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항마을 400세 당산나무 어르신의 기를 받으며 찍은 단체 사진, 구름에 가려 아쉽게도 천왕봉을 조망할 수 없었다.
장항마을 400세 당산나무 어르신의 기를 받으며 찍은 단체 사진, 구름에 가려 아쉽게도 천왕봉을 조망할 수 없었다.

지리산 초록걸음이 1월과 2월 그 걸음을 쉬는 까닭에 그동안 눈길을 걸은 적이 거의 없었는데, 이번 119번째 초록걸음에는 설국으로 변한 지리산을 만날 수 있었다. 전날부터 당일 새벽까지 내린 눈으로 온 지리산이 하얀 눈으로 뒤덮였다. 다행히 기온이 올라 도로가 얼지 않아, 무탈하게 인월 중군마을에 도착, 걸음을 시작할 수 있었다. 중군마을은 임진왜란 때 조선의 중군이 주둔했다고 붙여진 지명이다. 이번 구간은 21개 둘레길 중 가장 긴 거리(약 20Km)인 인월-금계 구간인데, 우린 중군마을에서 상황마을까지 쉬엄쉬엄 걷기로 했다.

 

출발 전 중군마을 벽화를 배경으로 인증 사진부터 남기고...
출발 전 중군마을 벽화를 배경으로 인증 사진부터 남기고...
본격적으로 눈길이 시작되는 선화사 들머리, 선화사는 얼마 전까지 황매암이었는데 암자에서 절로 이름을 바꿨다.
본격적으로 눈길이 시작되는 선화사 들머리, 선화사는 얼마 전까지 황매암이었는데 암자에서 절로 이름을 바꿨다.
선화사를 지나는 길동무들
선화사를 지나는 길동무들

중군마을에서 시멘트 농로를 거쳐 선화사(옛 황매암)를 지나자, 본격적으로 시작된 설경에 길동무들은 환호성을 내질렀다.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지리산 설경은 순전히 운때가 맞아야 만날 수 있는데, 11월 초록걸음에서 이런 눈길을 걸을 줄은 전혀 상상을 못 했다. 지리산 노고 할매가 우리 길동무들 착하다고 선물을 안긴 듯 싶었다.

 

길동무의 카메라에 잡힌 숲샘의 뒤태
길동무의 카메라에 잡힌 숲샘의 뒤태
이런 설경을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지...
이런 설경을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지...
눈꽃 터널에선 절로 미소가...
눈꽃 터널에선 절로 미소가...

이국적 설경을 만끽하며 수성대와 배너미재를 지나 도착한 장항마을(노루목) 당산나무, 수령 400년을 훌쩍 넘긴 소나무로 지금도 마을 주민들이 당산제를 지낸다고 한다. 이곳에서 지리산 주능선과 천왕봉을 바라보는 경치는 일품이다. 아쉽게도 이번 초록걸음엔 구름에 가려 조망할 수 없었다. 그래도 당산나무를 배경으로 단체사진을 찍고는 근처 ‘카페 히말라야’에서 몸을 녹이며 점심 도시락을 맛나게 먹을 수 있었다. 지면을 통해 자리를 기꺼이 내어준 카페 주인장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수성대 다리를 지나는 길동무, 역시 초록걸음에선 뒷모습이 더 아름답다는...
수성대 다리를 지나는 길동무, 역시 초록걸음에선 뒷모습이 더 아름답다는...
배넘이재를 지키고 있는 서어나무 곁을 지나는 길동무들
배넘이재를 지키고 있는 서어나무 곁을 지나는 길동무들
감나무 아래서 홍시가 떨어지길 바라며...
감나무 아래서 홍시가 떨어지길 바라며...

점심을 먹고는 매동마을을 지나 서진암 갈림길을 거쳐 중황마을을 지나면서 산내 들녘에 자리한 실상사를 바라보았다. 마을 속에 터를 잡고 지리산 생명 평화 운동의 베이스캠프 역할을 해주고 있는 실상사가 참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황마을 다랭이논 둑길을 지나 도착한 느티나무 당산목에서 설경으로 눈 호강한 이번 초록걸음을 마무리했다. 등구제 넘어 금계마을까지의 나머지 구간은 12월로 기약하고서...

 

홍시마다 흰 모자를 썼는데 흡사 싼타 할아버지의 모자인 듯...
홍시마다 흰 모자를 썼는데 흡사 싼타 할아버지의 모자인 듯...
감나무 옆을 지나는 부부 길동무, 우리 길동무들은 결코 농작물에 손대지 않는다는...
감나무 옆을 지나는 부부 길동무, 우리 길동무들은 결코 농작물에 손대지 않는다는...
상황마을 다랭이논 둑길을 지나는 길동무들, 저 멀리 마을 가운데 실상사가 내려다보인다.
상황마을 다랭이논 둑길을 지나는 길동무들, 저 멀리 마을 가운데 실상사가 내려다보인다.
길동무들과 함께 변함없이 초록걸음을 걷는 까닭은 ‘있는 그대로의 지리산’을 지키기 위함이라는...
길동무들과 함께 변함없이 초록걸음을 걷는 까닭은 ‘있는 그대로의 지리산’을 지키기 위함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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