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율, 자살률 모두 OECD에서 가장 높은 한국의 노인들

[단디뉴스=정원각 시민기자] 2021년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빈곤율(하단 그림 참조)은 43.4%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OECD회원국 중 유일하게 40%를 넘기도 했다. 세계에서 유례없는 급격한 발전을 이뤄 선진국 문턱에 왔다는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발전을 이룬 세대에 대한 연금 등의 복지는 매우 낮은 것이 현실이다. 이 같은 현실은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노인 자살률로 이어져 사회문제를 초래하고 있다.

 

연령별 소득 빈곤율: 노인 대 전체 인구. 데이터는 일부 국가를 제외한 2018년 기준. ⓒOECD 소득 분배 데이터베이스
연령별 소득 빈곤율: 노인 대 전체 인구. 데이터는 일부 국가를 제외한 2018년 기준. ⓒOECD 소득 분배 데이터베이스

이런 문제의식 때문이었을까? 전남 영광군 묘량면에 터전을 잡은 여민동락공동체는 2007년 2월 시작했다. 시작 당시부터 농촌에 있는 노인들을 위해 노인 돌봄을 중심으로 공동체를 설립하는 게 목표였다고 한다. 이를 위해 여민동락공동체 제안자인 강위원 씨는 대구에서 2000년 초부터 3년 동안 노인 복지 관련 법인에서 일했다. 이후 강위원 씨 부부, 인터뷰에 응해준 권혁범 씨 부부 그리고 이민희 씨 부부 등 6명이 이곳 묘량면으로 이사하여 11개 읍면을 둔 농촌복지 현황을 조사하고 휴경지를 빌려서 밭농사를 시작했다. 이는 훗날 여민동락의 농장 '동락원'이 된다.

 

ⓒ여민동락공동체
ⓒ여민동락공동체

첫 조직 사업인 노인복지센터와 농사를 위한 영농조합법인

2008년 5월 노인복지센터가 준공되고 6월에 시설 인가를 받았다. 이 시기에 전남도는 기존 법인들의 복지시설 운영에 대한 문제로 개인들에게만 인가를 내주어 여민동락도 초대 대표 강위원 씨 이름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내용적으로는 6명이 출자를 하고 민주적으로 운영하는 방식이었다. 2009년에는 비영리민간단체로 등록했고 2013년 인가받은 사단법인 여민동락공동체가 사업 주체가 되었다. 이 노인복지센터가 여민동락공동체의 조직적인 출발이자 이후 다양한 일자리와 사업을 진행하는 거점이 된다.

 

여민동락공동체 본관. ⓒ여민동락공동체
여민동락공동체 본관. ⓒ여민동락공동체

이들은 노인복지센터에 오는 어르신들의 일자리 마련을 위해 모싯잎송편 공장을 만들었다. 그리고 모싯잎송편 재료의 안정적인 공급과 인근 학교 급식소에 농산물 식재료 등을 공급하기 위해 2017년 여민동락 영놉조합법인을 설립했다. 조합은 농업을 주 사업으로 하는 조직이다. 여민동락 영농조합법인은 2018년 농림축산식품부가 추진하는 사회적농업 시범사업 사업자로 선정이 되었으며, 2019년 농식품부 거점 농장으로 선정되었다.

여민동락 영농조합법인이 생산하는 농산물로는 새싹보리, 유기농 쌈채소, 야생화 등이 있다. 사회적농업을 하면서 청년들과 농부학교를 운영한다. 농장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학교급식센터에 납품하기도 한다.

 

여민동락 영농조합법인이 운영하는 농장. ⓒ여민동락공동체
여민동락 영농조합법인이 운영하는 농장. ⓒ여민동락공동체

마을마다 사라져가는 ‘점빵’을 살리기 위한 생필품 공급

2010년부터 지역에 생필품을 판매하는 가게가 점점 사라졌다. 원인은 이익이 나지 않아 운영에 어려움을 겪은 탓이다. 마땅한 이동 수단이 없는 사람들과 나이가 너무 많은 어르신들은 읍내 슈퍼마켓을 이용하기 어려웠다. 더구나 당시는 농산물 가격이 크게 하락하여 대부분 농가의 수입이 감소하는 등 경제적으로도 무척 어려운 시기였다.

이에 여민동락공동체는 여민동락 중심지에 고정 점포를 열고, 다른 지역에서는 차량을 활용한 이동 점포를 운영하기로 했다. 2011년 4월, 여민동락의 자체 마을기업 2호로 '동락점빵'을 열고 차량으로 '찾아가는 이동 5일장' 사업을 시작했으며, 11월에는 친환경농산물 도농직거래 사업을 시작했다. 2013년 5월에는 전라남도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되었고 2014년 4월에는 '동락점빵 사회적협동조합' 창립총회를 하여 8월에는 농림축산식품부 인가를 받았다. 2017년부터는 매년 24개 경로당에서 찾아가는 간담회를 통해 주민의 목소리에 경청하고 있다.

마을에 가게가 사라지는 것은 여민동락공동체가 있는 묘량면 지역만이 아니다. 전국, 특히 비수도권의 많은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다. 이에 여민동락공동체는 협동조합 방식으로 '동락점빵'을 열었고, 점빵에서 먼 지역은 차량을 이동하여 찾아가는 이동 점빵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 ‘점빵’은 단순히 생필품을 판매하는 역할만 하지 않는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위해 생필품 가정배달과 간단한 심부름도 한다. 이외에 여민동락공동체의 쌀 브랜드인 '더불어삶' 공동 방아 사업, 농산물 도농 직거래, 학교 급식과 간식 공급, 경로당 간식 배달, 복지 상담, 마을의 소식을 전하는 일도 하고 있다.

정리하면 취약 계층에게 기초 생필품을 공급하고 지역 복지의 빈틈을 메우며 경제 사업 통해 발행한 수익금 전액을 지역에 환원함으로써 경제와 복지의 선순환 구조를 이루고자 한다.

여민동락공동체에 있는 점빵과 이동식 점빵. ⓒ여민동락공동체
여민동락공동체에 있는 점빵과 이동식 점빵. ⓒ여민동락공동체

②로 이어집니다...

 

* 이 기사는 <라이프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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