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루시다 갤러리에서, 6월 1일~20일까지

‘아무 것도 모르는 것은, 왜 계속 아무 것도 모른 채일까’ 갤러리를 들어서며 든 생각이다. 그러나 정확치 않은 표현이다. 생애 거의 처음, 그림 전시회를 갔었는데 그 둘 다 정진혜의 그림이었다. 그리하여 ‘아 그림 좋다’라 느끼고, 알았으니 말이다.

짙푸른 색이 바탕이 되고 거기다 나이프 작업을 통해 질감이 더해졌다. 꽃이 피고 길이 나고 바다가 있다. 37 점의 작품이 걸린 규모 있는 전시회이다.

 

▲ 진주시 망경동 루시다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정진혜 화가의 전시회

‘한 잎의 고백’, 시인 오규원의 ‘한 잎의 여자’에서 따온 전시회 제목이란다.

“물푸레나무 그 한 잎의 솜털, 그 한 잎의 맑음, 그 한 잎의 영혼, 그 한 잎의 눈, 그리고 바람불면 보일 듯, 보일 듯한 그 한 잎의 순결과 자유를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그림자같은 슬픈 여자.“ -오규원의 한 잎의 여자 가운데-

전시 서문을 써준 이적요 작가의 글 첫 줄은 이렇게 오규원의 시로 시작된다. 그리고 그는 화가 정진혜는 고독 위에 집을 짓는다 말한다.

정진혜는 1994년 전시회 “외곽으로부터”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20회의 개인전을 열었다. 상징적이고 은유적인 이미지로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어둠 속의 빛’으로 불리운다. ‘찬란히 슬픈 색’을 그려내는 작가, 정진혜.

 

▲ 전시회장에 걸린 정진혜 화가의 작품

“작가는 일단 작품으로 말하는 거지요. ‘사월의 시’, ‘어린 영혼의 바다’는 사회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3년 만에 큰 규모의 전시회를 열었습니다. 전시회 때마다 최선을 다 한다고 하지만 아쉬움이 남을 때가 있지요. 그런데 이번 전시회는 내 온 힘을 다했다는 마음이 강하게 들었어요. ”

내면의 풍경을 밑그림으로 그 위에 지난한 시간들을 나이프로 덧입히며 버텨온 작가의 모습이 그려진다. 그래서 작가는 작품으로 남는 것이다.

“그림전을 준비하면서 그림에 집중하다 보면 알아요, 나의 삶 속에, 나를 힘들고 외롭게 했던 것들이 무엇이었던가를 알게 되지요. 앞으로, 다른 걱정 없이, 정말 더 마음껏 쏟아부으며 대서사시 같은 작품들을 그려내고 싶습니다.”

2017년 진주에서 문을 연 루시다 갤러리는 사진 전시 전문 갤러리다. 회화 작가로는 정진혜가 처음이다. 6월 1일부터 20일까지 진행되는 전시회이다.

 

▲ 전시회장에 걸린 정진혜 화가의 작품
▲ 전시회장에 걸린 정진혜 화가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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