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계 '블랙리스트'에서 경남문화예술회관 신임 관장된 강동옥 씨

[인터뷰] 강동옥 신임 문화예술회관장, "지역문화예술 살릴 것" 김순종 기자l승인2018.10.23l수정2018.10.25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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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당시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올랐던 강동옥 씨가 10월22일 경남문화예술회관 관장 임기를 시작했다. 강동옥 관장은 진보적 성향의 예술단체인 ‘한국민족예술인연합(민예총)’ 회원으로, 진보 성향의 예술인이 경남문화예술회관 관장에 임명된 건 처음이다.

강동옥 관장은 춤의 대가로 유명하다. 그는 진주오광대 예능보유자이자, 경남도 무형문화재이다. 그는 2001년 ‘풍류춤연구소’를 만들어 다양한 공연을 펼쳐왔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위안부 기림 하얀강 공연, 한국전쟁전후 민간인희생자 위령제 공연 등 사회문제와 연관된 공연을 수십회 펼쳤다.

23일 <단디뉴스>는 경남문화예술회관 관장실에서 강동옥 관장을 만나 인터뷰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경남문화예술회관에서 근무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앞으로 크게 4가지 일을 진행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그가 심혈을 기울이겠다는 일은 △ 좋은 공연, 실험적이고 창의적인 공연을 유치해 도민들이 향유할 수 있게 하는 것 △ 지역문화예술계와 연대해 지역문화예술을 발전시키는 것 △ 지역민들을 위한 문화예술교육 활성화로 창의교육에 기여하는 것 △ 도민들이 생활예술을 즐기도록 하는 것 등이다.

 

▲ 23일 단디뉴스와 인터뷰에 나선 강동옥 경남문화예술회관 신임 관장

다음은 강동옥 경남문화예술회관 신임관장과의 일문일답.

- 박근혜 정부 때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올랐다가 경남문화예술회관 관장이 됐다. 취임 소감은?

“(웃음) 경남문화예술회관에서 근무할 수 있게 돼 기쁘다. 박근혜 정부 당시 블랙리스트에 오른 건 세월호 시행령 폐기 촉구 선언, 문재인 대통령 후보 지지 선언 이 두 건에 가담했기 때문인 걸로 알고 있다.”

- 막 임기를 시작했다. 앞으로 계획과 포부가 있다면?

“크게 4가지 정도가 있다. 먼저 경남문화예술회관은 공공기관이다. 그러니 정부 문화 정책, 경상남도 문화 정책에 맞춰서 일을 해나가는 게 중요하다. 1차적으로 좋은 공연들을 많이 유치하려고 한다. 실험적인 공연, 창의적 공연, 평소 보기 힘든데 도민들이 보고 싶어 하는 공연 등. 이를 통해 도민들이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게 할 거다. 두 번째로는 지역문화예술계와 긴밀하게 연대해, 지역문화예술을 발전시킬 수 있는 방법 등을 고민할 거다. 지역문화예술을 발전시키겠다. 세 번째는 창의가 요즘 많이 강조된다. 그러니 도민들, 지역민들을 위한 문화예술교육을 활성화시켜 창의교육에 기여하겠다. 네 번째는 최근 지역문화진흥법이 만들어지며 생활예술이 많이 강조되고 있다. 생활문화지원센터도 만들어지고 있고.. 도민들이 생활 속에서 예술활동을 하며 행복한 삶을 살아가도록 돕겠다.”

- 경남문화예술회관이 도문화예술회관임에도 창원 성산아트홀보다 유치하는 공연 수준이 떨어진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 점을 타계하기 위해 다양한 공연을 유치하는 등 방안이 필요할텐데..

“경남문화예술회관은 30년 전에 지어졌다. 그러다보니 현재의 다양한 공연들을 수용하기에 어려움이 있다. 이를 해결하려면 소공연장이나 소극장, 그리고 도민들이 와서 문화예술공연을 받을 수 있는 교육장, 활동하고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이 필요하다. 예산이 수반되는 문제이고, 이걸 수용할 부지도 필요하다. 새로운 도지사님도 이러한 공간들의 필요성을 알고 있다. 앞으로 좀 더 지켜봐야 할 문제다. 명실상부한 도문화예술회관이 되기 위해서는 예산 확보가 시급하다.”

- 경남문화예술회관에 1년간 지원되는 예산은 얼마 정도 되나?

“48억 정도. 대부분이 공연 및 전시 비용, 무대 시설 장비 유지 및 설치 비용에 사용된다.”

