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걸음의 종착지 현천저수지 둑길에서...
이번 걸음의 종착지 현천저수지 둑길에서...

때죽나무, 아까시, 고광나무, 찔레꽃 등 향기보다는 색깔로 승부를 거는 흰 꽃들의 계절 5월, 113번째 초록걸음은 길동무들과 밤재를 넘었다.

21개 둘레길 코스 중 마지막 구간 구례와 남원의 경계가 되는 고개 그 밤재다.

남원 주천면 지리산유스캠프에서 출발, 임도를 따라 흰 꽃들의 향기 맡으며 1시간 정도 걸으니 밤재에 도착했다.

 

구례와 남원의 경계가 되는 해발 490m 밤재에서...
구례와 남원의 경계가 되는 해발 490m 밤재에서...

밤재 옆으로 난 등산로를 따라가면 숙성치(宿星峙)가 있다.

별이 잠든다는 고개, 이 얼마나 아름답고 감성 어린 고개 이름인가.

노고단 능선이 한눈에 들어오는 해발 490m 밤재에서 맛난 점심을 먹고는 계척마을로 향했다.

편백나무 숲길을 지나고 개울을 건너 도착한 계척마을에는 우리나라 모든 산수유나무의 원조가 되는 할머니 산수유나무가 계신다.

1000년 전 중국 산둥성 처녀가 시집오면서 가지고 왔다는, 아직도 봄이면 노란 꽃을 활짝 피우고 산수유 열매도 엄청 매달만큼 정정하시다.

 

계척마을 산수유 초록 터널을 지나는 길동무들
계척마을 산수유 초록 터널을 지나는 길동무들

계척마을에서 현천마을 가는 길도 참 아름다운 오솔길이다.

물론 산수유꽃 활짝 피는 3월에 걸어도 좋긴 하겠지만 그땐 인산인해라 숲의 기운 느끼며 걷기는 불가능하다.

 

초록 숲속 개울을 건너는 길동무들
초록 숲속 개울을 건너는 길동무들

초록이 절정인 이즈음에 걷는다면 온전히 초록으로 수혈받을 수가 있다.

연관마을을 지나면 산수유마을로 유명한 현천마을이다.

현천저수지 주변을 한 바퀴 돌고는 마을 안길을 따라 동네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물가에 떨어진 때죽나무 이파리들
물가에 떨어진 때죽나무 이파리들

남원 주천에서 구례 현천마을까지 대략 10Km 거리를 걸으면서 만난 흰 꽃들 중에서 으뜸은 역시 때죽나무였다.

영어 이름 snow-bell에 걸맞게 앙증스럽게 매달린 모습도 그렇지만 통째로 떨어져 개울물을 뒤덮은 모습이 또 다른 아름다움을 보여주었다.

 

1,000수를 누리고 계신 할머니 산수유나무와 10살 경민이
1,000수를 누리고 계신 할머니 산수유나무와 10살 경민이

이번 초록걸음의 막내는 초등 3학년인 경민이였는데, 나풀나풀 걷는 모습이 다른 길동무들에게 비타민이 되는 듯했다.

더불어 걷는 내내 종량제 쓰레기봉투를 들고서 쓰레기 줍는 길동무들이 고맙고 또 고마웠다.

 

걷는 내내 쓰레기를 주우면서도 얼굴엔 미소가 가득하다.
걷는 내내 쓰레기를 주우면서도 얼굴엔 미소가 가득하다.

초록걸음 길동무들은 이렇게 지리산 둘레길을 가꾸고 지켜나가면서 ‘있는 그대로의 지리산’의 아름다움이 지속되기를 바라며 발걸음을 변함없이 이어갈 것이다.

 

저 멀리 노고단 능선을 배경으로...
저 멀리 노고단 능선을 배경으로...
길동무들과 지리산 케이블카 반대를 외치다
길동무들과 지리산 케이블카 반대를 외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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