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백나무 숲에서 4.14 기후정의파업의 의미를 되새기다.
편백나무 숲에서 4.14 기후정의파업의 의미를 되새기다.

4월 15일 112번째 초록걸음은 구례수목원에서 걸음을 시작했다. 지리산 둘레길 탑동마을과 지초봉 구리재 사이에 자리하고 있는 구례수목원은 2021년 5월 개장한 전라남도 유일의 공립수목원이다. 문을 연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다양한 종류의 목련과 여름철 수많은 수국으로 입소문이 나 많은 방문객이 찾고 있는 곳이다. 예전에는 수목원을 지나도록 둘레길이 나있었지만 수목원이 입장료를 받기 시작하면서 수목원을 지나지 않고 우회하도록 둘레길 노선을 변경하게 되었다.

 

구례수목원 정문에서...
구례수목원 정문에서...

시간 관계상 구례수목원 탐방은 다음으로 기약하고 곧바로 지초봉으로 향하는 계곡 길로 들어섰다. 전날 내린 봄비로 계곡 초입부터 흘러내리는 물소리 들으며 걸을 수 있어 한층 더 가볍고 상쾌한 발걸음이었다. 앵초꽃, 큰꽃마리, 족도리풀, 구슬붕이, 으름꽃 등등 걷는 내내 길섶의 봄꽃들은 길동무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이번 초록걸음엔 인도에서 경상국립대로 유학을 온 교수님과 대학원생이 동행해 더욱더 의미가 있는 듯했다.

 

인도에서 경상국립대로 유학 온 두 분과 함께...
인도에서 경상국립대로 유학 온 두 분과 함께...

 

어느새 등나무가 보랏빛 꽃을 피우다.
어느새 등나무가 보랏빛 꽃을 피우다.
영산홍에 홀려 폰카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는 길동무들
영산홍에 홀려 폰카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는 길동무들

 

구례수목원 옆 계곡을 지나 도착한 편백나무 숲에서 길동무들은 정성껏 준비해온 도시락으로 낮밥을 맛있게 먹었다. 후식 대신 필자가 준비해온 시와 음악을 즐겼다. 블루투스 스피커로 구례 사는 허설의 ‘바람이 숲에 깃들어’와 함께 9년 전 별이 되고 만 세월호 희생자들을 기억 하자고 전인권의 ‘새야’를 들려드렸다. 편백나무 숲에서의 시와 음악으로 길동무들에게 숲의 기운을 더 깊고 진하게 전해드린 듯 해 흐뭇했다.

편백나무 숲에서부터는 임도를 따라 걸었다. 연초록 새순이 돋아나는 숲을 배경으로 걷는 길동무들의 뒷모습을 폰 카메라에 담으면서 그 풍경이 숲과 너무도 조화롭게 보였다. 역시 지리산 둘레길에선 걷는 이들의 뒷모습이 더 아름답게 보인다는 게 정설임을 다시금 알 수 있었다.

 

뒷모습이 더 아름다운 지리산 둘레길
뒷모습이 더 아름다운 지리산 둘레길
지리산정원으로 향하는 겹황매화 꽃길에서...
지리산정원으로 향하는 겹황매화 꽃길에서...

초봉 아래 구리재에서부터는 내리막 임도가 계속되고 30분쯤 걸으면 개장을 준비 중인 구례 생태숲에 다다른다. 그리고는 죽단화라고도 불리는 겹황매화 꽃길이 이번 초록걸음의 종착지인 지리산정원으로 안내한다. 지리산정원은 구례군에서 지리산야생화테마랜드라고 이름을 바꾸고 숲속수목가옥, 자생식물원, 짚라인 조성 등 대대적 리모델링 공사를 해 새롭게 문을 열었다.

구례수목원에서 지리산정원까지 대략 7.5Km 거리의 이번 초록걸음을 가뿐하게 걸은 길동무들은 연초록으로 물들어 가는 4월의 지리산을 만끽한 발걸음이었는 소감을 이구동성으로 말하면서 일정을 마무리했다. 계절의 여왕 5월에 초록걸음으로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면서.

 

야생화테마랜드에서 ‘지리산을 그대로’를 외치다.
야생화테마랜드에서 ‘지리산을 그대로’를 외치다.
비가 와도 초록걸음은 멈추지 않는다.
비가 와도 초록걸음은 멈추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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