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유근종 작가]
[사진+유근종 작가]

유근종 작가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비틀즈의 음악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비틀즈의 음악이 끊임없이 리바이벌되거나 노래가 아닌 다른 장르로 재생산되고 있는 것은 그들의 음악이 얼마나 많은 영감과 감동을 주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앞서 소개한 비틀즈 음악들은 기타를 위해 편곡한 곡들이었고, 이번에 소개할 음반은 현악사중주를 위해 편곡한 연주 음반이다. 대표적인 비틀즈 음악을 편곡한 음반들을 한 번 소개해볼까 한다.

그중 가장 유명한 음반을 들라 하면 아마도 베를린 필의 12 첼리스트가 연주한 음반이다.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첼로 단원들이 모여 비틀즈의 알려진 음악들을 인간의 목소리와 가장 닮았다는 첼로 그것도 12명이 연주하는 것이라 익숙한 듯 독특한 음악을 들려준다. 그리고 앞서 얘기한 외란 쇨셔의 기타 연주 외에 지금은 활동이 뜸한 미녀 첼리스트 오프라 하노이가 첼로로 연주한 음반이다.

다른 모든 버전들의 연주도 좋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첼로 버전의 연주가 가장 좋다. 이젠 거의 구할 수 없는 음반이라 그것에 대한 환상 때문은 아닐까 생각하지만, ‘예스터데이’ 연주의 그 아련한 첼로 선율이 지금도 귓가에 들려오는 듯한 느낌인 것을 보면 환상 때문은 아닌 것 같다.

이제 이 비한 사중주단에 대한 얘기 잠깐 해보자.

1985년에 설립된 체코 출신의 음악가들로 구성된 비한 현악사중주단은 베토벤과 자국의 작곡가 드보르작에서 특히 빛이 난다. 워낙 뛰어난 연주단체이기에 장르를 넘나드는 이들의 연주는 비틀스의 명곡에서도 알 수 있다. ‘블랙버드’, '미셀', '예스터데이' 등의 비틀스 명곡을 현악사중주로 노래하듯 들려준다.

어느 날 라디오에서 비한 사중주단이 연주한 드보르작의 현악사중주 12번 ‘아메리칸’을 들은 적이 있는데 갑자기 가슴이 뛰었다. 정말 명연주라는 음반은 거의 다 들어보았는데 이 때 이 연주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음반을 구하기도 쉽지 않았다. 수입 음반의 특성상 자주 수입되지 않아 들은 지 10년은 족히 지나 겨우 살 수 있었고, 그 이후에 이 비틀즈 연주가 있다는 걸 알고는 바로 사게 됐다. 클래식 음악에서 가끔씩 벗어나고 싶을 때는 꼭 이 음반을 듣게 된다.

이 가을, 다시 이 음반을 들어본다.
이제 비틀즈의 계절이 온 것은 아닌가 하고...

 

미셸

https://www.youtube.com/watch?v=kP6AVb7IvkA&list=OLAK5uy_mn-yF1CzZ0r_ggtBeYo7SLbpPJqWagLCw&index=8

 

예스터데이

https://www.youtube.com/watch?v=EmDx5gQsw7U&list=OLAK5uy_mn-yF1CzZ0r_ggtBeYo7SLbpPJqWagLCw&index=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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