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대중음악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Thriller에 이어 다시 한번 대박을 친 마이클 잭슨의 Bad
세계 대중음악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Thriller에 이어 다시 한번 대박을 친 마이클 잭슨의 Bad

"스태프 한 명 한 명이 정확성과 조화를 겸비하고 있었다. 그것은 마치 수은(水銀)의 움직임 같았다. 마이클 잭슨은 함께 작업하기에 최고의 인물이었고 완벽한 프로였으며, 무엇보다 진정한 '아티스트'였다." – 마틴 스콜세지

1987년 8월, 3개월 만에 만든 'Thriller'보다 1년 9개월을 더 투자했고 순 제작비만 200만 달러가 든 마이클 잭슨의 새 앨범 'Bad'가 발매되었다. 곡 'Bad'는 이 앨범의 첫 싱글이었는데, 뮤직비디오를 거장 마틴 스콜세지가 연출하면서 영상은 영화 역사에도 따로 새겨지게 된다.

뮤직비디오의 첫 구상은 프로듀서 퀸시 존스의 머리에서 나왔다. 즉, 퀸시 존스는 애초에 영상을 프린스(Prince)의 '퍼플(Purple) 군단'과 마이클 잭슨의 ‘MJ 조직’이 대결하는 양상으로 꾸며보리라 마음 먹었던 것이다. 하지만 프린스는 그리 호락호락한 인물이 아니었다. 그는 퀸시 존스가 마련한 미팅 현장에서 마이클에게 "히트곡 만드는 데 내 도움은 필요 없겠지"라고 말하며 거절 의사를 표했다. 마이클은 그런 그의 거절을 조용히 받아들여야 했다.

그렇게 마이클이 평소 관심 있어 한 제롬 로빈스/로버트 와이즈 감독의 61년도 작품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쿨(Cool)' 시퀀스에서 영감을 얻은 17분 짜리 'Bad' 뮤비는 결국 수 백대 일 경쟁률을 뚫고 발탁된 신인 웨슬리 스나입스가 대릴(마이클 잭슨)의 라이벌 갱 리더 역을 맡고, 알앤비 싱어송라이터 로버타 플랙이 대릴의 엄마 역을 맡으며 대략의 밑그림이 완성됐다.

사실 이 뮤비는 스콜세지에게 가지 않을 수도 있었다. 마이클은 처음 조지 루카스나 스티븐 스필버그를 염두에 뒀지만 당시 폴 뉴먼과 톰 크루즈를 데리고 '컬러 오브 머니' 촬영에 한창이었던 마틴 스콜세지에게 퀸시 존스가 “4일만 시간을 내달라” 부탁을 했고, 이를 스콜세지가 허락하며 뮤비의 최종 촬영팀이 꾸려진 것이다. 하지만 마틴의 작품들 중 '뉴욕, 뉴욕' 밖에 보지 못한 마이클은 당시 스콜세지의 촬영 방식에 감놔라 배놔라 간섭하며 마틴에게 '악몽' 같은 기억을 심어주었다. 물론 "불만은 없고 질문만 있는, 그리고 모든 것을 포용했던" 마이클 잭슨의 인성에 스콜세지는 그 이상 심각한 상황을 만들진 않았다.

마틴은 이 뮤비를 위해 자신이 믿을 수 있는 스태프들을 대거 끌어들였는데 '성난 황소'와 '택시 드라이버'를 찍은 촬영감독 마이클 채프먼과 편집감독 델마 스쿤메이커, 그리고 '컬러 오브 머니' 각본을 쓴 리차드 프라이스와 제작자 바바라 드 피나가 그들이었다. 리차드 프라이스는 자신들을 공격하려 했다고 오인한 뉴욕 사복 경찰의 총에 맞아 숨진 할렘의 '에드문드 페리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아 'Bad'의 시나리오를 썼다. 참고로 이 뮤비는 뉴욕 브루클린 호이트-셔머혼(Hoyt-Schermerhorn)역에서 촬영되었다.

발표 당시엔 기자들의 조롱을 샀지만 이제는 주인공이 세상에 없어 추억으로만 남겨진 버클 가죽 패션. 여기에 트랙킹과 줌인을 오가는 스콜세지의 역동적인 연출력까지 다시 음미해보자.(유튜브에 가면 언제든 감상할 수 있다.) 마이클 잭슨의 곡은 음악도 음악이지만 역시 안무와 함께 감상해야 제맛이다.

 

글 / 김성대 (대중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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