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누적→노동 악화→ 의료 질 하락→적자 가속 '악순환'
정백근 교수 "지방분권 강화로 지역의료 건강성 회복해야"

지난달 30일 70대 여성 A 씨는 가슴이 답답하고 호흡 곤란 등의 증상으로 12시 50분경 119로 신고해 경상대병원으로 이송했으나, 검사 결과 대동맥 박리가 확인되어 서울 소재 병원으로 전원을 요청했다.

경상국립대병원('경상대병원') 내부에서는 이를 맡아줄 의료진이 부족하다는 판단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

소방당국이 1월30일 대동맥박리 환자인 70대 여성 A씨를 경남 진주에서 서울로  이송하는 모습 ⓒ경남도 제공
소방당국이 1월30일 대동맥박리 환자인 70대 여성 A씨를 경남 진주에서 서울로 이송하는 모습 ⓒ경남도 제공

대동맥 박리는 심장에서 몸 전체로 혈액을 공급하는 대동맥의 내벽이 찢어져 혈액이 벽 사이로 흘러 들어가는 상태로, 심각한 출혈과 혈류 차단을 초래해 장기 손상 및 생명 위험이 증가시키므로, 신속한 진단과 치료가 필수적인 질환으로 꼽힌다.

넷플릭스 '중증외상센터'. 주인공 백강혁(배우 주지훈 분) 교수는 이국종 국군대전병원장(전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을 모티브로 했다고 알려져 있다. 사진 넷플릭스
넷플릭스 '중증외상센터'. 주인공 백강혁(배우 주지훈 분) 교수는 이국종 국군대전병원장(전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을 모티브로 했다고 알려져 있다. 사진 넷플릭스

최근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로 공개된 ‘중증외상센터’는 백강혁(주지훈)이란 가공할 초능력의 의사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환자를 살릴수록 적자에 빠지는 의료 시스템의 모순을 빠른 전개 속에 풀어내 대중들에게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4년 응급의료기관 평과’ 결과에 따르면 전국 408개 응급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응급의료서비스 수준을 등급별로 분류했다.평가는 인력과 전원의 적절성, 전담 의사, 전담 간호사, 중증상병해 당환자의 재실시간, 최종치료 제공률, 자원정보 신뢰도, 24시간 체류환자 비율 등의 지표를 종합해 평가했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4년 응급의료기관 평과’ 결과에 따르면 전국 408개 응급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응급의료서비스 수준을 등급별로 분류했다.평가는 인력과 전원의 적절성, 전담 의사, 전담 간호사, 중증상병해 당환자의 재실시간, 최종치료 제공률, 자원정보 신뢰도, 24시간 체류환자 비율 등의 지표를 종합해 평가했다.

서부경남 응급의료 현실은 어떨까?

국립경상대학교 의과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경상남도 공공보건의료지원 단장을 맡고 있는 정백근 교수에게 현재 경상국립대병원의 긴급 의료에 관해 물었다. 

다음은 정백근 교수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서부경남에 중증외상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1급 병원은 경상국립대병원이 유일하지만 ‘2024년 응급의료기관 평과’에서 경상국립대 병원은 B등급을 받는 것에 그쳤다.

경상국립대병원의 경우, 응급 의료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응급의료 서비스 질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는 서부경남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교통사고나 화재, 산업재해, 추락사 등 갑작스러운 사고를 당했을 때 치료받을 수 있는 확률이 대도시와 인근 창원보다 낮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Q> 앞으로 경상대병원이 지역 응급의료기관으로 재정립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

A>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지만 응급의학 및 외상 전문의 인력을 충원하고 이들이 오래 지역에 남아 있게 해야한다. 전체적으로 의사 전문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진주에서 관련 전문의를 오래 유지하기에는 불리함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정부가 지원하더라도 계속 올라가는 전문의 인건비를 감당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지난해 경상국립대병원 210억 원 적자'

더불어민주당 백승아 의원이 공개한 국정감사 자료 ‘2023년 ~2024년 상반기 국립대병원 손실액 현황’에 따르면 전국 10개 국립대병원 올해 상반기 손실액은 4,127억 원이고, 작년 상반기 손실액 1,612억 원보다 2,515억 (155%) 증가했다.

올해 손실액이 가장 큰 국립대병원은 서울대병원 1,627억 원이었으며 경북대병원 612억 원, 전남대병원 359억 원, 부산대 330억 원, 충북대 263억 원, 경상국립대 210억 원 순으로 적자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Q>국립경상대병원의 재정 적자 폭이 커지면 이는 경영악화와 의료진 부족으로 이어질 것인데, 이후 전망은?

A> 정부 지원이 없다는 전제하에서 이야기를 하면, 경상국립대병원은 비용을 줄이고 수익을 늘리려고 할 것 이다. 이 경우 인력 채용을 줄이고 의료 제공량을 늘리거나 환자들에게 의료 수가가 높은 서비스를 권유하게 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날 것이다.

이로 인해 병원 노동자의 노동 조건은 더욱 악화되고 국립대병원의 공공성은 약화되고 의료의 질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되면 경영 상황은 더욱 어려워지고 관외 의료 이용은 증가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 악순환이 예상된다. 

넷플릭스 '중증외상센터'. 주인공 백강혁(배우 주지훈 분) 교수는 이국종 국군대전병원장(전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을 모티브로 했다고 알려져 있다. 사진 넷플릭스
넷플릭스 '중증외상센터'. 주인공 백강혁(배우 주지훈 분) 교수는 이국종 국군대전병원장(전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을 모티브로 했다고 알려져 있다. 사진 넷플릭스

Q> 결국 지방자치단체, 지역 정치로 현 의료 문제를 해결해야 할 부분이 있을까?

A> 지역 정치로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나 그렇다고 마냥 손을 놓아서는 안될 것이다. 지방정부와 지역 사람들이 이 문제를 걔속 정치의제로 내세우고, 의료 문제 해결을 하지 않으면 그 누구도 나서서 해결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일단은 분권을 강화하는 방식이 되어야 할 것 같다. 지방정부가 보건의료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재정의 강화, 권한의 강화가 필요하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지역의료의 위축은 수도권 중심의 경제발전 전략의 결과이기 때문에 자본 축적과 관련된 공간 전략의 근본적 수정이 필요하며 이것 역시 지방정부와 지역 시민사회가 주체가 되어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경상국립대학교병원 '권역외상센터'

경남에서 처음으로 문을 연 '경상국립대학교병원 권역외상센터'는 2024년 8월 개원했다. 지난 2017년에 '경남권역외상센터'로 지정받았으나, 육상 헬기장 시설 설치 심의 및 코로나 여파로 7년이나 미뤄져 개관했다. 

경남권역외상센터는 경남권역에서 발생하는 중증외상환자를 포괄적이고 전문적인 집중치료기반을 구축해 365일 24시간 치료 업무를 수행하겠다는 목표로 설립되었다.

주요시설로는 진료구역(6병상), 외상소생실(2실), 수술실(2실), 외상중환자실(20병상), 외상입원실(40병상), 헬기장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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