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시스템 선진화 이루어내는 게 목표”

양해영 진주시의회 의장(국민의힘) / 사진 = 진주시의회
양해영 진주시의회 의장(국민의힘) / 사진 = 진주시의회

[단디뉴스=김순종 기자]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독립의회’ 원년을 맞이했다는 말들이 많잖아요. 강해진 권한만큼 시민들께 변화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독립의회’로서 위상을 갖추기 위한 시스템을 만들고, 선진화된 의회의 모습을 보여드려야죠. 다수당과 소수당의 협치를 이끌어내고, 의원들의 의정활동을 적극 지원할 겁니다. 첫 여성의장으로서 따뜻하고 섬세한 리더십도 보여드리고 싶고요. 견제할 줄 아는 강한 의회의 모습을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양해영 진주시의회 의장(국민의힘/비례)은 21일 단디뉴스와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그는 지난 5일 진주시의회 의장 선거에 단독후보로 출마해 찬성 21표, 기권 1표를 받아 의장에 선출됐다. 5대 진주시의원, 9대·10대 경남도의원을 지낸 그는 진주시의회를 한 발 더 선진화시키는 의장이고 싶다고 했다. ‘거수기’라는 오명을 듣지 않게 진주시 집행부에 대한 견제 또한 제대로 하겠다고 했다. 소수당과의 협치도 누차 강조했다.

다음은 양해영 진주시의회 의장과의 일문일답.

Q. 진주시의회 첫 여성의장으로 선출됐다. 소감은?

양해영 : 뭐든 처음이라는 자리가 상징성이 있지 않나.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의장으로 선출해주신 시민과 동료의원들께 감사하다. 첫 여성의장이라는 개인적인 영광도 있으나, 책임감을 강하게 느낀다. 앞으로 제가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후배 의원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줄 수도 반대로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을 것 같다.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Q. 첫 여성의장을 둔 기대가 있다. 남성의장과 다른 점은?

양해영 : 젠더의 개념을 떠나 여성의장에게 갖는 기대가 있을 것이다. 섬세함, 따뜻함 이러한 것들. 지방의회는 무엇보다 생활정치라고 생각한다. 피부에 닿는 장바구니 물가, 생활 속 불편함을 개선하기 위해 더 섬세하게 지역을 돌아보겠다. 2020년 진주시가 여성친화도시에 선정된 만큼 여성친화도시라는 말이 구현되는 진주를 만들기 위해서도 힘쓸 것이다. 지난해 진주시가 여성활동가 교육프로그램, 시민 참여단 운영 등을 진행했는데 이러한 사업에 박차를 가하겠다.

Q. 2년간 목표가 있다면?

양해영 : 선진의회를 만드는 것이다.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으로 인사권이 독립되고 정책지원관이 배치되는 등 의회권한이 강화됐다. 시민들은 의회의 권한이 강화된 만큼 전문성 있는 의회를 원할 것이다. 도의원과 시의원을 거치면서 다양한 의회의 모습을 봐왔다. ‘독립의회’ 원년에 의장을 맡게 된 만큼, 이들 경험에 기초해 의회 시스템을 선진적으로 바꾸고 싶다. 의원들의 조례 입법을 돕고, 5분발언이나 시정질문도 독려하겠다. 의장상을 신설해 입법을 왕성히 한 분에게는 상도 주려고 한다. ‘독립의회’ 원년에 만든 시스템과 기준들이 향후 진주시의회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주었으면 하는 그런 바람, 목표가 있다.

 

유관기관을 방문 중인 양해영 의장 / 사진 = 진주시의회
유관기관을 방문 중인 양해영 의장 / 사진 = 진주시의회

Q. 의장선거에서 협치를 꽤 강조했다.

양해영 : 의장선거 이후로도 협치를 강조하고 있다. 시민들은 폭거하는 의회, 갈등하는 의회에 피로도가 높다. 그러다보니 지역의회를 둔 편견도 생긴다. 이러한 일들은 다른 의견이 있을 때 접점을 찾지 못하는 데서 출발한다. 9대 진주시의회는 국민의힘 15석, 더불어민주당 7석으로 구성됐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만나 여러 차례 협치를 강조하고, 9대 진주시의회가 다른 모습을 보여주자고 했다. 폭거하는 다수당, 떼쓰는 소수당의 모습은 생산적 의회를 불가능하게 한다. 똘똘 뭉친 강한 의회가 돼야 시 집행부도 견제할 수 있다 특위나 연구회를 활성화해 민주당 의원들과 교류하고, 의장이 먼저 균형감을 맞춰 나가겠다.

Q. 협치를 강조하나, 갈등은 있을 수밖에 없을 거다.

양해영 : 극한 대치도 있을 수 있지만, 그럴 때야 말로 협치를 강조하는 것이 빛을 발할 거다. 갈등이 강해지면 간담회라든지 의원총회를 열어 지속적으로 토론의 장을 제공하겠다. 공식적으로든 비공식적으로든 토론을 지속하면 갈등도 옅어질 거다. 극한 갈등이 발생할 때 중재하고, 같이 앉을 자리를 마련하는 게 의장의 역할이다. 한계도 물론 있을 거다. 하지만 협치를 중심에 두고 정성을 들이는 것과 다수당의 논리로 반대 의견을 묵살하려는 태도에는 큰 차이가 있다.

