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의 스펙트럼 확장 선보여, 10월 17~23일
진주 갤러리현장 A라운드에서

진주 지역 사진가들의 모임인 라온포토클럽이 다섯 번째 정기전을 열었다. 

진주 지역 사진가들의 모임인 라온포토클럽이 다섯 번째 정기전을 열었다. 
진주 지역 사진가들의 모임인 라온포토클럽이 다섯 번째 정기전을 열었다. 

‘멋대로 하는 사진’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는 10월 17일부터 23일까지 진주시 진주대로 1038의 갤러리현장 A라운드에서 열린다.

라온포토클럽 하영식 회장은 “‘마음 가는 대로, 하고 싶은 대로’ 각자의 역량을 펼친다는 의미를 담았다”며 “‘멋대로’는 동시에 ‘멋지게’라는 뜻이기도 하다. 사진의 자유로움과 개성을 함께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대형 산불, 집중호우, 가뭄 등 재난이 잇따르는 시대를 살고 있지만, 그 속에서도 사진가는 ‘그날의 기록’을 남겨야 하는 숙명을 지닌다”며 “이번 전시는 사진이 가진 예술적 의미와 사회적 역할을 함께 성찰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고전 인화부터 실험적 디지털까지

이번 전시에는 회원들의 다양한 시선과 개성이 담긴 작품들이 전시돼, 사진 예술의 깊이와 폭을 함께 보여준다.

검프린트(Gum Print), 시아노타입(Cyanotype)등 고전 인화기법을 활용한 작품부터 최신 디지털 실험사진까지 한자리에 모였다. 여행의 순간을 포착한 작품, 사회적 이슈를 시각화한 작품, 일상의 미를 탐구한 작품 등 주제도 다채롭다.

〈호수(물위의 이야기)〉
남기양 작가는 호수를 단순한 물의 공간이 아닌, 자연과 인간이 조용히 교감하는 지점으로 바라봤다. 새벽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순간, 호수 위에 비친 반영과 새들의 생명력이 어우러진 풍경을 통해 역동과 고요가 공존하는 세계를 표현했다. 작가는 “물은 늘 흐르지만 그 속에는 수많은 이야기가 잠겨 있다”며, 호수를 통해 자연의 생명성과 인간의 내면을 동시에 비추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박형호 작가는 ‘고인돌’을 주제로 한 검프린트 흑백 작품 5점을 선보였다.

〈고인돌〉
박형호 작가는 ‘고인돌’을 주제로 한 검프린트 흑백 작품 5점을 선보였다. 그는 “고인돌은 단순한 무덤이 아니라, 청동기 시대의 기술과 예술이 응축된 상징적 구조물”이라며 “19세기 인화기법인 검프린트를 통해 고대의 무게감과 신비로움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오래된 돌의 질감과 그림자가 빚어내는 묵직한 분위기가, 시간의 깊이를 사진 속에 새겨놓은 듯하다.

〈일상 도쿄 연작_뱅크시〉
이재정 작가는 급격히 고령화된 도시 도쿄에서 노년의 일상과 가족의 의미를 포착했다. 거리의 벽화 ‘뱅크시’에서 모티브를 얻어 유쾌하면서도 따뜻한 시선으로 사회 구성원의 자아와 다양성을 담아냈다. 작가는 “노인이 한 분 돌아가시면 도서관 하나가 사라진다”는 아프리카 속담을 인용하며, “도시 속 노년의 삶이야말로 우리 모두의 미래를 비추는 거울”이라고 말했다.

〈남강을 걷는다〉
이창희 작가는 진주의 중심을 흐르는 남강을 시아노타입 기법으로 담았다. 푸른 색조의 독특한 인화 방식이 계절과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남강의 풍경을 시적으로 표현한다. 작가는 “남강은 진주시민의 기억과 추억이 흐르는 강”이라며 “강을 걷는 일은 곧 자신을 돌아보는 일”이라고 밝혔다. 작품은 일상의 쉼표이자 명상의 공간으로서 남강의 의미를 되새긴다.

〈꽃, 결〉
최현숙 작가는 꽃잎의 형상과 색을 겹겹이 쌓아 올린 검프린트 작업으로 생의 순환과 인연의 결을 표현했다. 피고 지는 꽃의 찰나를 회화적으로 담아, 덧없지만 아름다운 생의 순간을 은유한다. 작가는 “꽃의 결은 사람의 인연과 닮아 있다”며, “피고 지는 반복 속에 생의 의미를 다시 묻는다”고 전했다.

〈순수로의 회귀〉
하영식 작가는 인도네시아 등 개발이 덜된 지역을 여행하며 느낀 ‘순수함’의 정서를 사진에 담았다. 그는 “연어가 부화하던 곳으로 돌아가듯, 나이가 들수록 순수했던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하며, 근대화 이전 인간의 온기와 자연의 생명력을 탐구했다. 작품은 문명 이전의 맑은 시간, 인간 본연의 따뜻함을 향한 회귀의 메시지를 전한다.

한편, 라온포토클럽은 창립 이후 매년 정기전과 사진집 발간을 이어오며 지역 사진문화의 저변을 확장해왔다.

회원들은 “사진은 기록이자 예술이며 동시에 놀이이기도 하다”며 “이번 전시는 그 다층적 의미를 담은 결과물”이라고 강조했다.

하영식 회장은 “매년 사진집을 기다려주는 분들이 큰 힘이 된다”며 “앞으로도 창의적이고 다양한 시선으로 사진작업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라온포토클럽 제5회 정기전 ‘멋대로 하는 사진’

기간: 2025년 10월 17일(금) ~ 10월 23일(목)  

장소: 갤러리현장 A라운드 (진주시 진주대로 1038)

주최: 라온포토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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