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문산읍 사유지서 남인수 추모제
7월 예심 뒤 11월 가요제 본선도
가요제 본선 위해 대관 신청 다시 할 듯

[단디뉴스=김순종 기자] 친일행적이 뚜렷한 가수 남인수(원명 최창수, 개명 강문수)를 기리는 추모제와 가요제가 강행될 예정이다. 앞서 남인수기념사업회는 행사개최 장소로 남강변 야외무대를 택해 진주시에 대관 신청을 했지만, 대관이 받아들여졌다가 취소된 바 있다. 민족문제연구소 진주지회가 친일행적이 뚜렷한 가수 남인수를 추모하는 행사에 국민 혈세를 투입해 운영되는 장소를 대관해주는 건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면서다.

남인수기념사업회는 이에 따라, 오는 18일 기념사업회 사무실이 있는 문산읍 인근 사유지에 특별무대를 마련해 남인수 추모제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장소 대관이 취소된 만큼 자체적인 장소를 마련해 행사를 진행키로 한 것. 기념사업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열리는 행사에는 축하가수로 김연화 씨가 참석할 예정이다. 김진수 경남연합신문 발행인(전 진주문화원 원장)을 초청해 현장강연도 진행한다.

남인수기념사업회 측은 추모제는 사유지에서 진행하지만, 가요제는 남강변 야외무대에서 개최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진주시가 대관을 취소했지만, 이들은 시에 다시금 대관을 요구할 예정이다. 김영삼 남인수기념사업회 총괄본부장은 15일 “추모제 행사를 진행한 이후 기자회견 등을 통해 시에 대관을 다시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한 시민 서명도 받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시의 대관취소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진양호공원에 세워져 있는 남인수 동상
진양호공원에 세워져 있는 남인수 동상

김 총괄본부장은 남인수의 친일행적과 문화예술인으로서의 성과를 분리해 봐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일제강점기 친일행적이 있다지만, 그건 역사에서 판단할 부분”이라면서다. 그는 “해방 이후 남인수가 남긴 좋은 곡이 많다”며 추모제나 가요제에서도 친일행적과 남인수의 문화예술적 업적을 분리해 다룰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념사업회는 오는 7월 22일 가요제 예심을 치르고, 11월쯤 본선을 진행할 예정이다.

민족문제연구소 측은 이 같은 소식에 “국민 혈세로 운영되는 시설이라면 모를까, 사유지에서 행사를 진행한다고 하는데 우리가 따로 할 말은 없는 것 같다”고 전했다. 다만 “친일행적이 뚜렷한 남인수를 기리는 행사가 진행된다고 하니, 역사적 의미에서의 안타까움은 있다”고 덧붙였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앞서 진주시가 운영하는 남강 야외무대에서 가요제가 열릴 예정이라는 소식에 크게 반발한 바 있다.

한편 가수 남인수는 1918년 10월 18일 경남 진주에서 태어났다. 그는 애수의 소야곡, 이별의 부산정거장 등을 부르며 1950~60년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가수의 반열에 올랐다. 이에 따라 진주에서도 그의 이름을 딴 가요제가 진행되고, 그를 기리는 비석과 동상이 세워졌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 그의 친일행적이 뚜렷이 드러나면서 남인수가요제가 폐지되는 등 그에 대한 역사적 평가도 달라졌다.

남인수는 일제강점기 친일 군국가요 ‘강남의 나팔수(1942)’, '그대와 나(1942)', '이천오백만 감격(1943)',  ‘혈서 지원(1943)’ 등을 부르며 ‘내선일체’를 정당화하고 조선의 젊은이들에게 전쟁 참여를 독려한 이유로 2009년 발간된 친일인명사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해방 후 김구 선생이 임시정부 요인을 통해 반드시 처단해야 할 친일파 명단을 작성했을 당시, 267명의 친일파 중 한 명으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단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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