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샘그림책방에 열리는 ‘디딩♬’ 디지털드로잉 모임 이야기
‘디딩♬’의 마술연필이 진주문화공간을 담아내는 전시회 11월에 예정
행복에 관한 연구서들은 행복을 결정하는 주요 요소 중 하나로 커뮤니티를 손꼽는다. 진주에는 어떤 모임들이 있을까. 진주 사람들은 어디서 행복을 찾으며 살아갈까. 이것은 모임 이야기지만, 사실은 행복에 대한 이야기이다.
종종 이런 생각을 했다. 보고 느낀 것을 고스란히 표현해줄 수 있는 ‘마술연필’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어린 시절부터 그림을 좋아했던 나는 그림책과 드로잉이라는 말에 특별한 애정을 품고 살아왔다. 그림을 잘 그리고 싶다는 열망은 언제나 내 마음속에 있었고, 마음을 사로잡는 작품들을 보면 그 감각을 조금이라도 간직하고 싶어 그림책이나 도록을 모으기 시작했다. 실물 구매를 할 형편은 아니었지만, 책으로나마 그 감동을 기억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소장한 그림책이 어느덧 1,000권에 이르렀다. 많다고 할 수는 없지만, 하나하나 소중히 모은 책들이기에 나만의 공간을 꿈꾸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집짓기에 도전하게 되었고, 집 한 켠에 작은 별채가 생겼을 때 나는 꿈을 실현하기로 결심했다.
바로 ‘달샘그림책방’이다. 이곳은 ‘그림책과 드로잉을 사랑하는 이들이 쉬어가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다. 책방을 연 후, 책 그 자체도 좋지만, 책방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책이 있는 공간에서 누군가를 만나고, 그 만남 자체가 위로와 응원이 되는 순간들, 그런 순간들이 하나둘 모일 때마다 책방을 운영하는 것의 소중함을 더욱 깊이 느끼게 된다.
‘디딩♬’이라 이름 붙인 이 드로잉 모임은, 나처럼 그 마술연필에 이끌렸던 이들이 모여서 디지털드로잉 수업을 하면서 시작되었다. ‘디딩♬’은 디지털드로잉의 줄임말이자, 신나는 리듬으로 함께해보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소소하이 작가와 함께하는 디지털드로잉’에 공감한 이들이 모여, 아이패드와 애플펜슬을 들고 총 여섯 번의 만남을 가졌다. 이 모임에는 ‘소소하이’ 일러스트레이터 박지선 작가의 섬세한 디지털드로잉 강의가 함께했다.
디지털드로잉은 아이패드와 펜슬만 있으면 다양한 표현이 가능해, 결과물을 여러 방면에 적용할 수 있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책이나 아트상품 등으로 연계해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특히 매력적이다.
박지선 작가는 아날로그의 따뜻함과 섬세한 감성을 디지털드로잉으로 담아내는 방법을 하나하나 전수해주었고, 수업이 진행될수록 참가자들은 매번 새로운 ‘아하’의 순간을 경험했다. 각자의 집에서 잠자고 있던 디지털 기기들이 놀랍게도 살아 숨 쉬기 시작한 것이다.
이번 모임과 활동들은 진주문화도시 생활문화공동체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디지털드로잉으로 만나는 진주문화공간’이라는 주제로 진행되었다. 우리는 진주문화공간 곳곳을 디지털드로잉으로 담아내기로 했다.
진주의 문화공간을 꾸리고 지켜가고 있는 이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 느낌과 이야기를 ‘디지털드로잉 엽서북’으로 엮어 11월에 달샘그림책방에서 전시할 예정이다.
북아트공방 ‘이수디크라트’의 이미경 작가, 진주문고의 여태훈 대표, 대안공간 ‘엄살롱 THE GALLERY’의 엄경근 작가, 목공예공방 ‘나무야’의 박민철 목공예가, ‘루시다갤러리’의 이수진 관장, 그리고 수류헌의 김수동 대표와 함께한다.
이들이 바로 “진주라면 이곳! 이 사람!”이라는 주제로 선정된 인물들이다. 올해 이들을 시작으로 진주의 문화공간을 탐방 여정을 이어갈 예정이다.
‘디딩♬’의 마술연필이 진주의 문화공간을 어떻게 담아낼 지 궁금한 분들께, 2024년 11월 작은 전시회에 놀러 오시기를 권한다.
‘디딩♬’, 누군가의 마음속에 잔잔한 공명으로 전해지기를 기대해본다.
양미선/ 달샘그림책방 대표, ‘디딩♬’ 디지털드로잉 모임 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