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연말이 되면 교수진들이 모여 한 해의 정치,경제,사회 전반을 규정짓는 사자성어를 뽑는다. 작년에는 지록위마와 삭족적리가 그 해를 규정짓는 사자성어 1,2위로 선정됐었다. 그 누구도 물어보는 사람이 없었지만 주제넘게도 필자도 사자성어를 뽑았었다.
경국지색(傾國之色)
본래의 뜻으로 해석하면 매우 곤란하다.
나는 지난해 세월호 사건의 부적절한 대응에 대한 실마리를 풀 수 있는 단초가 되는 것이 바로 7시간의 미스터리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그 7시간의 미스터리를 빗댄 것이 나라를 뒤흔들만한 색(傾國之色) 이라 하였다.
올해도 연말을 맞이하여 부족한 지식이지만 사자성어를 뽑아 볼까 한다.
올해는 시간을 거꾸로 되돌리는 듯한 시대상을 반영해 효녀근혜, 타임머신 등이 우세해 보이지만, 이는 좌광우도, 다마삼백, 마세금지 등과 같은 유사 사자성어는 품격을 고려해 지양하기로 한다.
그래서 심사숙고 끝에 올해의 사자성어로 안하무인(眼下無人)을 뽑아 보았다.
메르스 사태, 국정화 교과서 추진, 노동법 개악, 민중총궐기 등에서 보여준 그녀의 일관된 행동은 국민의 안전보다는 정권의 안정과 체면유지를 위해 거짓과 조작으로 일관했으며 정책에 반대하는 다수의 국민과는 소통을 거부하며 오로지 그녀의 관점만을 관철시켰다.
그녀의 눈 아래에는 사람(국민)이 없었다. 그렇다면, 그녀를 지지해주는 사람들은 그녀의 눈 아래에 있는가? 국가 시스템의 명백한 잘못으로 일어난 세월호 참사에서 행정부는 그 사건의 가해자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소위 말하는 일베, 가스통 든 할배들과 새누리당 의원들은 가해자인 행정부를 두둔하며 피해자인 유족들을 향해 온갖 막말과 폭언, 거짓 선전으로 또다시 가해를 행하였다.
그들을 사람이라고 칭하기에는 너무나도 심각한 결격 사유가 있다. 그래서 그녀의 눈 아래에는 사람이 없다. 그녀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사람들과 보이지만 사람이 아닌 사람들.
어쨌든 그녀의 눈 아래에는 사람이 없는, 그래서 나는 안하무인(眼下無人)을 뽑았다.
첨언: 사람의 형상을 하고 있지만 사람이 아닌 게 분명해 보이는 그대들에게 좌우명으로 사람인(人) 자 여섯 개와 검증은 되지 않았지만 쑥과 마늘의 꾸준한 장복을 권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