- 소극장, 소공연장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진주에 중형, 소형 공연장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는 계속 있어왔다. 문화예술회관은 사실 대공연장이지 않은가?

“문화예술회관이 진주에 있지만 도민을 위한 곳이다. 서부경남에는 큰 공연장이 문화예술회관 밖에 없다. 그렇기에 앞으로 더 키워나가야 한다. 누군가는 그건 진주문화예술회관 아니냐는 말도 하지만 진주시민도 도민이다. 경남문화예술회관은 진주시민을 포함해 도민들을 위한 공연장으로 태어나야 한다.”

- 진주에 혁신도시가 들어서고, 도시도 성장하고 있다. 특히 혁신도시에 온 서울 출신 사람들은 진주에 문화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한다. 문화 콘텐츠는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공연이 없는 건 아니다. 작년만 해도 경남문화예술회관에서 98개 공연을 138회 했다. 물론 불만은 있겠지만 그건 서울과 비교해서고, 지역과 비교하면 공연이 꽤 많다.”

- 지역에서 배출한 예술인이 경남문화예술회관 관장이 돼 지역예술인들의 기대가 크다. 지역예술을 어떻게 살려갈텐가?

“지역예술인들과 논의를 계속 해봐야 한다. 사실 지원기관은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이다. 경남문화예술회관은 공연장이고. 하지만 공연장에서만 머물지 않고 지역예술인들과 소통하며 지역예술을 살릴 방안을 찾아보겠다. 예를 들면 공연장 상주단체 지원 사업같은 게 있다. 공연장에 예술단체가 상주하면서 연습도 하고 지낼 수 있게 하는 거다. 그런 것을 문화예술회관에서도 한 번 해보면 좋지 않을까. 또 예술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해 예술단체들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길을 모색해봐야 한다.”

- 진주오광대 예능보유자, 경남도 무형문화재이다. 풍류춤연구소 대표를 역임하기도 했고.. 이런 경험들이 경남문화예술관장으로서 어떤 도움이 될 것으로 보시나?

“ 지역문화예술의 현실을 잘 안다. 예술단체의 고민도 마찬가지고. 그들의 요구사항, 앞으로 나아가고 싶은 방향, 사업 이런 것에 대해 잘 아니 경남문화예술관장으로 일하기에 좋다. 지역문화예술인들도 잘 아니 소통하며 상생하는 방법을 찾기 쉬울 거다.”

- 앞으로 예술인으로서의 활동은 볼 수 없는 건가?

“그렇다.기존에 대표로 있던 풍류춤연구소 대표직은 다른 사람이 맡아 할 것이고, 문화예술회관 관장으로서의 소임에 집중할 거다. 임기가 2년이고, 최장 5년까지 연임이 가능한 걸로 안다.”

- 진주가 문화예술의 도시라고 하지만 최근에는 그 명성이 많이 낮아졌다고들 한다. 진주가 문화예술의 도시가 되려면 시민들의 역할도 중요할텐데..시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이야기는 없나?

“시민들이 그에 대한 책임을 갖지는 않는다. 진주시에서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을 많이 가져야 했다. 하지만 먹고 사는 게 중요하다는 경제지상주의, 경제제일주의 이런 게 앞서다보니 문화정책은 후순위였다. 그러다보니 문화예술예산, 사업이 다 밀려났다. 문화예술과 경제는 같이 맞물려 가야 한다. 앞으로는 경제에도 신경을 쓰면서 문화예술도 챙겨야 한다. 다만 유네스코 창의도시를 진주시가 추진하고 있으니, 시민들도 예술행사 등에 많이 참여해주면 좋을 것 같다. 그러나 진주시가 먼저 다양한 예술행사를 펼쳐나가야 한다. 시민들은 관심을 두고 동참해주는 걸로 충분하다. 그게 바로 생활예술 활동이기도 하고.”

- 관장 임기 중 이것만은 꼭 하겠다는 게 있나?

“(웃음) 그런 건 없고. 아까 이야기한 4가지 목표들, 좋은 공연이나 실험적 공연을 유치해 도민들이 향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문화예술 교육을 돕는 것, 지역문화예술계를 지원하는 것, 생활예술 확대 하는 것. 이런 것들을 해내가겠다. 그럼에도 제1순위라고 하면 소극장 등 다양한 공연장 확보다. 그런데 예산이 많이 들어 나 혼자 할 수는 없다.”


김순종 기자  how2how2liv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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