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식적이거나 국내 진행 중인 정책제안 많아
예산내역 공개 않고, 자료 제공 없어 ‘불만’
다만, “신선했다”는 평가도 잇따라..
“향후 시민과 머리 맞대 정책개발 했으면”

[단디뉴스=김순종 기자] 진주시의회 해외연수 성과보고회가 6일 열렸지만, 보고회에 참석한 시민들의 반응은 다소 탐탁지 않았다. 해외연수 시민 보고회 일정이 사전에 제대로 홍보되지 않았고, 예산 사용내역 등이 담긴 어떠한 자료도 시민들에게 제공되지 않은 점을 들어서다. 진주시의원들이 제안한 정책들이 다소 식상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다만 진주시의회에서 처음으로 연 해외연수 성과보고회가 “신선했다”는 평가와 함께,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을 주는 의회가 되길 바란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진주시의회 해외연수 결과를 두고 시민들과 토론하는 과정을 통해 건실한 정책들을 마련해가야 한다는 제안도 있었다.

진주시의회는 6일 오후 2시 진주시청 시민홀에서 2022년 진주시의회 공무국외연수 성과 보고회를 열었다. 의회는 지난해 12월 14일부터 21일까지 이탈리아로 해외연수를 떠난 바 있다. 1억 3천여만 원의 예산을 책정해 의원 22명 중 19명(강묘영, 최민국, 오경훈 불참), 직원 10명이 함께 했다. 당시 시민단체 등에서는 고물가 시대 신음하는 서민들을 뒤로한 채 진주시의원들이 많은 예산을 들여 해외연수를 간다는 비판이 나왔지만, 진주시의회는 “성과를 보여줄 것”이라며 해외연수를 고집했다. 이와 함께 해외연수 뒤 연수 보고회, 연수 보고서 진주시의회 본회의 채택 등을 약속했다. 이날 성과보고회는 이 약속에 따라 이루어졌다.

 

6일 오후 2시 진주시청 시민홀에서 진주시의회 2022년 해외연수 성과보고회가 진행되고 있다.
6일 오후 2시 진주시청 시민홀에서 진주시의회 2022년 해외연수 성과보고회가 진행되고 있다.

“형식적이거나, 국내에서 진행 중인 정책 제안 많아”

보고회는 임기향 운영위원장의 총괄발표와 상임위별 대표의원 3명(전종현 의원/민주당, 신현국 의원/국민의힘, 김형석 의원/국민의힘)의 발표로 구성됐다. 의원들은 각자 정책제안을 내놓기도 했지만, 크게 색다른 점은 없었다. 대체로 방문지 현황과, 방문지에서 이루어지는 정책들을 소개한 뒤 진주시에 이를 접목시켜보겠다는 내용이 주를 이루었다. “볼로냐처럼, 전통을 보존하며 시민 참여 속에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도시재생을 해야 한다”거나 “밀라노의 자전거 도로망 계획을 우리 시에 접목해야 한다”, “실크산업 육성을 위해 산학협력을 강화하고, 실크 브랜드 육성과 판로개척을 고심해야 한다”는 등의 주장들이다.

색다른 제안처럼 보이는 것들도 있었지만, 굳이 해외를 나가지 않아도 차용 가능한 수준의 정책이나 국내에서 진행 중인 정책들도 있었다. 꼬모시에서 꼬모호수를 중심으로 다양한 관광인프라를 만들고 있는 점이나, 피렌체가 관광앱을 만들어 활용하는 점, 진주시에서도 축제기간 운영했던 미디어 파사드를 활용하자는 제안, 창원시 등에서 운영하고 있는 분리수거 뒤 마일리지를 적립해주는 기계를 도입하자는 제안, 진주에서 농산물 판매를 위해 도입하고 있는 ‘진주드림’ 브랜드와 농산물 플랫폼과 비슷한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 수출입 플랫폼 운영을 제안한 것 등이다. 참석자들도 “크게 색다른 정책은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예산 내역 공개 없고, 자료도 안 줘.. 토론 거쳐 정책 만들어야”

예산 사용내역이 전혀 공개되지 않았고, 참석 시민들에게 자료 하나 제공하지 않은 점도 논란이 됐다. 질의응답 시간 김용국 진주시민공익감시단 대표는 이 점을 지적하며 “향후 상세한 내역을 공개할 것”이냐고 질문했다. 진주시의회에서는 이날도 구체적인 예산 사용내역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임기향 의원(운영위원장/국민의힘)은 “1인당 예산을 400만원으로 책정했다”면서도 “여비지급규정에 따르다보니, 그 정도는 안 됐고 더 상세한 건 향후 답변하겠다”고 말했다. 해외연수 전 시민단체 등에서 예산책정 과다 등을 지적한 바 있지만, 보고회에서 구체적인 예산 사용 내역은 공개되지 않은 셈이다.

‘반쪽자리 보고회’였지만, 향후 해외연수 내용을 중심으로 시민들과 머리를 맞대 지역을 위한 정책을 마련했으면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심인경 진주참여연대 지방자치위원장은 “진주의 문제가 무엇이고, 그 원인이 무엇인지를 사전에 고민하고 갔으면 좋은 해외연수가 됐겠지만, 이러한 점이 부족했던 것 같다”며 “예를 들어 실크산업의 문제가 무엇이며, 그것이 해결되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는 대안이 나와야 했는데 그러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결과보고서가 나오면 다시 시민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지역문제를 고민했으면 한다. 그 과정에서 좋은 방법도 마련될 것”이라며 보고회가 열린 것에는 긍정적 의미를 부여했다.

진주시의회는 오는 22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해외연수 결과보고서를 채택할 예정이다.

/단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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