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SNS 세계에 계시는 현인, 의인, 명인, 도사, 자유인…

출근해서 아이들을 맞이하고, 선생님들 계시는 교무실에 가서 인사하고 간단하게 이야기를 나눈 뒤 내 방으로 돌아와 그 전날 올라온 결재 서류와 오늘 일과를 확인하면 하루가 시작된다.

해야 할 일은 참 많다. 월말까지 보내야 되는 공모 서류와 다음 달 초까지 보내야 되는 공모 서류가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어제 했던 철학 수업 내용을 정리해 놓고 다음 주 수업할 내용을 조금 고쳐야 한다. 아이들이 너무 어려워한다. 사실 어려운 과정이다.

본격적으로 문서 작업을 하기 전에 몇 개의 SNS를 둘러본다. 밤새 올라온 다양한 글들, 그리고 소식들을 보며 SNS 세계에 계시는 현인, 의인, 명인, 도사, 자유인들과 만난다. 내가 이렇게 SNS을 둘러보는 것은 나의 행복을 위한 것이라고 가정한다. 마치 유토피아에 적혀 있는 것처럼.

“유토피아에 사는 모든 사람이 지대한 관심을 갖고 논의하는 가장 중요한 문제는 인간의 행복에 관한 것입니다. 행복은 어디에 있는가를 논의하고, 행복이 어느 것 하나로 이루어져 있는 것인지, 아니면 여러 가지로 이루어져 있는 것인지를 논의합니다. 이 문제와 관련해서 그들은 쾌락설로 상당히 기울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즉, 인간의 행복은 전적으로 쾌락으로 이루어져 있거나, 가장 중요한 부분은 쾌락이라고 봅니다.” (유토피아, 토마스 모어 지음, 박문재 옮김, 2020. 85쪽)

김준식 지수중학교 교장

하지만 가끔 불행해지기도 한다. 이유는 천 가지 만 가지겠지만 가장 핵심은 자괴감, 불안, 약간의 공허함, 부러움, 시기 등이겠다.

2. 교사를 위한 공간 혁신도 생각할 때다.

다른 학교에 근무하시는 분들을 만나면 늘 새로운 정보를 듣는다. 새롭다고 해서 늘 좋은 것은 아니다. 새롭지만 좋지 못한 것들도 분명 있다. 학교라는 한계를 인정하면 사실 새로움은 그리 많지 않다. 오직 새로움은 교사와 학생의 수업 장면에서 생겨날지도 모른다. 아무리 환경을 바꾸고 아무리 사람을 바꿔도 지속적일 수는 없다. 오히려 환경과 사람을 바꾸는 데서 오는 부담감도 있고 또 적응의 문제도 따른다. 그런데 환경은 적응되는 순간 새로움은 사라진다. 사람 역시 그러하다.

그러나 수업장면에서 새로움을 추구하는 것은 매우 다르다. 언제나 새로울 수 있다. 물론 여기에도 렘마가 존재한다. 교사의 끝없는 열정인데, 교사인들 에너자이저가 아닌 이상 끝없이 열정을 낼 수 있을까?

교사가 에너지를 낼 수 있게 하는 환경에는 무엇이 있을까? 문득 지금까지의 학교 공간 혁신의 기준이 지나치게 학생 중심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업무를 줄여주고 수업에 에너지를 쏟게 하겠다는 취지를 살릴 수 있는 물적 토대가 필요하다. 즉, 교사가 수업에서 에너지를 낼 수 있는 중요한 동력원에 대한 생각을 이제는 해야 할 때다. 그 중 하나인 교사 중심의 학교 공간 혁신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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