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에 비늘 같은

이은래

사직서 낸 유부장과 소주 한잔하자고

횟집을 갔네

수족관 물고기들

늙은 개처럼 엎드려 있거나

벽을 따라 꿈틀거리고 있었네

물고기도 꿈을 꾼다면

젖은 몸을 말리고 있을까

내 꿈은 몸을 덮고 있는

비늘 하나하나 지폐가 되는 것이라네

허허 소주잔을 채울 때

욕망은 역겨운 냄새를 풍기고 있었지만

헛된 꿈으로 하루 살아갈 힘을 삼는

이 좁아터진 수족관

뜰채에 담겨서야 수족관을 벗어나

비늘 다 벗겨내고

조각조각 맑은 살점으로

소주잔 옆에 앉는

천지경 시인
천지경 시인

***** 솔직히 회는 비싸다. 특히 고급회는 더 비싸다. 회를 좋아하지만 비싼 가격에 늘 망설이게 되어 기껏 일 년에 2~3번 정도 먹는다. 가난한 내 형편으로는 생일이나 특별한 손님이 오게 되면 먹게 되는 음식이 생선회다. 가끔 수족관 앞을 지나오면 헤엄치는 물고기를 보게 된다. 곧 죽게 될 물고기들이 불쌍하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입맛을 다신다. 이 시의 주인은 비늘 하나하나가 지폐였으면 하는 꿈을 꾼다고 했다. 기발하여라! 무릇 시인이면 이래야 하는데 나는 언제나 먹는 것만 밝히고 살고 있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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