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풍모에 금화를 꽂고' 공연하는 강동옥 풍류춤연구소 대표 인터뷰

전문예술단체 풍류춤연구소가 오는 18일 오후 5시 진주현장아트홀에서 ‘절풍모에 금화를 꽂고’라는 이름으로 춤의 향연을 펼친다. ‘풍류춤연구소’는 진주오광대 예능보유자인 강동옥 씨가 지난 2001년 만든 단체로 그간 다양한 공연을 펼쳐 왔다. 올해만 해도 세월호 1000일 공연을 시작으로 위안부 기림 하얀강 공연, 한국전쟁전후 민간인희생자 위령제 공연 등 20여회의 공연을 펼쳤다. 이들은 전통춤을 계승해가는 동시에 사회문제와 연관된 창작춤을 만들어 공연한다. 단디뉴스는 9일 ‘절풍모에 금화를 꽂고’ 준비에 바쁜 강동옥 풍류춤연구소 대표를 만나 인터뷰했다. 강동옥 씨는 1998년 진주오광대가 복원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현재 경상남도 무형문화재 보유자이기도 하다.

▲ 강동옥 풍류춤연구소 대표

Q. ‘절풍모에 금화를 꽂고’ 라는 제목으로 오는 18일 전통춤 공연을 하는데, ‘절풍모’는 고구려의 관모를 말하죠? 제목을 이렇게 정한 이유가 있나요?

A. 옛날에 우리나라와 중국 사이에 예술교류가 많았죠. 고구려 춤이 중국에서 공연될 때 시인 이백이 아름다운 우리 춤을 보고 시를 지은 게 있어요. 그 제목이 ‘절풍모에 금화를 꽂고’ 입니다. 우리 춤이 얼마나 아름다우면 시인 이백이 시까지 지었겠습니까. 이번 공연은 우수하고 아름다운 전통춤을 추는 것이니 여기에 걸맞다고 생각해 공연제목을 그렇게 지었습니다.

Q. 창작공연을 하시는 걸로 아는데, 이야기가 아닌 춤을 직접 짜서 하시는 거죠?

A. 좀 섞여 있는데, 마당극으로 볼 수도 있고 춤극으로 볼 수도 있고 창작 탈춤으로도 볼 수 있어요. 지금까지 창작을 많이 했죠. 역사적 소재, 사회적 이슈 이런 걸 두고 말이죠.

Q. 풍류춤연구소는 설립한 지 16년이 됐는데 이제까지 특별한 성과가 있는지, 공연은 얼마나 자주 하십니까?

A. 아무래도 창작춤들이 대표적 성과죠. 공연은 많이 해요. 이탈리아에 가서도 공연하고 서울에서도 하고, 팸플릿에 보면 우리가 올해 한 공연이 쭉 나옵니다. 20여 회쯤 되죠. 올해만?

Q. 풍류춤연구소는 전적으로 후원금으로만 운영되나요?

A. 후원금이 주라고 할 수 있고, 문예기금을 신청해서 선정이 되면 나오는 돈이 좀 있어요. 국비나 시비 같은 건 없습니다. 예술단체가 다 그렇죠 뭐. 문예기금 신청해서 선정되면 그걸 종잣돈으로 하죠.

Q. 아픈 말일 수도 있는데 요즘 전통춤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고 있죠. 어떤 것 같아요?

A. 아무래도 순수예술은 다 그렇죠. 음악도, 연극도 좋아하는 사람은 좋아하지만 대중적이지는 않죠. 순수예술, 기초예술 이런 것들은 아무래도 많은 대중을 확보하고 있지는 않죠. 매니아층이 주로 찾지. 예를 들어서 대중가수가 오면 수만 명이 모이지만 일부 음악가가 오면 또 그런 게 아닌 것처럼.

Q. 관람객은 얼마나 오나요?

A. 100명에서 200명? 뭐 그 정도..

Q. 진주오광대가 복원될 때 중요한 역할을 하신 걸로 아는데요?

A. 풍류춤연구소는 내가 만들었고, 오광대는 같이 했죠. 여러 사람들이.

Q. 오광대도 그렇고 풍류춤연구소도 그렇고 진주시민들의 인지도가 낮은 걸로 압니다.

A. 전반적으로 전통예술에 대한 관심이 낮죠. 여러 이유가 있어요. 일제 강점기를 지나면서, 전쟁이 끝나면서 외국물이 들어오다보니 등한시됐죠. 전통예술이 가진 문제라기보다 역사적인 과정이라든지 또 문화정책, 전통예술과 민족예술을 키워가려는 정부의 정책이 미약했죠. 교육과 정책이 어우러져 계승되고 이어져 가야 하는데 인식이 약해요. 전통예술이 재미가 없다. 이런 것보다 전반적인 맥락 하에서 침체됐죠.

Q. 오랫동안 전통예술을 지켜오셨는데 안타까운 점이 많으시겠네요.

A. 그렇죠. 민족예술, 전통예술 이런 것들을 개선.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이 많이 부족하죠. 개인의 노력이 아닌 자치단체의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Q. 국가나 자치단체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말씀이죠.

