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봄 가뭄이 여전히 이어지던 6월 셋째 토요일, 하동 적량면에 자리한 구재봉자연휴양림에서 초록걸음 길동무들과 걸음을 시작했다. 지리산 둘레길 삼화실-대축 구간 중 신촌재에서 먹점마을로 가는 본선과는 달리 구재봉과 구재봉 활공장을 지나는 지선 구간은 초록걸음 길동무들과는 처음으로 걷는 구간이었다.

구재봉(767m)은 지리산 남쪽 끝자락 하동읍·악양면·적량면 등 3개 읍·면이 만나는 곳에 있는데 산의 형상이 거북이가 기어가는 모습을 닮아 구자산으로 불리다 구재봉이 되었다고 전해진다. 구재봉은 지리산 둘레길 21개 구간 중 조망이 가장 뛰어난 곳으로 악양과 형제봉 너머 노고단, 반야봉, 천왕봉의 장엄한 지리산 주 능선과 서쪽 섬진강 건너 백운산 능선에 광양 앞바다까지 풍광을 감상할 수가 있다. 구재봉 정상 주변에는 흔들바위 등 기암괴석이 즐비해  사진 찍기의 명소가 되고 있다. 

휴양림에서 칠성봉 갈림길까지의 초반 등산로는 가파른 오르막길이라 길동무들의 원성이 자자하긴 했지만, 일단 능선에 오르고 나면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숲과 그 숲에서 불어오는 상쾌한 바람결을 만끽할 수 있기에 땀 흘리는 수고로움을 감수할 수 있었다. 구재봉 흔들바위에서 점심을 먹고는 둘레길 초록 화살표를 따라 신촌재에 도착해서 숲의 소리를 닮은 허설의 목소리로 ‘바람이 숲에 깃들어’를 온전히 감상하며 호흡을 가다듬을 수 있었다. 신촌재부터는 둘레길 검은 화살표를 따라 신촌마을까지 마지막 발걸음을 옮겼다. 이번 초록걸음에도 초등생 길동무 하늘이와 영준이가 있어 즐거움이 더 했다. 무더운 날씨에 흘린 땀만큼이나 우리 길동무들의 몸과 마음속 노폐물들이 배출되었으리라.

 

사진 1 : 해발 767m 구재봉 정상에서 길동무들과 함께...

 

사진 2 : 구재봉 근처 흔들바위에서...

 

사진 3 : 둘레길 지선은 초록 화살표로 표시된다.

 

사진 4 : 초등생 영준이의 뒷모습에서 전문 산꾼의 포스가...

 

사진 5 : 쪽동백나무 잎보다 더 작은 얼굴의 하늘이

 

사진 6 : 분지봉 갈림길 신촌재를 지나 신촌마을로...

 

사진 7 : 형제봉 너머 지리산 주 능선을 배경으로 꼬마 길동무들과...

 

사진 8 : 섬진강 건너 저 멀리 백운산 능선까지...

 

사진 9 : 조망바위에서 바라본 망덕포구와 광양 앞바다

 

 

저작권자 © 단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