Q. 견제할 건 하는 진주시의회가 되겠다고 했는데, 같은 당 시장을 두고 가능할까?

양해영 : 조규일 진주시장과 제가 같은 당 소속이고, 또 우리 당이 진주시의회 다수 의석을 가지고 있는 것도 맞다. 견제가 어렵다는 평가가 나올 수 있지만, 의회가 거수기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같은 정당으로서의 논리, 연대의식보다는 시민들에게 무엇이 유익한가를 보고 활동할 것이다. 방향성이 맞는 건 협력하되, 아닌 건 아니라고 할 것이다.

(질문 : 실제 행동은 어려울 수 있지 않겠나?) 협력할 건 하고, 견제할 건 하겠다는 마음을 갖고 노력하는 것과 그러한 마음조차 갖지 않는 것은 다른 결과를 가져온다. (질문 : 올해 행정사무감사 때 그 모습이 보일까?) 초선 의원이 많지만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올해 최대치의 모습을 보이기는 힘들겠지만 전문위원과 정책지원관의 도움을 받아 견제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의장으로서도 세심하게 챙길 건 챙기겠다.

 

유관기관을 방문 중인 양해영 의장 / 사진 = 진주시의회
유관기관을 방문 중인 양해영 의장 / 사진 = 진주시의회

Q. 아직 완전하지 않지만,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으로 의회 인사권이 독립됐다.

양해영 : 공무원 의회직이 신설되지 않아 인사권이 완전히 독립되지 않았으나, 일단 권한은 의장에게 왔다. 모두에게 불이익이 가지 않도록 인사권을 행사할 거다. 회식문화라든지 학연이나 지연에 따른 인사는 절대 하지 않겠다. 능력위주로 인사권을 행사할 거다. 열심히 하는 사람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흔히 그런 농담을 하지 않나. ‘일 많이 하는 사람은 소리 들을 일도 많고, 일 안하면 소리 들을 일도 없다'라고. 능동적으로 일하다가 실수하는 것은 인정해 줄 것이다.

(질문 : 여성의장으로서 여성 팀장 비중을 늘릴 생각도 있나?) 진주시의회에 현재 팀장급 공무원이 3명인데, 이 가운데 2명이 여성이다. 소수직렬이나 성별에 따른 불이익은 주지 않으려 한다.

Q. 정책지원관제, 의정활동에 도움이 될 것이나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양해영 : 정책지원관 11명 가운데 5명은 이미 채용을 했고, 하반기에 6명을 더 뽑을 예정이다. 채용은 공정하게 진행됐다. 인사위원회를 구성해 공적 시스템으로 채용과정을 밟아 누군가의 측근이 채용되거나 하지 않았다. 의원들이 개인비서처럼 정책지원관을 부릴 것이라는 우려는 사전에 그러한 일들이 없도록 의원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또 정책지원관제도의 효율성을 담보하기 위한 방안도 여러가지 생각 중이다. 우선 위원회별로 정책지원관을 두기로 했는데, 다른 시군의회의 현황을 들여다보고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나갈 예정이다.

Q. 도의원을 2번, 시의원을 1번 했는데.. 비례대표로 출마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양해영 : 논란이 있었던 게 사실이고 인정한다. 하지만 비례대표로 출마한 것은 이유가 있다. 5대 진주시의회와 9,10대 경남도의원으로 일하면서 하지 못한 일들을 해야겠다는 것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그간의 경험과 역량을 진주시의회에 쏟아 부어 기초의회의 선진모델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목표가 있었다. 지역구 의원은 이러한 일을 하기 힘든 점이 있다. 쏟아지는 지역구 민원 때문이다. 비례대표는 지역구가 없어 온전히 시의회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다. 입법 위주의 진주시의회, 타 시군의회가 배울만한 선진의회를 만드는 데 집중할 것이다.

Q. 도의원과 시의원을 하면서는 어떤 일은 했나?

양해영 : 5대 진주시의원이 될 때, 경남에서 1호 여성 지역구 의원으로 당선됐다. 초선인데도 하반기 운영위원장을 했는데 신명나게 했다. 인권조례나 약자들을 위한 조례를 만드는 데 치중했다. 당시 강민아 의원이 운영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함께 했다. 도의원 시절에도 순직소방관에 대한 예우를 증진시키거나, 장애인을 위한 조례, 농민들의 농산물 판촉을 돕는 조례 이런 것들을 많이 제정했다. 입법 실적만 놓고 보면 시의원 때 1위를, 도의원 때 2위를 했다. 의원들이 해야 할 핵심 업무는 조례 제정이다. 정량적으로, 계량화된 수치로 9대 진주시의회에서 많은 입법이 이루어지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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