A. 예술단체가 한 둘도 아니고, 그러다 보니 지원을 다 할 수는 없고. 예술가들이 힘들게 살죠. 그럼에도 전통예술을 발전시키기 위해 정부가 예산을 지원해 전통예술 활성화를 위한 인프라를 조성해야 한다고 봅니다. 당연한 책무죠. 정부는 정부대로, 지방정부는 지방정부대로 전통예술 발전을 위한 노력을 해야죠.

Q. 제일 중요한 게 사실 시민들의 관심이죠. 시민이 관심을 기울여야 자치단체도 지원을 하지 않을까요?

A. 시민들이 관심을 갖게 하려면 예술가들도 노력해야 하지만, 정책적인 것들도 병행이 되어야 합니다. 정부가 투자하고 지원하면서 인프라를 구축해야 시민들이 관심도 가지지, 개인이 열심히 한다고 되는 건 아니에요. 그렇게 단순한 문제가 아닙니다. 진주만 하더라도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별로 없어요. 경제를 먼저 살려야 한다든지 그런 사고들이 팽배하다 보니 문화예술은 늘 후순위가 되죠. 그런 마인드를 바꿔야 해요. 이거 먼저하고 저거 다음에 한다는 식의 사고는 안 돼요.

Q. 이번 공연 ‘절풍모에 금화를 꽂고’에서 다양한 춤을 선보이시는데 일반 시민들이 이들 춤이 어떤 건지 잘 모를 것 같습니다. 설명을 좀 해주신다면요.

A. 그렇죠. 잘 모르죠. 다 우리 전통춤이죠. 살풀이춤, 태평무 이런 것들은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춤이죠. 최고의 춤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오늘 설명하기 힘들 것 같고, 인터넷으로 좀..(허허),, 살풀이, 승무는 대표적 춤이라 잘 아시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 공연을 준비하고 있는 풍류춤연구소 단원들

Q. 공연에 나서는 여러 분들 중 특히 소개하고 싶으신 분이 있을까요.

A. 이 두 사람(진쇠춤의 차명희 씨, 태평무의 정연희 씨), 서울에서 몇 십년간 춤을 춰온 사람들인데. 아주 잘 추는 사람들이죠. 우정출연으로 일부러 내려오는데 더 비중 있게 다뤄주어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Q. 요즘 따로 기획하는 창작춤은 없습니까.

A. 창작이 공산품 찍어내듯이 나올 수는 없지요(허허). 생각은 하고 있죠. 올해 진주 보도연맹 사건을 다룬 단막춤극을 했어요. 그걸 보완해서 정식 작품을 내년에는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죠. 보도연맹 사건 단막춤극은 억울하게 죽은 진주시민, 진주사람의 한을, 아픔을 다룬 거거든요. 보완해서 정식 작품으로 하려고요. 이런 춤은 춤만 추면 되는데, 마당극이나 창작극은 춤도 해야 하고, 극도, 음악도 들어가야 하고 극작도 해야 하고 일이 많죠. 종합예술이니까. 예산도 많이 들고.

Q. 풍류춤연구소의 활동회원은 어느 정도 되나요?

A. 한 10명 정도 됩니다.

Q. 이 말은 꼭 해야겠다 하시는 것 있습니까.

A. 전통춤의 다양한 종목을 이번 공연에서 선보이니까 많이 와서 봐 주었으면 좋겠고요. 우리 전통춤에 관심과 애정을 좀 가져주시라. 옛날에는 예술하는 사람이 일반인들에게 보여준다는 그런 의미가 강했죠. 요즘은 문화의 다양성 차원에서 각 개별, 각 집단이 문화를 만들어내는 데 직접 참여하는, 문화의 수용자가 아니라 자발성과 창의성을 가지고 참여도 하는 그런 게 부각되고 있거든요. 문화정책의 핵심이기도 하고. 그러니 시민들께서 직접 춤도 추고 음악도 하고 하시면서 문화행사에 많이 참여해주시길.

Q. 함께 어울렸으면 좋겠다는 말씀이죠?

A. 네. 참여해서 문화예술 발전에, 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게 좋다. 요즘에 읍면동 풍물패도 있듯이 그런 게 참여하는 거죠. 단순히 날마다 구경만 하는 게 아니라. 그런 차원에서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는 게 좋죠.

▲ 진주현장아트홀에서 오는 18일 오후 5시에 열리는 '절풍모에 금화를 꽂고' 포스터

강동옥 씨가 대표로 있는 전문예술단체 풍류춤연구소의 공연 ‘절풍모에 금화를 꽂고’는 오는 18일 오후 5시 진주 현장아트홀에서 열린다. 이날 관람객들은 다양한 전통춤을 볼 수 있다. 조정림 씨의 살풀이춤, 차명희 씨의 진쇠춤, 조경희 윤정원 신미점 씨의 소고춤, 윤주란 씨의 지전춤, 정연희 씨의 태평무, 강동옥 씨의 양반춤, 조경희 윤정원 신미점 윤주란 조정림 씨의 진도북춤까지, 이 모두 우리의 전통춤이다. 입장료는 만원이며, 사전예약 없이 선착순으로 입장한다. 상세한 내용은 풍류춤연구소(055-746-6888)에 연락해 알아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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