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운송원가 인상돼야 최저시급 수령 가능"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삼성교통지회가 29일 진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간답게 살고 싶다”며 적정수준의 표준운송원가 책정을 진주시에 요구했다.

삼성교통지회 노조원들은 이날 “저희들은 한 달 200만 원 수준(22일 기준)의 임금을 받으며, 연간 3천 시간의 노동을 하고 있다”며 그들의 열악한 상황을 설명한 뒤, 생계에 필요한 임금을 받기 위해 “30일 간 35일 치의 근무를 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1일 9시간의 근무시간으로는 생계에 필요한 임금을 받을 수 없어 하루 18시간씩, 한 달에 35일 치의 일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삼성교통지회가 진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들은 이날 창원, 김해, 서울, 청주의 시내버스 기사의 임금과 삼성교통 시내버스 기사의 임금수준을 비교하며 그들의 열악한 상황을 설명하기도 했다. 삼성교통지회에 따르면 서울은 22일 근무 기준 385만원의 임금을 주고 있다. 진주는 같은 일수를 근무하면 200만원의 임금을 받는다. 인근 창원과 김해지역의 시내버스 기사 임금과 비교해도 임금이 적기는 마찬가지다. 근무일수 26일 기준 창원 시내버스 기사의 임금은 367만 원, 김해는 360만 원인 반면 진주는 245만 원에 불과하다. 차액이 122만원에서 115만원까지 나는 셈이다.

이러한 차이는 삼성교통의 열악한 재정상황에 근거를 두고 있으며, 그 열악함은 다른 도시보다 낮은 표준운송원가에서 출발된다. 표준운송원가란 시내버스 1대의 1일 운행비용을 산정한 것으로 진주시는 현재 버스업체의 수익금이 표준운송원가에 미치지 못할 경우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문제는 진주시가 제공하는 표준운송원가가 다른 도시보다 낮다는 점이다. 이러한 차이는 표준운송원가 항목 가운데 하나인 인건비에서 비롯된다. 진주 시내버스 표준운송원가는 지난 해 기준 53만 6천 828원으로 서울의 68만 4천 943원, 부산의 66만 3천 672원보다 낮다. 세 도시의 표준운송원가 내 인건비(운전직 급여) 금액은 진주시 25만 3천 564원, 서울시 36만 2천 190원, 부산시 31만 123원이다.

인건비 책정금액이 낮다 보니 시내버스 기사들은 올해 최저임금 수준의 시급도 받지 못하고 있다. 삼성교통지회는 “현재 시내버스 기사들의 시급은 6천 700원으로 올해 최저임금인 7천 530원에 미치지 못한다”고 밝히고, 표준운송원가 인상이 필요하다며 “시민평가단이 제발 저희들의 이야기에 귀를 귀울여 주길 호소한다”고 당부했다.

▲ 진주시청 브리핑룸에서 손팻말을 들고 있는 삼성교통지회 노조원들

진주시는 현재 2018년도 시내버스 표준운송원가 책정을 위해 시내버스 표준운송원가 시민평가단을 운영하고 있다. 시내버스 표준운송원가 시민평가단의 서정인 진주시의원(무소속)은 “지난 2차 회의 때 버스업계 대표자들이 들어와 업체의 열악한 상황을 설명했다”며 “운송원가 문제는 전문가들이 답을 내려야 할 문제라고 보고 평가단 내에 소위원회를 꾸려 현재 3~4가지 안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위원회에서 몇 가지 안을 가져오면 나머지 13명의 위원들이 그 안 가운데 가장 상식적이라 할 안을 선택할 예정”이라며 “진주시는 평가단이 결론을 내리면 이를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현재 삼성교통의 승무원수는 171명 시내버스 보유대수는 88대로, 진주시가 요구하는 적정 승무원수 228명에 한참 미치지 못 한다. 삼성교통지회는 “버스에 기사모집 광고를 붙이고 다녀도 임금이 낮기 때문에 신청자가 없다”며 “적은 인원으로 시내버스를 운행하다 보니 시민들을 안전하게 모셔야 할 저희가 오히려 언제 터질 지 모르는 시한폭탄이 되어 도로 위를 달리고 있다”며 괴로움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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