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한 눈과 귀

                 여국현

음성이 와 그렇노
뭔 일 있나
귀도 안 좋다 싶은 양반이 
귀신같이 알아챈다
아들 목 잠긴 소리엔
방울이라도 달린 겐지

엄마에게 아들 목소리는
늘 뭔 일이 있는가 싶었고
볼 때마다 아들 얼굴은
반쪽이 되어 있었다
아직 남아 있는 게 기적이라며
가끔 타박을 해도
그때뿐

늘 그렇게 뭔 일 있나 싶고
얼굴은 볼 때마다 반쪽이 되는
신기한 엄마의 눈과 귀

두 딸의 아비가 되고 나서야
내게도 그 신기한 눈과 귀가
솟아났다


* 5월은 가정의 달이라 한다. 부모와 자식의 교감이 풍부하라고 일부러 만든 달이지 싶다. 부모가 되면 자식이 하는 모든 일에 눈과 귀를 집중하게 된다. 어디가 아픈지, 친구와 싸우지는 않는지, 왕따는 당하지 않는지, 자꾸만 신경이 쓰이는 게 자식이다. 이제 부모님 일은 뒷전이 되고, 제 자식 먼저 챙기는 이 눈과 귀를 시인은 신기하다고 말하지만 그건 본능이 아닐까 싶다. 인류가 존재하는 한 내리사랑은 영원히 계속될 것 같다.

 

천지경 시인
천지경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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