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디뉴스=김순종] 1987년 6월, 민주화 항쟁이 거세게 일어났던 경남 진주에서 36년 전 그날을 기념하는 전시회가 한 달간 열린다. 10일 오후 2시 현장에이라운드에서는 기념식 및 전시회 개막식이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36년 전 그날을 회상하며 민주주의의 소중함을 강조하고, 윤석열 정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사태에 우려를 표했다.

이날 정현찬 사)경남유월민주항쟁정신계승시민연대 대표는 “시대 변화에 맞게 뜨거웠던 6월 항쟁 정신을 오늘날 이어가고자 전시회를 마련했다”며 36년 전의 항쟁은 “대통령 직선제, 지방자치 실현, 자주적인 노동·농민 운동, 경제민주화, 활발한 통일운동 등을 이끌어내”며 우리사회의 민주주의가 한 걸음 더 발전하는 데 이바지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다만 참석자들은 최근 우리 사회가 퇴행하고 있는 것 같다며 우려를 표했다. 진주 6월항쟁 참여자 김임섭 씨는 윤석열 정부의 반노동 정책과 최근 불거진 간첩단 사건 등을 논하며 “윤석열 정부 아래 ‘나쁜 놈은 노동자, 위험한 놈은 간첩’이 되고 있다”며 “이 무도한 정권이 유지되면, 36년 전 과거로 우리사회가 회귀하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진주 6월항쟁 전시회에서는 36년 전 그날의 기록들을 사진과 영상 등으로 접해볼 수 있다. 서울은 물론 진주에서 일어난 6월항쟁 일대기와 당시의 사진 등이 현장에이라운드 1층에 6월 30일까지 전시된다. 이곳에서는 진주 6월항쟁에 참여했던 이들의 육성 증언 등이 담긴 영상도 감상할 수 있다. 영상은 지난해 제작된 것이다.

한편 1987년 6월 경남 진주에서는 경상대학교 학생 등을 중심으로 민주화운동이 활발히 일어났던 바 있다. 그해 6월 15일 명동성당 농성 투쟁이 풀리면서 주춤해졌던 시위가, 6월 17일 경상대학교 학생들이 중심이 된 남해고속도로 점거시위, LPG가스 수송차 징발로 다시 점화됐다. 당시 이 사건은 국내언론과 외신에서 비중 있게 다루어졌다.

6월항쟁 진주일지

6월 10일 : 경상대학교 학생 50여명이 경남대학교 학생회의 요청으로 마산에 지원시위를 나감. 처음 집결지는 3.15의거탑이었으나, 경찰의 원천봉쇄로 마산 어시장 입구에서 가두시위를 시작. 경상대학교 학생들이 선봉에 서 시위를 진행함. 이날 경상대학교에서는 총학생회 주도로 집회가 진행된 뒤 격렬한 교문 앞 시위가 벌어짐.

6월 15일 : 시민, 학생 등 1만 여명에 이르는 시위대가 시내 거리를 장악하다시피 함. 이날 서울 명동성당 농성이 해산되면서, 서울지역 시위는 소강상태에 들어감.

6월 16일 : 진주 시내 곳곳에서 시위 전개 (중앙로타리, 구 동명극장 앞, 반도병원 앞, 경상대학교 칠암캠퍼스에서 역전파출소를 거쳐 진주교 진출). 오후 5시쯤 가좌동으로 복귀하던 시위대가 개양검문소, 구 도로공사 진주지사, 정촌파출소를 공격, 남해고속도로를 점거함.

6월 17일 : 시위대가 경전선 철도와 남해고속도로를 점거. LPG 운반트럭 2개를 탈취해 경찰과 대치. 이 사건은 전국 주요언론은 물론, 워싱턴포스트와 타임 등 외신에서도 다루어짐. 워싱턴포스트는 ‘S. Korea Protests Grow in Provincial Cities(지방도시 시위 증폭)’이라고 제목을 뽑아 이 사건을 비중 있게 다룸.

6월 18일 : 경상대학교 조기방학 결정, 가두시위가 계획돼 있었지만, 인원 부족으로 경상대학교 학생 50여 명이 교문 투쟁 진행, 진주교대에서는 400여명의 학생이 교내시위 진행

6월 26일 : 오후 2시쯤 경상대학교 학생 30여명이 진주시내에서 시위 시작. 민주당원 및 시민들도 시위 참여. 3천여 명이 집결하자 진주극장 앞 장악 후 집회. 오후 6시쯤 제일병원 앞에 이르러 시위대 수 1만 명으로 증가. 연행 학생 석방을 요구하며 진주교 부근으로 진출. 경찰이 연행 학생을 석방하자, 제일병원 앞으로 돌아와 오후 8시쯤 시위대 해산

6월 29일 : 6.29선언 발표(직선제 개헌 선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