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는 길목에서 듣는 루트비히 판 베토벤의 교향곡 제 6번 “전원-Pastorale”.
유난히도 지루했던 겨울과 지독했던 겨울 가뭄이 지나고 나니 부지불식간에 봄이 찾아왔다.
그래서 이 생동하는 봄을 즐길 수 있는 곡 하나를 골랐다.
제목만으로도 봄에 들으면 좋을 것 같은 베토벤 교향곡 '전원'이다.
이 곡은 흔히들 운명 교향곡이라고 말하는 제5번 교향곡과 같은 시기에 쓴 작품이다.
보통 교향곡은 4개의 악장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전원 교향곡은 다섯 개의 악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아래 각 악장의 주제를 생각하며 듣는 것도 좋은 감상의 지름길이 아닌가 싶다.
- 도착했을 때의 유쾌한 감정의 각성
- 정경
- 사람들의 즐거운 모임
- 폭풍
- (牧歌). 폭풍 후의 기쁜 감사의 기분
이 전원 교향곡의 명반은 정말 많다.
하지만 내가 가지고 있는 베토벤 전원 교향곡 음반이 그렇게 썩 많지는 않다.
다들 최고의 명반이라 칭송하는 브루노 발터와 카를 뵘의 음반조차 사지 않았다.
처음에는 때를 놓쳤고, 이제는 크게 살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그 이유는 바로 지금 가지고 있는 이 음반만으로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베토벤의 운명 교향곡을 비교 감상하며 열심히 듣던 시절 5번 교향곡 때문에 이 음반을 사게 됐는데, 뜻하지 않게 6번 교향곡에서 횡재한 기분을 느꼈다.
5번 교향곡은 그냥 중후한 연주로 다가왔지만, 6번 전원 교향곡에서는 눈이 번쩍 뜨였다.
볼프강 자발리쉬와 로열 콘쎄르트허바우(RCO)의 조합이다.
연주를 듣고 있으면 이 교향곡이 얼마나 위대한 교향곡인지 알 수 있다.
내가 가장 좋아했던 연주(지금도 최고의 자리지만)이면서 가장 자주 들은 한스 쉬미트에쎄르쉬테트-빈 필 연주에 버금간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모노 시대 에리히 클라이버-RCO 콤비도 최상이다.
성큼 다가온 봄을 이 훌륭한 곡으로 맞아야 더 멋진 계절이 될 것 같다.
참, 전원 교향곡에서 나의 감상 포인트는 '폭풍우가 지난 뒤의 기쁨'과 '감사 부분으로 넘어가는 부분', '5악장 전체'이다.
우리에게도 그런 평안함이 하루 빨리 찾아와주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음악 속 폭풍우가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과 코로나까지 말끔히 데려가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모두 기지개를 켜고 이 음악을 들으며 4월을 맞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