이 있지만, 바이올린 협주곡은 딱 한 곡만 남겼다. 바이올린 소나타를 10곡 남긴 것에 비하면 의외의 숫자가 아닌가 싶다.

거의 모든 클래식 장르의 음악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바이올린 곡은 다른 악기에 비해 자주 듣는 편은 아니다. 하지만 베토벤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정말 좋아한다. 차이코프스키, 멘델스존의 협주곡 등 유명한 바이올린 협주곡을 다 좋아하기는 하지만 베토벤의 협주곡에 대한 열정에는 한참 뒤진다 해야 할까?

지휘자 아드리안 볼트 경은 이 곡을 두고 "가장 깊은 사고가 담긴 협주곡이다. 이 곡을 연주하려면 바이올리니스트는 위대한 연주가뿐만 아니라 위대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라며 이 협주곡을 찬양하기까지 했다. 이 곡은 아무리 들어도 질리지 않는다. 특히 1악장의 긴 오케스트라 서주부가 끝나고 독주 바이올린이 나오는 부분의 그 오묘한 소리와 3악장의 유명한 주제는 매번 귀를 잡아끈다.

워낙 좋아하는 곡이라 음반 또한 여러 종류를 가지고 있는데 맨 처음 사서 들었던 연주가 정경화의 연주다.오래 전 경남문화예술회관에서 ‘그리운 금강산’의 작곡가 최영섭 선생님이 진행한 음악감상회에 간 적이 있다. 그 때 들려준 곡 중 하나가 정경화의 연주였는데 큰 홀에서 들려준 음악회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이 연주가 내겐 가장 좋은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연주이다. 그리고 언젠가 진주에 공연 왔을 때 그 음반 가져가서 싸인까지 받아 왔다.

그리고 또 하나 추천 하고 싶은 연주는 김수연의 연주이다. 정경화의 연주만큼이나 좋다.

볼프강 슈나이더한이 연주한 이 음반 또한 무척이나 좋아한다. 이 연주는 베토벤이 바이올린 협주곡에서 독주자가 기교를 뽐낼 수 있게 비워뒀던 카덴차 부분(솔로 부분)을 피아노 협주곡으로 바꾸며 채워 넣은 것을, 다시 바이올린 버전으로 연주한 것이다.

정경화를 비롯한 다른 연주자들은 여러 작곡가들이 만들어 놓은 카덴차를 자신의 성격에 맞는 것으로 연주한다. 클래식 음악에서는 이런 걸 비교해 듣는 재미가 쏠쏠하다.

올 여름은 더 무덥고 비도 많이 내린다고 한다. 시원한 클래식 음악 들으며 견뎌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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