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오후 시간대 KBS 채널을 틀면 화면 조정시간이란 게 있었다. 요즘 세대들은 모르겠지만 70~80년대 생들은 알 수 있을 법도 하다.

그때 나왔던 음악들이 바흐의 관현악 모음곡 제2번의 몇 곡이었다. 어떨 때는 이 음악 들으려고 TV를 틀어놓은 적도 있었다.

그 음원이 아마 이 음반, 칼 리히터 지휘의 뮌헨 바흐 오케스트라인 듯하다. 다른 버전의 연주를 들으면 어린 시절의 그 느낌이 나지 않는 것을 보면...

흔히들 “음악의 아버지”라 부르는 요한 세바스티안 바흐(J. S. BACH)의 음악 중에는 우리가 알게 모르게 접하는 곡들이 참으로 많다. 앞서 말한 관현악 모음곡 제2번이 그러하다.

바흐의 곡들은 TV 광고, 드라마나 영화 배경음악으로도 아주 많이 쓰이는데 그만큼 우리 가까이에 클래식 음악이 있고 바흐가 있다.

“G 선상의 아리아“는 어린 시절 학교 음악시간에 꼭 언급됐던 음악으로 기억한다. 이 또한 요즘 자주 들을 수 있다. 관현악 모음곡 제3번의 2악장 “Air”인데 여기서 에어는 아리아를 뜻한다.

바흐는 총 네 곡의 관현악 모음곡을 작곡했는데 그 중 자주 연주되는 곡은 제2번과 3번이다. 앞서 말한 TV 화면 조정시간에 나온 음악은 모음곡 제2번의 몇 곡이다.

요즘이야 원전악기 연주 또는 정격 연주라 부르는 연주 방식이 일반적이지만 불과 몇십 년 전만 해도 개량된 악기로 바흐나 헨델, 비발디 등의 음악을 연주했었다.

원전연주라 하는 것은 바흐나 비발디가 살던 당시의 악기들 또는 그 악기들과 같게 만들어서 그때 방식으로 연주하는 것을 뜻한다. 연주회장에서 들으면 소리가 작지만 고풍스런 느낌이 난다.

특히 현악기에 쓰는 현은 양의 창자를 꼬아서 만드는 거트현을 쓰기에 잘 끊어지기는 하지만 소리가 부드럽다. 이런 건 바이올린에서도 느낄 수 있지만 첼로 소리를 들으면 훨씬 더 그런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오늘 소개하는 연주는 바흐 연주의 최고 권위자였던 칼 리히터가 지휘한 음반이다.

이 연주는 현대 악기로 연주한 바흐인데 요즘 정격 연주가 보편화되어 있다시피 해서 현대 악기로 연주한 이 연주가 더 독특하게 들리기도 한다.

곡의 순서는 서곡, 론도, 사라반드, 부레 I·II, 폴로네이즈‧더블, 미뉴에트, 바디네리이다.

바흐의 다른, 그러니까 무반주 첼로 모음곡,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와 파르티타 등 여러 곡에서 볼 수 있듯 서곡 빼고는 모두 춤곡이다.

다섯 번째 곡 폴로네이즈는 폴란드의 춤곡이고 미뉴에트는 누구나 다 춤곡이었다는 것을 배웠을 것이다.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으로 발레를 공연한 영상도 있다.

바흐의 음악은 언제 들어도 좋다. 거의 300여 년 전 작곡된 음악임에도 지금까지 힘을 잃지 않을 만큼 멋진 음악들이다.

여름이 훨씬 가까워진 5월 초, 옛 추억 하나쯤 떠올리며 바흐 관현악 모음곡에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클릭] 현대악기로 연주한 칼 리히터의 연주 

[클릭] 원전악기로 연주한 다른 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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